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이 이달 초 즉석밥 순밥을 출시하며 시장 진출을 알렸다. (사진=하림)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양분하고 있는즉석밥 시장에 닭고기 전문 기업 하림이 가세했다. 4400억원대 즉석밥 시장이 새 도전자를 맞아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하림은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다소 무모할 지 모를 도전장을 내밀었다. 축산기업 하림이 즉석밥 시장에 도전하게 된 배경, 제품 출시 후 마케팅 관련 논란 등을 뷰어스가 분석한다. 또 세 회사의 즉석밥을 직접 맛보고 비교해봤다. -편집자주- 하림이 즉석밥 시장에 새 얼굴로 등장했다. 하림은 2020년 5200억원을 들인 전북 익산 하림종합식품단지를 완공해 본격적으로 가정간편식 제품을 생산한다고 선포했다. 익산 제4산업단지 식품 가공공장 3곳에서 즉석밥과 국, 탕류, 천연 조미료 등을 생산한다. 해당 공장은 최근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등 위생 인증 절차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제품 생산 준비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즉석밥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1290억원에서 2017년 3287억원, 2019년 4134억원, 지난해 4437억원으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림이 즉석밥 시장에 진출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성장 시장에 진입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다. 축산 기업 영역에 더 가까운 하림이 즉석밥,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갈수록 악화하는 수익성을 사업 다각화로 개선하려는 복안이다. 하림은 지난 2018년부터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낼 수 없을 만큼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2019년에는 본업인 육계사업에서 시장 불황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하림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434억원을 내며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도 2018년 8286억 원에서 2019년 8058억 원으로 2.7%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육계값이 다시 살아나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해 한숨을 돌렸다. 이후 과감한 투자와 함께 즉석밥 시장에 도전한 셈이다. 하림 측은 즉석밥 출시와 관련해 “쌀과 물 이외의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은 하림 순밥처럼 하림에서 출시하게 될 모든 식품은 자연의 신선한 식재로만으로 최고의 맛을 내는 하림그룹의 식품철학을 바탕으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즉석밥 시장은 CJ가 70%, 오뚜기가 25%정도를 점유해 하림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넓지 않다. 이미 농심도 즉석밥 시장을 진출했다가 빛을 보지 못하고 철수한 사례가 있다. 농심은 지난 2002년 햅쌀밥을 내놨다. 햅쌀밥 출시 이후 초기 시장 점유율 20%대를 점령하기도 했다. 그러나 타사 제품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점유율을 내주다가 2016년 즉석밥 시장에서 퇴장했다. 타사제품 대비 비싼 가격도 소비자를 사로잡는데 암초가 될 수 있다. 하림 순밥의 편의점 기준 개당 가격은 2100원이다. CJ제일제당의 햇반(1950원)과 오뚜기의 오뚜기밥(1850원) 보다 150원 이상 비싸다. 뒤늦게 즉석밥 시장에 뛰어든 만큼 가성비 측면에서도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운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림은 식품기업들과는 결이 다른 회사라 볼 수 있다. 과감히 투자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석밥 삼파전, 하림 도전기] ①즉석밥 시장 공략 나선 하림...무모한 도전일까?

사업·다각화 통한 수익성 개선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 노려
CJ?오뚜기 즉석밥 제품 점유율 가져올 수 있을까?

심영범 기자 승인 2021.03.31 09:50 | 최종 수정 2021.04.01 11:24 의견 0
하림이 이달 초 즉석밥 순밥을 출시하며 시장 진출을 알렸다. (사진=하림)

CJ제일제당과 오뚜기가 양분하고 있는즉석밥 시장에 닭고기 전문 기업 하림이 가세했다. 4400억원대 즉석밥 시장이 새 도전자를 맞아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하림은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하면서 다소 무모할 지 모를 도전장을 내밀었다. 축산기업 하림이 즉석밥 시장에 도전하게 된 배경, 제품 출시 후 마케팅 관련 논란 등을 뷰어스가 분석한다. 또 세 회사의 즉석밥을 직접 맛보고 비교해봤다. -편집자주-

하림이 즉석밥 시장에 새 얼굴로 등장했다. 하림은 2020년 5200억원을 들인 전북 익산 하림종합식품단지를 완공해 본격적으로 가정간편식 제품을 생산한다고 선포했다.

익산 제4산업단지 식품 가공공장 3곳에서 즉석밥과 국, 탕류, 천연 조미료 등을 생산한다. 해당 공장은 최근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등 위생 인증 절차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제품 생산 준비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즉석밥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 1290억원에서 2017년 3287억원, 2019년 4134억원, 지난해 4437억원으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림이 즉석밥 시장에 진출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성장 시장에 진입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다.

축산 기업 영역에 더 가까운 하림이 즉석밥, 간편식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갈수록 악화하는 수익성을 사업 다각화로 개선하려는 복안이다.

하림은 지난 2018년부터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낼 수 없을 만큼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 2019년에는 본업인 육계사업에서 시장 불황 등의 영향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하림은 2019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434억원을 내며 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도 2018년 8286억 원에서 2019년 8058억 원으로 2.7%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육계값이 다시 살아나면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해 한숨을 돌렸다.

이후 과감한 투자와 함께 즉석밥 시장에 도전한 셈이다. 하림 측은 즉석밥 출시와 관련해 “쌀과 물 이외의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은 하림 순밥처럼 하림에서 출시하게 될 모든 식품은 자연의 신선한 식재로만으로 최고의 맛을 내는 하림그룹의 식품철학을 바탕으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내 즉석밥 시장은 CJ가 70%, 오뚜기가 25%정도를 점유해 하림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넓지 않다. 이미 농심도 즉석밥 시장을 진출했다가 빛을 보지 못하고 철수한 사례가 있다. 농심은 지난 2002년 햅쌀밥을 내놨다. 햅쌀밥 출시 이후 초기 시장 점유율 20%대를 점령하기도 했다. 그러나 타사 제품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점유율을 내주다가 2016년 즉석밥 시장에서 퇴장했다.

타사제품 대비 비싼 가격도 소비자를 사로잡는데 암초가 될 수 있다. 하림 순밥의 편의점 기준 개당 가격은 2100원이다. CJ제일제당의 햇반(1950원)과 오뚜기의 오뚜기밥(1850원) 보다 150원 이상 비싸다. 뒤늦게 즉석밥 시장에 뛰어든 만큼 가성비 측면에서도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려운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하림은 식품기업들과는 결이 다른 회사라 볼 수 있다. 과감히 투자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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