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은행권에 명예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에 겨울바람보다 매서운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 등 수익성에 물음표가 붙고 있음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조건이거나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우며 명예퇴직을 종용하고 있다. 은행업 전반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영업점 등 대면 채널 대신 비대면 채널이 강화됐고 인력 구조도 개편도 당연한 수순으로 진행됐다. 은행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수익엔 악영향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고임금 직원을 줄이는 만큼 오히려 수익에 도움이 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일부 은행은 이미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은행들도 늦어도 내년 1월 안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28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만 54세(1966년생) 이상이며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1965년생에는 24개월 치 급여를 일시 지급하고, 1966년생부터는 36개월 치 급여를 일시 지급한다. 이와 함께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을 최대 2명까지 지원하고, 건강검진권, 재취업지원금,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도 지원한다. 올해 지원금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 명예퇴직 신청을 마무리했다. 특히 올해는 연령 및 근속연수를 세분화해 보상을 대폭 늘렸다. 만 55세(1965년생), 54세(1966년생)는 각각 35, 37개월 치 임금을 퇴직금으로 줄 예정이다. 또 올해 만 40세(1980년생)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0개월 치 임금을 명예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전직 지원금도 추가로 지급한다. 만 56세 직원은 전직 지원금 4000만원과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을 지급하고, 만 48세∼55세 직원은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을 준다. 이러한 파격적 혜택으로 인해 올해 농협은행의 명예퇴직 신청자는 503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356명보다 147명이 증가한 수치다. SC제일은행도 지난 2일까지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고 최대 38개월분의 급여와 자녀 1인당 학자금 1000만원씩 최대 2명을 지원하는 등 보상 폭을 늘렸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준정년 특별퇴직과 임금피크 신청 접수를 받는다. 준정년 특별퇴직은 내년 1월 31일 기준 만 40세 이상 만 15년 이상 근무한 일반직원이 대상이다. 직급과 무관하게 24개월 치 평균임금을 지급하던 것을 확대 실시한다. 산정 기준일은 이달 31일 기준이다. 관리자의 경우 1972년 이후 출생한 직원에게는 27개월치 임금을,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출생자에게는 33개월치 임금을 지급한다. 임금피크제는 1966년생까지 확대되며 자녀학자금은 대학생 기준 학기당 500만원 일시 지급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 등을 감안했다"며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한 인력구조 효율화 등을 위해 임금피크, 준정년 특별퇴직을 한시적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B국민·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도 곧 특별퇴직을 진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 이상 임원 인사가 진행된 이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전체 희망퇴직 규모가 예년보다 더 늘어 역대 최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방은행들도 명예퇴직을 실시하거나 추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올해 41명이 명예퇴직 신청을 완료했다. 지난 7월에 31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12월에 10명이 추가 신청했다. 앞서 부산은행은 지난 4월 1964년생 대상으로 40여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경남은행은 지난 10월 1965년생 대상으로 9명에 대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희망퇴직은 1000억~2000억원이라는 거액이 일회성 비용으로 나가기 때문에 은행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지만 대출 축소, 리스크 확대 등 앞으로의 은행업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필요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조직개편 등 대대적인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권, 겨울바람보다 매서운 명예퇴직 칼바람 분다

비대면 금융 자리잡으며 명예퇴직 늘어
단기적 악영향이지만 장기적으론 수익 도움

최동수 기자 승인 2020.12.18 13:56 의견 0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은행권에 명예퇴직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에 겨울바람보다 매서운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들은 저금리 기조,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 등 수익성에 물음표가 붙고 있음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조건이거나 더 좋은 조건을 내세우며 명예퇴직을 종용하고 있다.

은행업 전반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영업점 등 대면 채널 대신 비대면 채널이 강화됐고 인력 구조도 개편도 당연한 수순으로 진행됐다. 은행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수익엔 악영향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고임금 직원을 줄이는 만큼 오히려 수익에 도움이 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중 일부 은행은 이미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은행들도 늦어도 내년 1월 안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28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만 54세(1966년생) 이상이며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1965년생에는 24개월 치 급여를 일시 지급하고, 1966년생부터는 36개월 치 급여를 일시 지급한다.

이와 함께 자녀 1인당 최대 2800만원의 학자금을 최대 2명까지 지원하고, 건강검진권, 재취업지원금, 3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도 지원한다. 올해 지원금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 명예퇴직 신청을 마무리했다. 특히 올해는 연령 및 근속연수를 세분화해 보상을 대폭 늘렸다. 만 55세(1965년생), 54세(1966년생)는 각각 35, 37개월 치 임금을 퇴직금으로 줄 예정이다.

또 올해 만 40세(1980년생)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0개월 치 임금을 명예 퇴직금으로 지급한다. 전직 지원금도 추가로 지급한다. 만 56세 직원은 전직 지원금 4000만원과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을 지급하고, 만 48세∼55세 직원은 농산물 상품권 1000만원을 준다.

이러한 파격적 혜택으로 인해 올해 농협은행의 명예퇴직 신청자는 503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356명보다 147명이 증가한 수치다.

SC제일은행도 지난 2일까지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다. 제일은행 관계자는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퇴직 신청을 받았고 최대 38개월분의 급여와 자녀 1인당 학자금 1000만원씩 최대 2명을 지원하는 등 보상 폭을 늘렸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준정년 특별퇴직과 임금피크 신청 접수를 받는다. 준정년 특별퇴직은 내년 1월 31일 기준 만 40세 이상 만 15년 이상 근무한 일반직원이 대상이다. 직급과 무관하게 24개월 치 평균임금을 지급하던 것을 확대 실시한다. 산정 기준일은 이달 31일 기준이다.

관리자의 경우 1972년 이후 출생한 직원에게는 27개월치 임금을, 1967년부터 1971년까지 출생자에게는 33개월치 임금을 지급한다. 임금피크제는 1966년생까지 확대되며 자녀학자금은 대학생 기준 학기당 500만원 일시 지급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경영환경 악화 등을 감안했다"며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대비한 인력구조 효율화 등을 위해 임금피크, 준정년 특별퇴직을 한시적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B국민·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도 곧 특별퇴직을 진행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부행장 이상 임원 인사가 진행된 이후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전체 희망퇴직 규모가 예년보다 더 늘어 역대 최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방은행들도 명예퇴직을 실시하거나 추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올해 41명이 명예퇴직 신청을 완료했다. 지난 7월에 31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했고 12월에 10명이 추가 신청했다. 앞서 부산은행은 지난 4월 1964년생 대상으로 40여명에 대한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경남은행은 지난 10월 1965년생 대상으로 9명에 대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진행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보면 희망퇴직은 1000억~2000억원이라는 거액이 일회성 비용으로 나가기 때문에 은행 수익성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지만 대출 축소, 리스크 확대 등 앞으로의 은행업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필요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희망퇴직과 구조조정, 조직개편 등 대대적인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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