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시라노’가 곡을 늘리고, 인물의 이야기에 중점을 둬 극의 개연성을 높여 2년 만에 돌아왔다. 다시 만난 ‘시라노’는 초연의 강점은 살리되, 아쉬움은 채워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시라노’는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벨쥐락’을 원작으로 한다. 큰 코를 가진 남자 시라노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보다 잘생긴 크리스티앙의 편지를 대필해 둘을 이어주려고 하는 이야기다. ‘시라노’ 프로듀서 겸 시라노 역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류정한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프레스콜에서 “재연을 올릴 때 중점을 둔 부분은 드라마다. 연출과 작가와 함께 관객들의 공감을 높일 수 있게 드라마를 강화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음악을  몇 곡 더 추가해서 개연성 높이려고 노력했다. 쪼개지는 장면이 많지 않아, 큰 장면에도 회전무대를 쓰는 등 힘을 더했다. 초연보다 좋은 재연보다, 좋은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생각이다. 이번 재연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좋은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고전을 원작으로 하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콘텐츠에 대해 류정한은 “고전을 보면, 오래된 작품이라고 해도, 요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 ‘시라노’에는 외로움과 용기 등이 담겨있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외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서로 사랑을 갈구하지 않나. 요즘 SNS 등, 소통하는 방법은 많아졌다고 해도, 진심은 담겨있다. 세상은 생각보다 쉽게 변하지 않는다. 싸워서 이겨내고, 사랑을 쟁취하고, 꿈을 이루는 등의 이야기는 10년, 20년이 지나도 사랑받을 수 있는 텍스트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동연 연출은 “고전 작품을 현대적인 뮤지컬 언어로 각색하는 부분에 노력을 많이 했다. 원작은 시간의 순서대로 전개되는 고전의 희곡 작법을 썼는데, 뮤지컬로 가져오면서 장면 장면에 변화를 주고, 긴장감과 음악을 더해 드라마를 만들었다. 관객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개연성이다. 원작에도 록산에 대해 진취적이고 시를 좋아하는 여성이라고 그려지긴 했지만, 시라노와 운명의 쌍둥이처럼, 닮게 그리고 싶었다”라고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말했다.    류정한과 같은 역할을 맡은 최재웅은 “원작이라는 훌륭한 재료가 있어, 잘 다듬어진 가이드라인을 따랐다. 대본이 워낙 좋아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1막 마지막에 '달에서 떨어진 나'라는 장면이 있는데, 쉽지 않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음도 어렵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시라노 조형균은 “날마다 좋아하는 넘버가 달라진다”라며, 극 중 자신과 닮은 인물에 대해 “크리스티앙과 시라노를 섞어 놓았으면 좋겠다. 저는 크리스티앙처럼 말을 잘 못하지는 않고, 때를 봐서 고백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시라노는 뛰어난 검술 실력에 달콤한 언어로, 시까지 짓는 극작가지만, 큰 코가 콤플렉스인 인물. 이에 반해 크리스티앙이라는 인물은 훤칠한 외모를 지녔지만, 말 재주는 꽝이기 때문이다. 시라노 배우들은 큰 코를 분장하고 무대에 오른다. 외모를 가릴 정도로 우스꽝스럽게 큰 코를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은 매일 분장팀의 손을 빌려, 조형물을 코에 올린다, 이규형은 코 분장에 대해 “굉장히 편안하다. 부딪혀도 아프지 않고, 접착제에 잘 붙어서 연기하는 데에도 어렵지 않다. 콧구멍에 맞게 제작돼 숨도 편하게 쉴 수 있어 좋다”라고 털어놓았다. 최재웅 역시 “몸의 일부가 돼 편안하다. 한 10분 정도만 좀 불편하지만, 바로 적응이 되더라”라고 말했고, 조형균은 “종이컵에 물을 마실 때 코가 빠지는 거 같아서, 빨대로 마셔야 한다. 오히려 뗐을 때 연기할 때 어색해 지더라”라고 말했다. 류정한은 프로듀서인만큼 제작비와 연관 지었다. 그는 “코가 제작비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언제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두세 번 쓰고 다시 제작한다”라고 설명했다.   시라노와 크리스티앙의 사랑을 받는 여인 록산은 17세기 귀족 가문의 여성상에서 벗어나 모던하고 현대적이게 그려졌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전쟁터로 향하는 가 하면, 바지를 입고 등장하기도 한다. 크리스티앙의 외모에 첫눈에 반한 그는, 시라노의 고백과 편지를 보고 크리스티앙의 것으로 착각, 크리스티앙에게 더욱 푹 빠지는 모습을 보인다, 록산의 감정은 쉽사리 표현할 수 없는 인물이다. 나하나는 “록산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이 작품에 담겼다고 생각한다. 시라노의 말투나 모습, 성품 등이 록산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정의할 수 없는 어떠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영혼의 쌍둥이처럼, 영향을 받은 인물이고 생각하며 인물에 다가갔다”라고 록산의 감정에 대해 설명했다. 박지연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우리의 감정과 록산의 마음이 같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봤을 때 첫인상으로 어떠한 감정이 결정 지어지는 것처럼, 록산도 크리스티앙의 훤칠한 외모에 호감이 갔을 거고, 그의 편지를 받고는 지성까지 겸비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라노는 어렸을 때부터 봐왔기 때문에 그의 감정을 알아채지 못했을 거다. 록산은 시라노와 크리스티앙, 두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시라노’는 10월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현장 종합] 재정비 해 돌아온 ‘시라노’, 공감까지 꽉 잡았다

김진선 기자 승인 2019.08.22 22:26 | 최종 수정 2139.04.14 00:00 의견 0

뮤지컬 ‘시라노’가 곡을 늘리고, 인물의 이야기에 중점을 둬 극의 개연성을 높여 2년 만에 돌아왔다. 다시 만난 ‘시라노’는 초연의 강점은 살리되, 아쉬움은 채워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시라노’는 프랑스 극작가 에드몽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벨쥐락’을 원작으로 한다. 큰 코를 가진 남자 시라노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자신보다 잘생긴 크리스티앙의 편지를 대필해 둘을 이어주려고 하는 이야기다.

