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8일 열린 ESG경영 포럼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민국 재계에 '이승기' '으쓱'이 화두다. 다름 아닌 ESG(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경영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투명하고 윤리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겠다는 의미다. 이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주주를 위한 경영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거다. 기업이 몸 담고 있는 사회, 시민과 공생하고 존경받을 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뷰어스는 ESG 경영의 의미와 기업의 실천을 살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곰이 사라진다해도 기업은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아니다. 환경 파괴, 산업 재해, 재난, 금융 사고 등 부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이른바 '착한 기업'이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게다가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잠깐 유행처럼 지나가는 트렌드도 아니다. 기후 변화와 소비자 및 투자자들의 인식 제고, 산업의 고도화 등 환경 변화와 맞물려 기업의 생존과 성장 스토리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ESG 이전에도 기업사회책임(CSR), 공유가치창출(CSV), 지속가능경영, 사회적 가치 등 다양한 개념이 등장했다. 이들은 이윤 추구 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쉽게도 이들은 지속되지 못하고 실험에 그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실험이 ESG라는 새 기준으로 집대성됐다고 평가한다. ESG 경영은 지난 2000년 영국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벨기에 등이 ESG 정보공시 의무제도를 차례로 도입하면서 개념이 정립됐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04년 세계 각국의 금융회사에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회사들은 ESG라는 요소를 활용해 투자 대상 기업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ESG는 2006년 UN책임투자원칙(PRI)에 반영되면서 점차 확산됐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최근에야 이사회에 관련 부서를 신설하며 미래를 위한 준비를 아끼지 않고 있다. ■ ESG에 공들이는 미국과 유럽 ESG는 기업이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벌고 쓰는지와 관련된 영역에 해당된다. 요즘 글로벌 큰손들은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ESG에 신경쓰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큰손들에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모건스탠리, 다우존스, 톰슨로이터 등은 이미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ESG 등급을 평가해 공개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 유럽 국가에서 기업에 대한 ESG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그린 에너지 관련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약 1조달러 규모의 그린 인프라 투자 계획에 전기자동차에 대한 자금 지원, 전기 자동차 충전소 추가 설치, 청정 에너지 투자 등을 예고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부터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했다. EU는 2023년까지 탄소 국경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SK건설은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ESG경영 강화를 선언했다. (사진=SK건설) ■ 미래를 위해 ESG경영에 박차가하는 국내기업들 한국도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국과 마찬가지로 2050년에는 탄소 중립국이 될 것을 선언한 상태다. 최근 ESG현황을 살펴보면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ESG 관련 투자가 8년새 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전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40조5000억달러로 2012년 13조3000억 대비 3배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ESG경영에 발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삼성, SK, LG 등 굴지의 전통 대기업 총수들이 ESG경영을 선언했다. 대다수 기업들이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로 ESG를 내세우며 잇따라 동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 산하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장동현 대표 직속 ESG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외이사 5명을 위원으로 선임했다. 그룹내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는 ESG 관련 조직인 거버넌스위원회, 환경사업위원회, SV(social value)위원회를 구축하고 있다. LG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내부에 ESG위원회를 두고 ES경영의 최고 심의 기구 운영을 선언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의 상장 계열사들도 상반기 중 이사회를 거쳐 ESG위원회를 신설할 방침이다. 한화도 ESG경영 강화의 출사표를 던졌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한화그룹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등급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760개사 중 6개의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4개 상장사(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가 가장 높은 A등급을 받았다. 한화그룹은 2011년부터 국내 매립지와 몽골-중국 등의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드는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ESG, 대한민국을 살린다] ① ‘이승기·으쓱’ 새 기준이 되다

