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니 굿즈(goods) 행사인지 너스티(nasty) 분간이 안될 지경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또 다시 굿즈 행사로 논란을 일으켰다. 번번이 긴 줄, 과도한 주문 등으로 소비자 불편을 유발했던 스타벅스코리아가 이번에는 취지도 무산하고, 직원들도 힘들었을 뿐 아니라 소비자도 만족하지 못한 행사로 물의를 빚었다. 회사는 매년 반복되는 논란에도 앵무새 답변만 내놓고 있다. 소비자 뿐 아니라 파트너들까지 쌓인 불만을 터트리고 나온 이번 행사의 진짜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는 지난달 28일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1일)을 맞아 음료를 리유저블컵에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스타벅스 로고가 그려진 일종의 '스타벅스 굿즈'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심리에 대다수 매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사람들이 몰리며 사이렌오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벅스 어플리케이션(앱)도 접속이 지연됐다. 굿즈를 얻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 그리고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되팔기 등 그동안 나타났던 부작용은 당연했다. 앞서 레디백, 다이어리 등의 증정 행사를 실시해 고객이 과도하게 몰리는 일이 다시 반복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본사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은 7일과 8일 양일간 서울 강남과 강북에서 트럭시위도 진행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에는 노조가 없다. 1999년 이후로 직원들이 처음으로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파트너에 대한 처우 개선 ▲과도한 마케팅 지양 ▲임금 구조개선 등을 요구하며 단체 시위에 나선다. 매번 굿즈행사때마다 인력 충원이나 보상도 없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주문량이 650잔에 달했고, 극심한 업무 강도에 일부 직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우리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라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앞서 6일 트럭 시위를 기획한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은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우리는 한 잔의 커피, 한 분의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원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과도한 판촉비용을 감축하고 인사비용을 강화해 인력난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스타벅스가 행사 굿즈를 출시할때마다 이처럼 북새통을 이루는 근본적인 이유는 한정판이라는 요소다.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 이벤트는 환경보호와 재활용 취지이지만 이것을 근본적인 열풍의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한정판이라는 의미가 돈 주고도 사기 어렵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 마냥 비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스타벅스의 마크가 새겨진 한정판 굿즈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하는 한 행사 자체를 없앨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그동안 직원들의 처우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있었는지에 대한 여부는 되짚어봐야 한다.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한 스타벅스 직원은 “직원 휴게 공간은 5평도 안 되고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매일 대걸레 옆에서 밥을 먹는다. 무리한 신규점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질 때"라고 꼬집었다.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전날 임직원들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 송 대표는 "리유저블컵 행사 중 미처 예상하지 못한 준비과정의 소홀함으로 파트너분들의 업무에 과중함과 큰 부담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성장의 뒤안길에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자성하고 다시 한번 파트너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프리퀀시 이벤트는 2주정도 연기된다. 특히 올해는 전년보다 2주나 이벤트 기간을 늘렸다. 매년 겨울e프리퀀시는 10월 말에 시작했지만 올해는 12일부터 시작하면서 기간이 80여일에 달한다. 또 다른 굿즈도 같은날인 12일에 출시한다. 핼러윈을 기념해 제작한 텀블러와 머그잔 등 핼러윈 굿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한정판 굿즈 이벤트 행사 때마다 늘 고민하고 있다. 사측 경영진들과 내부의 파트너 대표들과 분기별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직원들의 고충을 줄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굿즈 행사가 타 업체에 비해 많은 편이다. 소비자들이 항상 행사에 몰리는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은 필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급 130만원 논란도 일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스타벅스 정규직 바리스타 월급에 대한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레디백 저 생고생을 하고도 진짜 세후 200만원을 받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누리꾼은 “두달간 받은 월급 합쳐야 200이다”라고 했으며 또다른 누리꾼은 "이번달 월급 상여금 포함 130만원을 받았다“고 성토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현재 1600여개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 중이다. 근무하는 직원은 약 1만8000여명에 달한다. 직급은 파트너-수퍼바이저-부점장-점장-지역매니저 순이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파트너는 하루 5시간 근무가 기본이다. 스타벅스가 제시한 채용 공고문에 따르면 주 5일 하루 5시간 근무하는 스타벅스 신입 바리스타는 시간당 9200원을 받는다. 주휴수당과 식대보조가 별도로 지급된다. 따라서 월 130만원이라는 임금 계산은 실상 하루 5시간 근무에 해당한 계산법이다. 흡사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스타벅스의 근무 방침에 따르면 상당한 오해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월급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급여는 직급과 시급에 따라 다양하다. 상여금을 비롯해 복리후생 등의 혜택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바리스타의 경우 5시간, 슈퍼바이저는 7시간 근무를 한다. 직급에 따라 근무시간의 차이도 있다. 공식적으로 직급별 월급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파트너들의 의견과 고충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청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업무에 애로사항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 환경보호 취지 의미도 퇴색 이번 행사가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인 리유저블 컵을 한정판 굿즈라는 이유로 소비 욕구를 자극해 불필요하게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번 행사를 위해 약 136만개의 플라스틱컵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인당 20잔의 구매제한을 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더 많은 플라스틱 컵이 제공됐을 가능성도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해당 행사 후 논평을 내고 "스타벅스의 리유저블 컵 행사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모순된 행태다.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인 텀블러 등 다회용 컵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2025년까지 전국 매장에서 일회용컵 사용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미 제주 일부 매장은 이미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으로 운영 중이며 이번 행사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취지”라고 전했다.

