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금융소비자보호법 계도기간이 오늘 종료된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계도기간이 오늘(24일) 종료된다. 금융권은 ‘업계 1호 위반’이라는 불명예를 쓰지 않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다만 계도기간에도 불구하고 일부 금소법 조항의 해석이 엇갈릴 수 있어 명확한 기준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모든 금융권에 금소법이 적용된다. 지난 3월 25일 시행된 금소법의 영향으로 영업현장의 혼란이 지속 되자 금융당국이 6개월로 설정한 계도기간이 끝나는 것이다. 금소법의 핵심은 일부 상품에 적용됐던 기존 6대 판매원칙을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6대 판매 원칙은 ▲적합성 ▲적정성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규제 등이다. 제1·2금융권 모두 6대 원칙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과 재원을 투자하면서 금소법 위한 소지를 최소화했다. ■ ‘업계 1호 위반’ 피하기 위해 대응 금융사들은 ‘업계 1호 위반’이라는 불명예만큼은 피하기 위해 막바지 내부 제도 손질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금소법 자체가 라임·옵티머스 등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마련된 법안인 만큼 이를 최초로 위반하는 사례로 적발되면 금융당국의 눈총을 살 수 있어서다. 국내 시중은행도 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대응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총 61명이 투입된 금융소비자그룹을 통해 금소법에 대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소법에 대응하기 위해 116명 규모의 소비자보호그룹을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도 56명으로 구성된 소비자보호본부를 가동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보호 강화추세에 따라 소비자보호본부 내 금융사기대응 유닛을 소비자지원부로 격상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역시 손님행복그룹에 52명을 투입해 금소법에 관련 교육과 대응을 강화했다. NH농협은행도 51명과 함께 소비자보호부문 구성하고 금소법에 대응하고 있다. 또 은행권에서는 개편 작업이 완료된 투자성 상품설명서 적용에 따라 그동안 판매하기 어려웠던 레버리지 인덱스 상품 등 고난도 상품에 대한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지만 보수적인 운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사는 금소법 시행 준비 태스크포스(TF)를 주단위로 개최해 실무적 관점에서의 체크리스트를 마련했다. 카드사도 금소법 시행에 맞춰 카드론, 리볼빙 등 까다로운 금융상품 가입 시보다 철저한 검증과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 가이드라인 모호해 여전히 혼란 다만 주요 금융사들은 계도기간이 끝나더라도 금소법 시행 이전에 사전준비를 통해 이행했던 내용에서 크게 바뀌는 부분은 없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내놨다. 당국의 지침이 불명확한 부분이 많아 계도기간 내에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금소법 가이드라인이 수차례 재·개정됐지만 여전히 모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히 금융권은 설명의무에 대한 ‘면책기준’이 없다는 점을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다. 앞서 금융사는 당국에 모든 업권에 공동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당국은 상품에 대한 이해수준이 고객별로 달라 일괄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금소법과 관련한 일선 현장 혼란도 여전하다. 지난달 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금소법은 현장에서 상품의 위험성과 무관하게 일률적인 규제가 적용되고 사전 준비 충분치 않아 직원 및 고객들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이유로 금융 영업이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어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국과 금융사가 추가로 개선 방향과 구체성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당국에선 나올 지침은 다 나왔다는 입장이다. 번거로운 절차에 대해서도 간소화 지침을 줬고, 모니터링은 계속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큰 틀 안에서 무리는 없어 보인다”면서 “애로사항 등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소법 1호 위반 피하라” 금융권, 소비자 보호책 마련에 몰두

계도기간 종료...교육·내부통제 강화 등 대응
모호한 가이드라인...면책 기준 없어 걱정

최동수 기자 승인 2021.09.24 10:57 의견 0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금융소비자보호법 계도기간이 오늘 종료된다 (사진=연합뉴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계도기간이 오늘(24일) 종료된다. 금융권은 ‘업계 1호 위반’이라는 불명예를 쓰지 않기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다만 계도기간에도 불구하고 일부 금소법 조항의 해석이 엇갈릴 수 있어 명확한 기준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높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모든 금융권에 금소법이 적용된다. 지난 3월 25일 시행된 금소법의 영향으로 영업현장의 혼란이 지속 되자 금융당국이 6개월로 설정한 계도기간이 끝나는 것이다.

금소법의 핵심은 일부 상품에 적용됐던 기존 6대 판매원칙을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6대 판매 원칙은 ▲적합성 ▲적정성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규제 등이다. 제1·2금융권 모두 6대 원칙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과 재원을 투자하면서 금소법 위한 소지를 최소화했다.

■ ‘업계 1호 위반’ 피하기 위해 대응

금융사들은 ‘업계 1호 위반’이라는 불명예만큼은 피하기 위해 막바지 내부 제도 손질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금소법 자체가 라임·옵티머스 등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마련된 법안인 만큼 이를 최초로 위반하는 사례로 적발되면 금융당국의 눈총을 살 수 있어서다.

국내 시중은행도 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대응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총 61명이 투입된 금융소비자그룹을 통해 금소법에 대응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소법에 대응하기 위해 116명 규모의 소비자보호그룹을 운영 중이다.

KB국민은행도 56명으로 구성된 소비자보호본부를 가동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소비자보호 강화추세에 따라 소비자보호본부 내 금융사기대응 유닛을 소비자지원부로 격상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역시 손님행복그룹에 52명을 투입해 금소법에 관련 교육과 대응을 강화했다. NH농협은행도 51명과 함께 소비자보호부문 구성하고 금소법에 대응하고 있다.

또 은행권에서는 개편 작업이 완료된 투자성 상품설명서 적용에 따라 그동안 판매하기 어려웠던 레버리지 인덱스 상품 등 고난도 상품에 대한 판매를 재개할 수 있게 됐지만 보수적인 운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사는 금소법 시행 준비 태스크포스(TF)를 주단위로 개최해 실무적 관점에서의 체크리스트를 마련했다. 카드사도 금소법 시행에 맞춰 카드론, 리볼빙 등 까다로운 금융상품 가입 시보다 철저한 검증과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 가이드라인 모호해 여전히 혼란

다만 주요 금융사들은 계도기간이 끝나더라도 금소법 시행 이전에 사전준비를 통해 이행했던 내용에서 크게 바뀌는 부분은 없다는 공통적인 의견을 내놨다. 당국의 지침이 불명확한 부분이 많아 계도기간 내에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금소법 가이드라인이 수차례 재·개정됐지만 여전히 모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히 금융권은 설명의무에 대한 ‘면책기준’이 없다는 점을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다. 앞서 금융사는 당국에 모든 업권에 공동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당국은 상품에 대한 이해수준이 고객별로 달라 일괄된 가이드라인을 내놓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금소법과 관련한 일선 현장 혼란도 여전하다. 지난달 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금소법은 현장에서 상품의 위험성과 무관하게 일률적인 규제가 적용되고 사전 준비 충분치 않아 직원 및 고객들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이유로 금융 영업이 지나치게 위축될 수 있어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당국과 금융사가 추가로 개선 방향과 구체성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당국에선 나올 지침은 다 나왔다는 입장이다. 번거로운 절차에 대해서도 간소화 지침을 줬고, 모니터링은 계속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큰 틀 안에서 무리는 없어 보인다”면서 “애로사항 등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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