‘시라노’ 프로듀서 겸 시라노 역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류정한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 뮤지컬 ‘시라노’ 프레스콜에서 “재연을 올릴 때 중점을 둔 부분은 드라마다. 연출과 작가와 함께 관객들의 공감을 높일 수 있게 드라마를 강화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음악을  몇 곡 더 추가해서 개연성 높이려고 노력했다. 쪼개지는 장면이 많지 않아, 큰 장면에도 회전무대를 쓰는 등 힘을 더했다. 초연보다 좋은 재연보다, 좋은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생각이다. 이번 재연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 좋은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고전을 원작으로 하지만, 여전히 사랑받는 콘텐츠에 대해 류정한은 “고전을 보면, 오래된 작품이라고 해도, 요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 ‘시라노’에는 외로움과 용기 등이 담겨있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외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서로 사랑을 갈구하지 않나. 요즘 SNS 등, 소통하는 방법은 많아졌다고 해도, 진심은 담겨있다. 세상은 생각보다 쉽게 변하지 않는다. 싸워서 이겨내고, 사랑을 쟁취하고, 꿈을 이루는 등의 이야기는 10년, 20년이 지나도 사랑받을 수 있는 텍스트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김동연 연출은 “고전 작품을 현대적인 뮤지컬 언어로 각색하는 부분에 노력을 많이 했다. 원작은 시간의 순서대로 전개되는 고전의 희곡 작법을 썼는데, 뮤지컬로 가져오면서 장면 장면에 변화를 주고, 긴장감과 음악을 더해 드라마를 만들었다. 관객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개연성이다. 원작에도 록산에 대해 진취적이고 시를 좋아하는 여성이라고 그려지긴 했지만, 시라노와 운명의 쌍둥이처럼, 닮게 그리고 싶었다”라고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말했다.   

류정한과 같은 역할을 맡은 최재웅은 “원작이라는 훌륭한 재료가 있어, 잘 다듬어진 가이드라인을 따랐다. 대본이 워낙 좋아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1막 마지막에 '달에서 떨어진 나'라는 장면이 있는데, 쉽지 않다.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음도 어렵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시라노 조형균은 “날마다 좋아하는 넘버가 달라진다”라며, 극 중 자신과 닮은 인물에 대해 “크리스티앙과 시라노를 섞어 놓았으면 좋겠다. 저는 크리스티앙처럼 말을 잘 못하지는 않고, 때를 봐서 고백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극 중 시라노는 뛰어난 검술 실력에 달콤한 언어로, 시까지 짓는 극작가지만, 큰 코가 콤플렉스인 인물. 이에 반해 크리스티앙이라는 인물은 훤칠한 외모를 지녔지만, 말 재주는 꽝이기 때문이다.

시라노 배우들은 큰 코를 분장하고 무대에 오른다. 외모를 가릴 정도로 우스꽝스럽게 큰 코를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은 매일 분장팀의 손을 빌려, 조형물을 코에 올린다,

이규형은 코 분장에 대해 “굉장히 편안하다. 부딪혀도 아프지 않고, 접착제에 잘 붙어서 연기하는 데에도 어렵지 않다. 콧구멍에 맞게 제작돼 숨도 편하게 쉴 수 있어 좋다”라고 털어놓았다.

최재웅 역시 “몸의 일부가 돼 편안하다. 한 10분 정도만 좀 불편하지만, 바로 적응이 되더라”라고 말했고, 조형균은 “종이컵에 물을 마실 때 코가 빠지는 거 같아서, 빨대로 마셔야 한다. 오히려 뗐을 때 연기할 때 어색해 지더라”라고 말했다.

류정한은 프로듀서인만큼 제작비와 연관 지었다. 그는 “코가 제작비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언제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두세 번 쓰고 다시 제작한다”라고 설명했다.

 

시라노와 크리스티앙의 사랑을 받는 여인 록산은 17세기 귀족 가문의 여성상에서 벗어나 모던하고 현대적이게 그려졌다.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전쟁터로 향하는 가 하면, 바지를 입고 등장하기도 한다. 크리스티앙의 외모에 첫눈에 반한 그는, 시라노의 고백과 편지를 보고 크리스티앙의 것으로 착각, 크리스티앙에게 더욱 푹 빠지는 모습을 보인다, 록산의 감정은 쉽사리 표현할 수 없는 인물이다.

나하나는 “록산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가는 과정이 작품에 담겼다고 생각한다. 시라노의 말투나 모습, 성품 등이 록산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정의할 수 없는 어떠한 감정이었을 것이다. 영혼의 쌍둥이처럼, 영향을 받은 인물이고 생각하며 인물에 다가갔다”라고 록산의 감정에 대해 설명했다.

박지연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우리의 감정과 록산의 마음이 같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봤을 때 첫인상으로 어떠한 감정이 결정 지어지는 것처럼, 록산도 크리스티앙의 훤칠한 외모에 호감이 갔을 거고, 그의 편지를 받고는 지성까지 겸비한 인물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라노는 어렸을 때부터 봐왔기 때문에 그의 감정을 알아채지 못했을 거다. 록산은 시라노와 크리스티앙, 두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시라노’는 10월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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