[굿즈 or 너스티] ①월급 130만원 논점 벗어난 것...대량 플라스틱 생산 및 폐기

리유저블컵 대란 이후 바리스타 월급 논란 일어
환경단체, 또다른 플라스틱 쓰레기 양산하는 행태 지적

심영범 기자 승인 2021.10.08 08:00 | 최종 수정 2021.10.08 09:19 의견 0

이쯤되니 굿즈(goods) 행사인지 너스티(nasty) 분간이 안될 지경이다. 스타벅스코리아가 또 다시 굿즈 행사로 논란을 일으켰다. 번번이 긴 줄, 과도한 주문 등으로 소비자 불편을 유발했던 스타벅스코리아가 이번에는 취지도 무산하고, 직원들도 힘들었을 뿐 아니라 소비자도 만족하지 못한 행사로 물의를 빚었다. 회사는 매년 반복되는 논란에도 앵무새 답변만 내놓고 있다. 소비자 뿐 아니라 파트너들까지 쌓인 불만을 터트리고 나온 이번 행사의 진짜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스타벅스는 지난달 28일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1일)을 맞아 음료를 리유저블컵에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스타벅스 로고가 그려진 일종의 '스타벅스 굿즈'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심리에 대다수 매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사람들이 몰리며 사이렌오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벅스 어플리케이션(앱)도 접속이 지연됐다.

굿즈를 얻지 못한 소비자들의 불만 그리고 인터넷 중고사이트에 되팔기 등 그동안 나타났던 부작용은 당연했다. 앞서 레디백, 다이어리 등의 증정 행사를 실시해 고객이 과도하게 몰리는 일이 다시 반복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스타벅스 직원들이 본사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은 7일과 8일 양일간 서울 강남과 강북에서 트럭시위도 진행하기로 했다. 스타벅스에는 노조가 없다. 1999년 이후로 직원들이 처음으로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파트너에 대한 처우 개선 ▲과도한 마케팅 지양 ▲임금 구조개선 등을 요구하며 단체 시위에 나선다.

