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 호칭과 유니폼을 없애고 자유롭게 회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칭을 쓰지 않으니까 분위기가 좋아지고 업무 효율도 높아집니다.” 금융권이 변하고 있다. 유니폼을 없애고 직급체계를 손질한다. 조직구조도 개편하고 조직에 수평 문화를 정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부는 ESG 경영 바람을 타고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임원 직급체계에서 ‘전무’를 없애고 ‘부행장-상무’로 간소화했다. 지난해 말 팀 중심으로 조직체계를 개편했던 하나은행은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한 데 이어 직급체계도 줄이며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앞서 하나은행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꾸준하게 추진했다. ‘3S’(Simple, Speed, Smart)라는 조직혁신 원칙을 기준으로 삼고 의사결정 단계를 ‘팀 리더-임원-CEO’로 줄였다. 또 직급 대신 영어 이름으로 상대를 부르는 등 ‘탈 직급’에 집중했다. 경영진은 이러한 직급 조직구조 개편이 업무 방식의 변화를 끌어낸다고 판단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조직 혁신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하고 유연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딱딱했던 은행원의 유니폼도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사라지는 추세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행원 유니폼을 유지했던 NH농협은행은 최근 근무복장 자율화 시행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 직원들은 비즈니스 캐주얼 등을 선택해 자유롭게 입을 수 있다. 이번 유니폼 폐지 결정은 지난 4월 농협은행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유니폼을 없애고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자는 여론이 더 많아지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근무복 자율화를 시행할 예정으로 초기 혼란 방지를 위해 여직원은 자율복과 유니폼을 혼용할 수 있다”며 “오는 9월 30일 완전 폐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유연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이미 근무복장 자율화를 시행하고 있다. ■ 카드 업계는 지금 변화 중 금융권에서 가장 젊은 감각을 가진 업계라는 카드사도 변화가 한창이다. 호칭 단일화는 물론 수평적 문화를 만들려는 시도를 꾸준하게 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모든 사내 호칭을 단일화했다. CEO(최고경영자)도 예외는 아니다. 신한카드는 앞서 ‘디지털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통해 사내 호칭 변화, 자율좌석제 도입 계획을 밝혔다. 임직원 전원의 사내 호칭에 직책명을 빼고 ‘님’을 사용하는 게 골자다. 앞서 신한카드는 2017년 2월 금융권 최초로 사내 호칭을 없앴다. 당시에는 팀원들에게만 적용했지만 지난 4월부터 CEO(최고경영자), 임원, 부서장 등 임직원 전원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 임직원들은 서로를 직위나 직급을 제외한 ‘이름+님’으로 부르고 있다. 얼굴을 마주할 때는 물론 사내 메신저 이용 시에도 마찬가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팀 회의를 할 때도 호칭을 부르지 않고 항상 존댓말과 ‘님’자를 붙이니 서로 존중하게 된다”며 “업무적인 문제를 지적할 때도 큰 다툼이 없고 서로 좋게좋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BC카드도 영어 닉네임 제도를 도입해 대부분 직원이 자신이 원하는 호칭을 등록했다. 본인의 영어 이름을 등록하는 기존 방식을 뛰어넘어 한글·영어에 상관없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닉네임을 사용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이러한 호칭 변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Oliver’ ‘Andrew’ 등의 영어 이름뿐만 아니라 ‘도라에몽’ ‘만수르’ ‘크크’ ‘원드래곤’ 등 다양한 닉네임을 등록했다. 하나카드도 영어 이름으로 동료와 소통하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이제 막 도입됐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좋다”며 “업무를 할 때도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어 자연스러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나·농협은행 신한·BC카드, 직급·유니폼 없애고 호칭 파괴…혁신 박차

직급체계 간소화하고 호칭까지 파괴
현장 분위기도 좋아 많은 호응 얻어

최동수 기자 승인 2021.06.18 10:32 | 최종 수정 2021.06.18 16:55 의견 0
시중은행에서 호칭과 유니폼을 없애고 자유롭게 회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호칭을 쓰지 않으니까 분위기가 좋아지고 업무 효율도 높아집니다.”

금융권이 변하고 있다. 유니폼을 없애고 직급체계를 손질한다. 조직구조도 개편하고 조직에 수평 문화를 정착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부는 ESG 경영 바람을 타고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임원 직급체계에서 ‘전무’를 없애고 ‘부행장-상무’로 간소화했다. 지난해 말 팀 중심으로 조직체계를 개편했던 하나은행은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한 데 이어 직급체계도 줄이며 신속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앞서 하나은행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꾸준하게 추진했다. ‘3S’(Simple, Speed, Smart)라는 조직혁신 원칙을 기준으로 삼고 의사결정 단계를 ‘팀 리더-임원-CEO’로 줄였다. 또 직급 대신 영어 이름으로 상대를 부르는 등 ‘탈 직급’에 집중했다. 경영진은 이러한 직급 조직구조 개편이 업무 방식의 변화를 끌어낸다고 판단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조직 혁신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하고 유연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딱딱했던 은행원의 유니폼도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사라지는 추세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행원 유니폼을 유지했던 NH농협은행은 최근 근무복장 자율화 시행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 직원들은 비즈니스 캐주얼 등을 선택해 자유롭게 입을 수 있다.

이번 유니폼 폐지 결정은 지난 4월 농협은행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유니폼을 없애고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자는 여론이 더 많아지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근무복 자율화를 시행할 예정으로 초기 혼란 방지를 위해 여직원은 자율복과 유니폼을 혼용할 수 있다”며 “오는 9월 30일 완전 폐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유연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이미 근무복장 자율화를 시행하고 있다.

■ 카드 업계는 지금 변화 중

금융권에서 가장 젊은 감각을 가진 업계라는 카드사도 변화가 한창이다. 호칭 단일화는 물론 수평적 문화를 만들려는 시도를 꾸준하게 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모든 사내 호칭을 단일화했다. CEO(최고경영자)도 예외는 아니다. 신한카드는 앞서 ‘디지털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통해 사내 호칭 변화, 자율좌석제 도입 계획을 밝혔다. 임직원 전원의 사내 호칭에 직책명을 빼고 ‘님’을 사용하는 게 골자다.

앞서 신한카드는 2017년 2월 금융권 최초로 사내 호칭을 없앴다. 당시에는 팀원들에게만 적용했지만 지난 4월부터 CEO(최고경영자), 임원, 부서장 등 임직원 전원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신한카드 임직원들은 서로를 직위나 직급을 제외한 ‘이름+님’으로 부르고 있다. 얼굴을 마주할 때는 물론 사내 메신저 이용 시에도 마찬가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팀 회의를 할 때도 호칭을 부르지 않고 항상 존댓말과 ‘님’자를 붙이니 서로 존중하게 된다”며 “업무적인 문제를 지적할 때도 큰 다툼이 없고 서로 좋게좋게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BC카드도 영어 닉네임 제도를 도입해 대부분 직원이 자신이 원하는 호칭을 등록했다. 본인의 영어 이름을 등록하는 기존 방식을 뛰어넘어 한글·영어에 상관없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닉네임을 사용하도록 했다.

직원들은 이러한 호칭 변경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Oliver’ ‘Andrew’ 등의 영어 이름뿐만 아니라 ‘도라에몽’ ‘만수르’ ‘크크’ ‘원드래곤’ 등 다양한 닉네임을 등록했다. 하나카드도 영어 이름으로 동료와 소통하고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이제 막 도입됐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좋다”며 “업무를 할 때도 유연하게 소통할 수 있어 자연스러운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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