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 15일 막을 내렸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매출에 있어 재미를 봤지만 소비자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자료=연합뉴스)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코로나19로 올 한해 신음했던 유통업계는 기대보다 쏠쏠한 실적을 올렸다. 다만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코세페는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1300여개의 기업들이 참여했다. 더불어 지난 2015년 첫 개최 이후 처음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모두가 행사에 참가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번 코세페는 꽤 성공적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세페 추진위원회는 중간결산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카드사 매출이 17조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비교적 선전했다. 현대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6%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12.8%, 롯데백화점은 11% 매출 증대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대형마트들도 매출이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이마트 11.1%, 롯데마트 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1번가를 비롯한 이커머스 업계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비해 더 쏠쏠한 매출을 올렸다. 11번가는 지난 11일 '2020 십일절'의 하루 동안의 거래액이 2018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작년 대비 약 34% 늘어난 수치다. 11일 오전 11시에는 한시간 동안 거래액 150억원을 넘어서며 11번가 역대 시간당 최고 거래액 기록을 경신했다. 하루 동안 판매된 상품 수는 499만개로 작년에 비해 16% 증가했다.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지마켓, 옥션, G9가 진행한 빅스마일데이 누적 판매량이 4032만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3500만개)에 비해 약 15% 늘어난 수치다. 유통업계도 이번 코세페를 통해 위축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며 매출이 반등함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표면적인 수치에만 만족하기에 이번 코세페는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제공했는지는 되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한 소비자는 “할인 쿠폰을 받아 매장에 방문해보니 정작 제품 자체가 장기재고를 판매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며 “아직 블랙프라이데이 수준으로 가려면 멀었다”고 꼬집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세페가 끝나고 물건을 구매하는게 더 낫겠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소비자 A씨는 “TV구매를 위해 코세페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눈여겨 봤던 2가지 제품의 가격이 오히려 올랐다. 지난달 최저가 250만원대까지 봤는데 지금은 270만원대에서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가격을 올려놓고 세일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세일 체감할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오히려 가격이 더 올라간 상황”이라며 씁쓸해 했다. 일각에서는 판매수수료만 받는 유통업체가 행사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규모와 가격 할인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 유통업체와 달리 국내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매장을 임대해주는 대가로 입점업체들로부터 판매수수료를 받는다. 따라서 직접 가격 할인에 직접 관여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아직까지 코세페의 인지도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직까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절에 비해 적절한 홍보가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이번 코세페에서 일부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가격을 올려 판매했다가 적발돼고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는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주변 지인들도 코세페에서 굳이 물건을 살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업체들이 파격적인 세일을 여러번 공표했지만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세페는 올해로 이제 겨우 5살이 됐다. 사람으로 보면 걸음마는 뗐지만 한참 성장하기에 중요한 시기이다. 코세페의 본래 취지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보고 알뜰하게 소비하고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정부는 표면적인 수치를 보고 성공했다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해가 지날수록 코세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업체가 모두 웃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물론 수치 자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제2의 블랙프라이데이, 제2의 광군절이 아닌 대한민국의 코리아세일페스타로 우뚝서려면 코세페의 성장통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심영범의 플래시] 만 5살 코리아세일페스타, 소비자도 웃으려면 성장통 겪어야

온·오프라인 업계 모두 쏠쏠한 매출 실적 올려
소비자 입장에서 체감상 저렴하지 않은 가격과 여전히 낮은 인지도는 해결 과제 남아

심영범 기자 승인 2020.11.18 14:54 의견 0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 15일 막을 내렸다. 온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매출에 있어 재미를 봤지만 소비자들은 만족하지 못했다. (자료=연합뉴스)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코로나19로 올 한해 신음했던 유통업계는 기대보다 쏠쏠한 실적을 올렸다. 다만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해 코세페는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한 1300여개의 기업들이 참여했다. 더불어 지난 2015년 첫 개최 이후 처음으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모두가 행사에 참가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번 코세페는 꽤 성공적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세페 추진위원회는 중간결산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카드사 매출이 17조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비교적 선전했다. 현대백화점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6%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12.8%, 롯데백화점은 11% 매출 증대를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대형마트들도 매출이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이마트 11.1%, 롯데마트 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1번가를 비롯한 이커머스 업계는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비해 더 쏠쏠한 매출을 올렸다. 11번가는 지난 11일 '2020 십일절'의 하루 동안의 거래액이 2018억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작년 대비 약 34% 늘어난 수치다. 11일 오전 11시에는 한시간 동안 거래액 150억원을 넘어서며 11번가 역대 시간당 최고 거래액 기록을 경신했다. 하루 동안 판매된 상품 수는 499만개로 작년에 비해 16% 증가했다.

지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지마켓, 옥션, G9가 진행한 빅스마일데이 누적 판매량이 4032만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3500만개)에 비해 약 15% 늘어난 수치다.

유통업계도 이번 코세페를 통해 위축된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며 매출이 반등함에 따라 올해 연말까지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표면적인 수치에만 만족하기에 이번 코세페는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제공했는지는 되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한 소비자는 “할인 쿠폰을 받아 매장에 방문해보니 정작 제품 자체가 장기재고를 판매하는 경우가 꽤 많았다”며 “아직 블랙프라이데이 수준으로 가려면 멀었다”고 꼬집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세페가 끝나고 물건을 구매하는게 더 낫겠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소비자 A씨는 “TV구매를 위해 코세페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눈여겨 봤던 2가지 제품의 가격이 오히려 올랐다. 지난달 최저가 250만원대까지 봤는데 지금은 270만원대에서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다”며 “우리나라에서는 가격을 올려놓고 세일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세일 체감할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오히려 가격이 더 올라간 상황”이라며 씁쓸해 했다.

일각에서는 판매수수료만 받는 유통업체가 행사를 주도하는 상황에서 규모와 가격 할인 측면에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국 유통업체와 달리 국내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매장을 임대해주는 대가로 입점업체들로부터 판매수수료를 받는다. 따라서 직접 가격 할인에 직접 관여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아직까지 코세페의 인지도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직까지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중국의 광군절에 비해 적절한 홍보가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이번 코세페에서 일부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가격을 올려 판매했다가 적발돼고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는 이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주변 지인들도 코세페에서 굳이 물건을 살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업체들이 파격적인 세일을 여러번 공표했지만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세페는 올해로 이제 겨우 5살이 됐다. 사람으로 보면 걸음마는 뗐지만 한참 성장하기에 중요한 시기이다. 코세페의 본래 취지는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보고 알뜰하게 소비하고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정부는 표면적인 수치를 보고 성공했다고 안주해서는 안 된다. 해가 지날수록 코세페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업체가 모두 웃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물론 수치 자체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제2의 블랙프라이데이, 제2의 광군절이 아닌 대한민국의 코리아세일페스타로 우뚝서려면 코세페의 성장통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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