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관련 소식에 제약사 두 곳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자료=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굵직한 제약사 두 곳이 당뇨병 치료제 관련 문제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당뇨약 제미글로를 판매중인 대웅제약과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 중인 한미약품의 이야기다. 두 회사는 지난 9일 당뇨병 치료제 관련 극과 극의 소식을 전했다. 먼저 대웅제약은 지난 2016년부터 LG화학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제미글로를 공동 판매 중이었으나 계약 유지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계약해지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그립틴)는 LG화학이 지난 2012년 국산신약 19호로 허가받은 당뇨병 치료제다. 업계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웅제약의 계약이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떠돌았다.  지난달 LG화학이 ▲예상 매출(전체 처방매출에서 유통마진 등을 제외한 매출)의 80% 수준인 '최소 매출' 달성 ▲제미글로를 위해 사용하기로 합의한 '최소 판매관리비' 등 계약 유지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대웅제약에 계약취소를 통보한 것이다.  해당 약물은 지난해 원외처방 실적이 1000억 원대에 육박했을 정도로 매출이 많았다. 대웅제약의 매출 견인에도 한 몫 톡톡히 하던 효자 제품이다. 지난달 24일 LG화학은 제미글로의 판매 권한을 더 이상 대웅제약에 허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업계에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대웅제약은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당시 대웅제약은 협력 관계 종료 통보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완전한 종료는 아니라며 다소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웅제약의 낙관론은 통했다. 지난 9일 LG화학과 오는 2030년까지 제미글로 제품군의 공동 프로모션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LG화학과 파트너십을 이어가게 돼 매우 기쁘다며 제미글로 판매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서 대웅제약은 최근 메디톡신과 오랜 전쟁 끝에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수출 금지 명령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화학에서 제미글로 협업 계약까지 파기당할 위기까지 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결국 제미글로라는 당뇨약으로 인해 활짝 웃음을 짓고 있지만 한미약품은 당뇨약에 울상이다. 한미약품과 당뇨병 주사제 에페글레나타이드 기술이전 계약 관계였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결국 권리 반환을 통보하고 임상도 중단해서다. 지난 5월 처음 이 같은 계획을 알렸던 사노피는 한미약품과 120일 간의 협의를 마치고 최종적으로 권리를 반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파트너사 변덕으로 약물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후 새 파트너를 구해 문제없이 개발에 성공한 약물도 많지만 문제는 이미지에 대한 타격이다. 지난 5월 사노피가 처음 한미약품에 기술 반환 의사를 전했을 때부터 해당 약물에 대한 시장 신뢰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사노피와 한미약품이 아무리 약물의 문제가 아닌 회사의 사업전략 변경에 따른 결정일 뿐이라고 말해도 시장의 신뢰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노피 측이 나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중단 사유는 주요 사업전략 변경이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 의료체계가 흔들려 수 천 명 대상의 동시다발적 임상을 기한 내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연구가 중단된 약물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한미약품은 새 파트너를 모색하고 동시에 다른 적응증을 탐색하는 등 독자개발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당뇨치료제로의 개발은 중단되지만 그 외 다양한 대사질환 증후군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발표된 당뇨병 치료제 관련 이슈 두 건을 비교해 볼 때 근본적으로 약물에 문제가 있지는 않다. 두 사례 모두 기업 간 협업 관계에 문제가 생겨 의약품 개발과 판매에까지 영향이 간 경우다.  기업 경영 측면에서 볼 때 제약사 간 협업 관계에 금이 가는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약을 기다리는 환자들이다. 궁극적으로 환자와 가족이 원하는 바는 당뇨를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의 개발과 판매다.