매번 굿즈행사때마다 인력 충원이나 보상도 없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이 직원들의 주장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주문량이 650잔에 달했고, 극심한 업무 강도에 일부 직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우리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라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앞서 6일 트럭 시위를 기획한 스타벅스코리아 직원들은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우리는 한 잔의 커피, 한 분의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원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과도한 판촉비용을 감축하고 인사비용을 강화해 인력난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스타벅스가 행사 굿즈를 출시할때마다 이처럼 북새통을 이루는 근본적인 이유는 한정판이라는 요소다.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 이벤트는 환경보호와 재활용 취지이지만 이것을 근본적인 열풍의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한정판이라는 의미가 돈 주고도 사기 어렵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 마냥 비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스타벅스의 마크가 새겨진 한정판 굿즈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하는 한 행사 자체를 없앨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그동안 직원들의 처우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있었는지에 대한 여부는 되짚어봐야 한다.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한 스타벅스 직원은 “직원 휴게 공간은 5평도 안 되고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매일 대걸레 옆에서 밥을 먹는다. 무리한 신규점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질 때"라고 꼬집었다.

송호섭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전날 임직원들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 송 대표는 "리유저블컵 행사 중 미처 예상하지 못한 준비과정의 소홀함으로 파트너분들의 업무에 과중함과 큰 부담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성장의 뒤안길에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자성하고 다시 한번 파트너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를 반영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프리퀀시 이벤트는 2주정도 연기된다. 특히 올해는 전년보다 2주나 이벤트 기간을 늘렸다. 매년 겨울e프리퀀시는 10월 말에 시작했지만 올해는 12일부터 시작하면서 기간이 80여일에 달한다. 또 다른 굿즈도 같은날인 12일에 출시한다. 핼러윈을 기념해 제작한 텀블러와 머그잔 등 핼러윈 굿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관계자는 “한정판 굿즈 이벤트 행사 때마다 늘 고민하고 있다. 사측 경영진들과 내부의 파트너 대표들과 분기별로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직원들의 고충을 줄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굿즈 행사가 타 업체에 비해 많은 편이다. 소비자들이 항상 행사에 몰리는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은 필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월급 130만원 논란도 일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스타벅스 정규직 바리스타 월급에 대한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레디백 저 생고생을 하고도 진짜 세후 200만원을 받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누리꾼은 “두달간 받은 월급 합쳐야 200이다”라고 했으며 또다른 누리꾼은 "이번달 월급 상여금 포함 130만원을 받았다“고 성토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현재 1600여개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 중이다. 근무하는 직원은 약 1만8000여명에 달한다. 직급은 파트너-수퍼바이저-부점장-점장-지역매니저 순이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파트너는 하루 5시간 근무가 기본이다.

스타벅스가 제시한 채용 공고문에 따르면 주 5일 하루 5시간 근무하는 스타벅스 신입 바리스타는 시간당 9200원을 받는다. 주휴수당과 식대보조가 별도로 지급된다. 따라서 월 130만원이라는 임금 계산은 실상 하루 5시간 근무에 해당한 계산법이다. 흡사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스타벅스의 근무 방침에 따르면 상당한 오해를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월급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급여는 직급과 시급에 따라 다양하다. 상여금을 비롯해 복리후생 등의 혜택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다. 바리스타의 경우 5시간, 슈퍼바이저는 7시간 근무를 한다. 직급에 따라 근무시간의 차이도 있다. 공식적으로 직급별 월급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파트너들의 의견과 고충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청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업무에 애로사항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 환경보호 취지 의미도 퇴색

이번 행사가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인 리유저블 컵을 한정판 굿즈라는 이유로 소비 욕구를 자극해 불필요하게 구매를 하는 소비자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번 행사를 위해 약 136만개의 플라스틱컵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인당 20잔의 구매제한을 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더 많은 플라스틱 컵이 제공됐을 가능성도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해당 행사 후 논평을 내고 "스타벅스의 리유저블 컵 행사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또 다른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는 모순된 행태다. 플라스틱 컵을 제공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인 텀블러 등 다회용 컵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2025년까지 전국 매장에서 일회용컵 사용을 중단할 예정이다. 이미 제주 일부 매장은 이미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으로 운영 중이며 이번 행사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취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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