탄소 배출량 제로·그린 에너지 확충 등 글로벌 스탠다드로
국내 주요 기업, ESG위원회 설치 등 미래 준비 박차

심영범 기자 승인 2021.04.12 16:29 | 최종 수정 2021.04.13 13:58 의견 0
이달 8일 열린 ESG경영 포럼 (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민국 재계에 '이승기' '으쓱'이 화두다. 다름 아닌 ESG(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경영이다.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며 투명하고 윤리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겠다는 의미다. 이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주주를 위한 경영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거다. 기업이 몸 담고 있는 사회, 시민과 공생하고 존경받을 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뷰어스는 ESG 경영의 의미와 기업의 실천을 살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곰이 사라진다해도 기업은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아니다. 환경 파괴, 산업 재해, 재난, 금융 사고 등 부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이른바 '착한 기업'이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게다가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잠깐 유행처럼 지나가는 트렌드도 아니다. 기후 변화와 소비자 및 투자자들의 인식 제고, 산업의 고도화 등 환경 변화와 맞물려 기업의 생존과 성장 스토리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ESG 이전에도 기업사회책임(CSR), 공유가치창출(CSV), 지속가능경영, 사회적 가치 등 다양한 개념이 등장했다. 이들은 이윤 추구 외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아쉽게도 이들은 지속되지 못하고 실험에 그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실험이 ESG라는 새 기준으로 집대성됐다고 평가한다.

ESG 경영은 지난 2000년 영국을 시작으로 스웨덴, 독일, 벨기에 등이 ESG 정보공시 의무제도를 차례로 도입하면서 개념이 정립됐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04년 세계 각국의 금융회사에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금융회사들은 ESG라는 요소를 활용해 투자 대상 기업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ESG는 2006년 UN책임투자원칙(PRI)에 반영되면서 점차 확산됐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최근에야 이사회에 관련 부서를 신설하며 미래를 위한 준비를 아끼지 않고 있다.

■ ESG에 공들이는 미국과 유럽

ESG는 기업이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벌고 쓰는지와 관련된 영역에 해당된다.

요즘 글로벌 큰손들은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ESG에 신경쓰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큰손들에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모건스탠리, 다우존스, 톰슨로이터 등은 이미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ESG 등급을 평가해 공개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해 주요 유럽 국가에서 기업에 대한 ESG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그린 에너지 관련 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약 1조달러 규모의 그린 인프라 투자 계획에 전기자동차에 대한 자금 지원, 전기 자동차 충전소 추가 설치, 청정 에너지 투자 등을 예고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부터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ESG 공시를 의무화했다. EU는 2023년까지 탄소 국경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SK건설은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ESG경영 강화를 선언했다. (사진=SK건설)

■ 미래를 위해 ESG경영에 박차가하는 국내기업들

한국도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가 ESG 정보 공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여기에 미국과 마찬가지로 2050년에는 탄소 중립국이 될 것을 선언한 상태다.

최근 ESG현황을 살펴보면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ESG 관련 투자가 8년새 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전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40조5000억달러로 2012년 13조3000억 대비 3배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ESG경영에 발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삼성, SK, LG 등 굴지의 전통 대기업 총수들이 ESG경영을 선언했다. 대다수 기업들이 올해 핵심 경영 키워드로 ESG를 내세우며 잇따라 동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 산하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SK그룹은 주요 계열사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장동현 대표 직속 ESG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외이사 5명을 위원으로 선임했다. 그룹내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는 ESG 관련 조직인 거버넌스위원회, 환경사업위원회, SV(social value)위원회를 구축하고 있다.

LG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 이후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회 내부에 ESG위원회를 두고 ES경영의 최고 심의 기구 운영을 선언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의 상장 계열사들도 상반기 중 이사회를 거쳐 ESG위원회를 신설할 방침이다.

한화도 ESG경영 강화의 출사표를 던졌다. 김승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한화그룹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 ESG 등급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760개사 중 6개의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4개 상장사(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가 가장 높은 A등급을 받았다.

한화그룹은 2011년부터 국내 매립지와 몽골-중국 등의 사막화 지역에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드는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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