무리한 인수전을 벌이고 자사 사업부 매각에 나선 다케다제약과 한국콜마(자료=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의 건강에 직결되는 의약품을 만드는 제약사의 경우 그동안 쌓아온 업력이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랜 기간 약을 만든 그 경험과 역사를 보고 소비자들이 신뢰를 갖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오래된 사업부를 버리고 새 사업을 사들이는 제약사들이 눈에 띄고 있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회사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회사의 정체성을 흐리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구개발비 투자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열중하는 대신 이미 완성된 사업부를 사들이는 데 투자를 쏟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자사에서 처음부터 키워왔던 사업부를 내다 팔면서 까지 새 사업부 매입을 강행하고 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격인 이 같은 현상은 대표적으로 다케다제약과 한국콜마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일본 제약사인 다케다제약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업부를 셀트리온에 매각했던 바 있다. 화이투벤, 알보칠, 이달비 등 일반의약품에서 만성질환 약까지 총 18개 제품에 대한 사업권을 국내 제약사인 셀트리온에 넘긴 것이다. 당시 다케다는 해당 사업부에서 일하던 기존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매각을 진행해 빈축을 샀다. 이들은 최근까지 자회사와 일부 사업부 매각을 지속적으로 단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본사 직원들에 대한 인원감축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인데, 만 30세 이상의 젊은 직원들까지도 그 대상이다. 이는 지난해 아일랜드 제약사인 샤이어를 무려 6조원에 인수하면서 생긴 부채를 감당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처럼 무리하게 타 제약사를 인수하면서 기존 사업부와 자회사, 직원들까지 내치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만은 않다. 이 같은 무리한 인수로 인한 자사 사업부 매각은 국내 기업 한국콜마도 강행하고 있다. 한국콜마도 지난해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1조3천억원에 매입했던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약 9천억원을 인수금융과 차입으로 조달하면서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국콜마 측은 당초 HK이노엔 인수 당시 기존 제약사업부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바라는 큰 꿈을 꿨지만, 결국 기존 제약사업부를 팔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치면서 무산됐다. 실제로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켑, 숙취해소제 컨디션과 헛개수 등 제품들은 한국콜마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속적인 매출로 볼 때 기존 제약사업부를 매각하고 HK이노엔을 키우는 것이 훨씬 이득인 상황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이들의 선택이 회사 매출에는 좋은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미 남이 키워둔 사업을 사들이기 위해 기존에 본인들의 힘으로 키우던 사업부는 미련 없이 내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약을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인애의 뒷담화] ‘내 새끼 버리고 입양’ 택한 다케다·한국콜마…이번엔 잘 키우길

좋은 약 만들겠다는 의지보다 잘 팔리는 약 향한 욕망 커보여

이인애 기자 승인 2020.08.27 15:34 의견 0

 무리한 인수전을 벌이고 자사 사업부 매각에 나선 다케다제약과 한국콜마(자료=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의 건강에 직결되는 의약품을 만드는 제약사의 경우 그동안 쌓아온 업력이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오랜 기간 약을 만든 그 경험과 역사를 보고 소비자들이 신뢰를 갖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오래된 사업부를 버리고 새 사업을 사들이는 제약사들이 눈에 띄고 있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회사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회사의 정체성을 흐리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구개발비 투자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에 열중하는 대신 이미 완성된 사업부를 사들이는 데 투자를 쏟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자사에서 처음부터 키워왔던 사업부를 내다 팔면서 까지 새 사업부 매입을 강행하고 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격인 이 같은 현상은 대표적으로 다케다제약과 한국콜마에서 나타나고 있다. 

먼저 일본 제약사인 다케다제약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사업부를 셀트리온에 매각했던 바 있다. 화이투벤, 알보칠, 이달비 등 일반의약품에서 만성질환 약까지 총 18개 제품에 대한 사업권을 국내 제약사인 셀트리온에 넘긴 것이다. 당시 다케다는 해당 사업부에서 일하던 기존 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부분은 신경 쓰지 않고 매각을 진행해 빈축을 샀다.

이들은 최근까지 자회사와 일부 사업부 매각을 지속적으로 단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본사 직원들에 대한 인원감축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인데, 만 30세 이상의 젊은 직원들까지도 그 대상이다. 이는 지난해 아일랜드 제약사인 샤이어를 무려 6조원에 인수하면서 생긴 부채를 감당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처럼 무리하게 타 제약사를 인수하면서 기존 사업부와 자회사, 직원들까지 내치는 모습을 바라보는 시선이 좋지만은 않다.

이 같은 무리한 인수로 인한 자사 사업부 매각은 국내 기업 한국콜마도 강행하고 있다. 한국콜마도 지난해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 지분 100%를 1조3천억원에 매입했던 바 있다. 당시 이들은 약 9천억원을 인수금융과 차입으로 조달하면서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국콜마 측은 당초 HK이노엔 인수 당시 기존 제약사업부와 시너지 효과를 내기를 바라는 큰 꿈을 꿨지만, 결국 기존 제약사업부를 팔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치면서 무산됐다.

실제로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켑, 숙취해소제 컨디션과 헛개수 등 제품들은 한국콜마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지속적인 매출로 볼 때 기존 제약사업부를 매각하고 HK이노엔을 키우는 것이 훨씬 이득인 상황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이들의 선택이 회사 매출에는 좋은 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미 남이 키워둔 사업을 사들이기 위해 기존에 본인들의 힘으로 키우던 사업부는 미련 없이 내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좋은 약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약을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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