[이인애의 뒷담화] 당뇨약에 대웅제약 웃고 한미약품 울고

LG화학과 약속 어겨 제미글로 판매 계약해지 당할 위기였던 대웅제약은 ‘구사일생’
파트너사 변덕으로 멈춘 한미약품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기다리던 환자들도 ‘울상’

이인애 기자 승인 2020.09.10 15:49 의견 0

당뇨병 치료제 관련 소식에 제약사 두 곳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자료=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굵직한 제약사 두 곳이 당뇨병 치료제 관련 문제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당뇨약 제미글로를 판매중인 대웅제약과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 중인 한미약품의 이야기다.

두 회사는 지난 9일 당뇨병 치료제 관련 극과 극의 소식을 전했다. 먼저 대웅제약은 지난 2016년부터 LG화학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제미글로를 공동 판매 중이었으나 계약 유지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계약해지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그립틴)는 LG화학이 지난 2012년 국산신약 19호로 허가받은 당뇨병 치료제다. 업계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웅제약의 계약이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떠돌았다. 

지난달 LG화학이 ▲예상 매출(전체 처방매출에서 유통마진 등을 제외한 매출)의 80% 수준인 '최소 매출' 달성 ▲제미글로를 위해 사용하기로 합의한 '최소 판매관리비' 등 계약 유지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대웅제약에 계약취소를 통보한 것이다. 

해당 약물은 지난해 원외처방 실적이 1000억 원대에 육박했을 정도로 매출이 많았다. 대웅제약의 매출 견인에도 한 몫 톡톡히 하던 효자 제품이다. 지난달 24일 LG화학은 제미글로의 판매 권한을 더 이상 대웅제약에 허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업계에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대웅제약은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당시 대웅제약은 협력 관계 종료 통보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완전한 종료는 아니라며 다소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웅제약의 낙관론은 통했다. 지난 9일 LG화학과 오는 2030년까지 제미글로 제품군의 공동 프로모션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LG화학과 파트너십을 이어가게 돼 매우 기쁘다며 제미글로 판매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서 대웅제약은 최근 메디톡신과 오랜 전쟁 끝에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수출 금지 명령을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화학에서 제미글로 협업 계약까지 파기당할 위기까지 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모습이다. 

대웅제약은 결국 제미글로라는 당뇨약으로 인해 활짝 웃음을 짓고 있지만 한미약품은 당뇨약에 울상이다.

한미약품과 당뇨병 주사제 에페글레나타이드 기술이전 계약 관계였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결국 권리 반환을 통보하고 임상도 중단해서다. 지난 5월 처음 이 같은 계획을 알렸던 사노피는 한미약품과 120일 간의 협의를 마치고 최종적으로 권리를 반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파트너사 변덕으로 약물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후 새 파트너를 구해 문제없이 개발에 성공한 약물도 많지만 문제는 이미지에 대한 타격이다. 지난 5월 사노피가 처음 한미약품에 기술 반환 의사를 전했을 때부터 해당 약물에 대한 시장 신뢰가 하락하기 시작했다.

사노피와 한미약품이 아무리 약물의 문제가 아닌 회사의 사업전략 변경에 따른 결정일 뿐이라고 말해도 시장의 신뢰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노피 측이 나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중단 사유는 주요 사업전략 변경이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각국 의료체계가 흔들려 수 천 명 대상의 동시다발적 임상을 기한 내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연구가 중단된 약물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한미약품은 새 파트너를 모색하고 동시에 다른 적응증을 탐색하는 등 독자개발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당뇨치료제로의 개발은 중단되지만 그 외 다양한 대사질환 증후군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발표된 당뇨병 치료제 관련 이슈 두 건을 비교해 볼 때 근본적으로 약물에 문제가 있지는 않다. 두 사례 모두 기업 간 협업 관계에 문제가 생겨 의약품 개발과 판매에까지 영향이 간 경우다. 

기업 경영 측면에서 볼 때 제약사 간 협업 관계에 금이 가는 것은 좋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좋은 약을 기다리는 환자들이다. 궁극적으로 환자와 가족이 원하는 바는 당뇨를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약물의 개발과 판매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