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석유화학공단. (사진=연합뉴스) 작년 한해 바이러스 공포는 모든 활동을 얼어붙게 만들었지만, 1년이 훌쩍 넘은 현재 백신공급이 시작되면서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마무리된 어닝 시즌에서는 ‘역대급’이란 단어가 식상하게 보일 만큼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앞에 장밋빛 전망만이 놓여 있을까. 뷰어스는 조선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한국경제 주축 산업들의 ‘역대급 실적’ 뒤에 드리워진 그늘을 함께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놀라운 실적을 거둔 것은 석유화학업종도 마찬가지다. 작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타격을 입은 분야 중 하나로 분류되지만 역설적으로 이들의 성장배경에는 코로나가 있었다. 대면접촉이 줄면서 가전·IT제품 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여기에 들어가는 석유화학제품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덕분이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오르기 시작한 유가와 차세대 배터리 수요도 큰 영향을 미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대부분 시장 전망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LG화학은 연결 기준 1조4081억원의 영업이익과 1조371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금호석유화학도 영업이익 6125억원, 순이익 4756억원을 올렸다. 롯데케미칼(영업이익 6238억원, 순이익 5379억원) SK케미칼(730억원, 505억원) 효성화학(611억원, 419억원) 등도 모두 호실적을 냈다. 코로나19과 함께 일상 비대면화가 확산되며 전자·IT제품 등의 수요가 함께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LG화학의 경우 전 분기 물적분할한 배터리 부문에서도 큰 이익을 거뒀다. 당분간 업계의 전망은 맑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강세인 중국·인도 등지의 환율이 석유화학 제품의 구매력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유럽·미국 등지에서도 화학설비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제품가가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 떠안은 부담스러운 과제 업계는 새 기록과 함께 부담스러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기후위기 등을 이유로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세계 변화 데이터 연구소(Global Change Data Lab.)의 데이터 시각화 프로젝트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전 세계 탄소배출량 가운데 석유화학 부문은 3.6%를 차지한다. 2016년 섹터별 온실가스 배출 비중. (자료='Our World in Data')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각종 산업 부문은 물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강화에 나서자 석유화학업체들도 CCS(탄소포집·저장)기술개발 및 활용(CCU)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초 CCS 실증사업을 위해 설치한 동해가스전은 2025년 연간 40만톤(t) 규모의 이산화탄소(CO2) 저장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집에는 SK이노베이션, 수송·공정설비는 한국조선해양, 환경 모니터링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각각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공정·설비 에너지를 효율화하는 한편 탄소포집 및 저장·활용(CCUS) 기술개발에 나섰다. 롯데케미칼 역시 포집탄소 재활용(CCU)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3월 여수1공장에 CCU설비를 설치하고 포집탄소를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 원료로 사용하거나 드라이아이스, 반도체세정액 원료 등으로 만들어 중소화학업체에 판매한다. 업종 특성상 탄소배출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음에도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집탄소의 저장보다는 활용기술의 개발이 어렵다”면서 “아직 개발단계고 상용화 수준에 이르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21 산업 톺아보기] ③ 비상했지만 탄소 앞에서 작아지는 석유화학

나란히 호실적 올렸지만 탈탄소 이슈 앞에선 난감

김수영 기자 승인 2021.06.14 11:20 의견 0
울산 석유화학공단. (사진=연합뉴스)


작년 한해 바이러스 공포는 모든 활동을 얼어붙게 만들었지만, 1년이 훌쩍 넘은 현재 백신공급이 시작되면서 경기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마무리된 어닝 시즌에서는 ‘역대급’이란 단어가 식상하게 보일 만큼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앞에 장밋빛 전망만이 놓여 있을까. 뷰어스는 조선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등 한국경제 주축 산업들의 ‘역대급 실적’ 뒤에 드리워진 그늘을 함께 들여다 봤다. -편집자주-

놀라운 실적을 거둔 것은 석유화학업종도 마찬가지다. 작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타격을 입은 분야 중 하나로 분류되지만 역설적으로 이들의 성장배경에는 코로나가 있었다. 대면접촉이 줄면서 가전·IT제품 등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여기에 들어가는 석유화학제품의 수요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덕분이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오르기 시작한 유가와 차세대 배터리 수요도 큰 영향을 미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은 대부분 시장 전망을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LG화학은 연결 기준 1조4081억원의 영업이익과 1조371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금호석유화학도 영업이익 6125억원, 순이익 4756억원을 올렸다. 롯데케미칼(영업이익 6238억원, 순이익 5379억원) SK케미칼(730억원, 505억원) 효성화학(611억원, 419억원) 등도 모두 호실적을 냈다.

코로나19과 함께 일상 비대면화가 확산되며 전자·IT제품 등의 수요가 함께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LG화학의 경우 전 분기 물적분할한 배터리 부문에서도 큰 이익을 거뒀다.

당분간 업계의 전망은 맑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강세인 중국·인도 등지의 환율이 석유화학 제품의 구매력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유럽·미국 등지에서도 화학설비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제품가가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 떠안은 부담스러운 과제

업계는 새 기록과 함께 부담스러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기후위기 등을 이유로 환경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세계 변화 데이터 연구소(Global Change Data Lab.)의 데이터 시각화 프로젝트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전 세계 탄소배출량 가운데 석유화학 부문은 3.6%를 차지한다.

2016년 섹터별 온실가스 배출 비중. (자료='Our World in Data')


정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각종 산업 부문은 물론 금융투자업계에서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강화에 나서자 석유화학업체들도 CCS(탄소포집·저장)기술개발 및 활용(CCU)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초 CCS 실증사업을 위해 설치한 동해가스전은 2025년 연간 40만톤(t) 규모의 이산화탄소(CO2) 저장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집에는 SK이노베이션, 수송·공정설비는 한국조선해양, 환경 모니터링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각각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공정·설비 에너지를 효율화하는 한편 탄소포집 및 저장·활용(CCUS) 기술개발에 나섰다. 롯데케미칼 역시 포집탄소 재활용(CCU)에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3월 여수1공장에 CCU설비를 설치하고 포집탄소를 폴리카보네이트(PC) 제품 원료로 사용하거나 드라이아이스, 반도체세정액 원료 등으로 만들어 중소화학업체에 판매한다.

업종 특성상 탄소배출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음에도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포집탄소의 저장보다는 활용기술의 개발이 어렵다”면서 “아직 개발단계고 상용화 수준에 이르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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