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연강판. (사진=현대제철)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건설·제조업체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인한 수요 증가에 따른 현상이지만, 한국 경제는 일단 해외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한 뒤 이를 가공해 사용하거나 다시 수출하는 형태라 업체들의 고민이 큰 상황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수입가 CFR) 기준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톤(t)당 201.88달러다. 작년 5월 8일 기준 88.6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이 1년 사이 2.5배 가량 오른 셈이다. 올해 3월 7일까지만 해도 톤당 174.11달러였지만 2개월 만에 16%가까이 오르며 200달러를 넘어섰다. 이같은 급등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함에 따른 것이다. 각국 경기부양책으로 글로벌 철강 수요는 늘어났지만 코로나19가 여전히 진정되지 않으며 생산 위축으로 재고가 줄고,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친환경에 방점을 찍으며 생산량까지 감축해 수급 불균형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서 철강제품 가격도 급등세다. 자동차·가전제품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올해 1월 말 톤당 88만원에서 4월 말 110만원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강관 가격도 톤당 9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올랐고, 냉연강판은 톤당 108만원대, 선박 건조에 필요한 후판(6㎜ 이상 두꺼운 철판) 유통가격은 110만원대에서 형성됐다. 후판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건설업계는 철근 원재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오르며 직격탄을 맞았다. 연초만해도 톤당 70만원선이던 철근(SD400, 10mm) 가격은 이달 7일 기준 93만원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철근이 톤당 100만원을 넘겼던 2008년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슈퍼사이클 기대를 안고 있는 조선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모처럼 수주 풍년을 맞았지만 최근 몇 년 간 조선시황 악화를 이유로 후판 가격을 동결해온 철강업체들이 가격인상에 나서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빅3’와의 가격협상에서 톤당 10만원 인상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체들은 수주 증가가 영업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1~2년의 시차가 있지만, 후판가격 상승은 곧바로 비용증가로 이어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완성차와 가전업계도 원자재가 인상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완성차 가격에서 원자재 비용은 30%정도를 차지하는데다,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업계는 철강재 비중이 높지 않아 당장은 타격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 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곧바로 제품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업체들은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매단가와 에너지 등을 절감하고 공급망·공정혁신 등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광석 가격 고공행진에 국내 업체들 ‘비상등’

김수영 기자 승인 2021.05.09 14:33 의견 0
냉연강판. (사진=현대제철)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건설·제조업체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인한 수요 증가에 따른 현상이지만, 한국 경제는 일단 해외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한 뒤 이를 가공해 사용하거나 다시 수출하는 형태라 업체들의 고민이 큰 상황이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수입가 CFR) 기준 철광석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톤(t)당 201.88달러다. 작년 5월 8일 기준 88.6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이 1년 사이 2.5배 가량 오른 셈이다. 올해 3월 7일까지만 해도 톤당 174.11달러였지만 2개월 만에 16%가까이 오르며 200달러를 넘어섰다.

이같은 급등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함에 따른 것이다. 각국 경기부양책으로 글로벌 철강 수요는 늘어났지만 코로나19가 여전히 진정되지 않으며 생산 위축으로 재고가 줄고, 세계 1위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친환경에 방점을 찍으며 생산량까지 감축해 수급 불균형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서 철강제품 가격도 급등세다. 자동차·가전제품 소재로 쓰이는 기초 철강재인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올해 1월 말 톤당 88만원에서 4월 말 110만원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강관 가격도 톤당 95만원에서 110만원으로 올랐고, 냉연강판은 톤당 108만원대, 선박 건조에 필요한 후판(6㎜ 이상 두꺼운 철판) 유통가격은 110만원대에서 형성됐다. 후판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1년 이후 10년 만이다.

건설업계는 철근 원재료인 철스크랩(고철) 가격이 오르며 직격탄을 맞았다. 연초만해도 톤당 70만원선이던 철근(SD400, 10mm) 가격은 이달 7일 기준 93만원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철근이 톤당 100만원을 넘겼던 2008년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슈퍼사이클 기대를 안고 있는 조선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모처럼 수주 풍년을 맞았지만 최근 몇 년 간 조선시황 악화를 이유로 후판 가격을 동결해온 철강업체들이 가격인상에 나서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 ‘빅3’와의 가격협상에서 톤당 10만원 인상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체들은 수주 증가가 영업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1~2년의 시차가 있지만, 후판가격 상승은 곧바로 비용증가로 이어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완성차와 가전업계도 원자재가 인상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완성차 가격에서 원자재 비용은 30%정도를 차지하는데다,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업계는 철강재 비중이 높지 않아 당장은 타격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 악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곧바로 제품가격 인상 등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중이다. 업체들은 원자재가 상승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매단가와 에너지 등을 절감하고 공급망·공정혁신 등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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