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딥체인지(근본적 변화)' 전략이 쉼 없이 진행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의 분할을 완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다음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수소산업에 심혐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수소산업 선두주자로 꼽히는 현대자동차그룹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영역을 넓혀가며 현대차그룹의 영역을 아성을 넘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회장의 딥체인지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재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미국 수소에너지 선도기업인 플러그파워의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나 다양한 수소 관련 기술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이날 SK E&S와 플러그파워가 아시아 수소사업 공동 추진을 목적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 주주간 계약을 체결로 구체화됐다. 합작법인의 지분은 SK E&S가 51%, 플러그파워가 49%를 보유한다. 합작법인은 오는 2024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등 수소사업 핵심 설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지를 수도권에 건설하기로 했다.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해 생산설비와 연료전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수소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향후 SK E&S가 생산하는 액화수소를 전국 100여개 충전소에 유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 수전해 설비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이를 활용한 그린수소 상용화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SK그룹은 역시 SK E&S를 앞세워 해양수산부와 ‘탄소중립·친환경 수소항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수소항만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SK E&S는 해수부 및 항만공사와의 협업을 통해 2023년까지 여수광양항만에 국내 최초 ‘항만 수소복합 스테이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항만 수소복합 스테이션은 수소충전소와 상용차 차고지, 편의시설 등 부대시설로 구성된다. SK가 생산한 액화수소를 항만 및 배후단지에 공급하는 거점이자 수소 모빌리티 확대를 위한 인프라 역할을 한다. SK는 여수광양항을 시작으로 인천항, 부산항 등 전국 주요 항만까지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의 수소산업 공략의 최전선에는 최 회장이 있다. 최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손잡고 포스코, 효성, 한화 등 다른 그룹들을 동참시켜 2030년까지 수소 경제에 43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열고 수소기업협의체를 공식 출범했는데 SK그룹은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수소 사업에 대한 최 회장의 SK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SK그룹의 수소산업의 첨병은 SK E&S가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SK E&S는 비상장사로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90% 지분을 갖고 있다. SK㈜는 최 회장이 최대 주주로 18.4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최 회장으로서는 SK E&S가 '자금줄'이나 다름없다.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외부의 감시 없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것도 SK E&S가 수소산업을 통한 미래 먹거리에 나설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한다. 이를 방증하듯 SK그룹은 지난해 말 수소 생산·공급사업을 위해 그룹의 에너지부문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E&S 등의 전문인력 20여명으로 구성한 수소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SK그룹은 2025년까지 약 18조원을 집중 투자해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 E&S는 지난달 열린 '2021년 SK E&S 미디어데이'에서 현 7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35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전세계 1위 수소 기업으로 도약하고 다른 친환경 부문에서도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목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최 회장의 외아들인 인근씨가 지난해 9월 SK E&S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점도 수소산업을 염두에 둔 최 회장의 포석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아들을 핵심 계열사가 아닌 SK E&S에서 첫 경영 수업을 받게 한 것이 의미심장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통신, 정유 등은 최 회장이 일구고 키운 것”이라며 “향후 SK를 이끌어갈 자녀 세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수소사업을 점찍었다는 점에서 인근씨가 SK E&S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 것은 자연스런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이 그동안 에너지 부문에서 갈고 닦은 노후가 있는 만틈 최 회장의 의지와 맞물려 단번에 수소 산업 선두에 오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동안 수소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생산한 이후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50만대로 늘리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70만기 생산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차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 충전소 설치 등에 11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수소모빌리티 관련 구체적인 전략도 내놨다. 자동차는 물론 사회 각 영역에 수소연료전지를 보급해 이른바 ‘수소 경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후발주자'인 SK그룹은 기존 LNG·LPG 인프라(도입 및 저장·운송·발전, 충전소 등)를 수소사업에 활용할 수 있어 투자 및 생산효율성 측면에서 단기간에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또 SK E&S와 SK가스가 LNG·LPG의 해외 도입 및 국내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추출 수소 생산을 위한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처 확보도 용이하다. 상대적으로 내재회가 부족한 분야는 플러그파워가 같이 수소기술 선두 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 및 지분투자 등을 통해 수소기술력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간극을 메울 수 있다.

최태원 SK 회장의 다음 '딥체인지' 공략은 수소산업…선두주자 현대차 아성 넘본다

장원주 기자 승인 2021.10.07 16:34 | 최종 수정 2021.10.07 16:39 의견 0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딥체인지(근본적 변화)' 전략이 쉼 없이 진행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의 분할을 완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다음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수소산업에 심혐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수소산업 선두주자로 꼽히는 현대자동차그룹에 비해 출발은 늦었지만 영역을 넓혀가며 현대차그룹의 영역을 아성을 넘을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회장의 딥체인지가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재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미국 수소에너지 선도기업인 플러그파워의 앤드류 J. 마시 CEO를 만나 다양한 수소 관련 기술을 통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이날 SK E&S와 플러그파워가 아시아 수소사업 공동 추진을 목적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 주주간 계약을 체결로 구체화됐다. 합작법인의 지분은 SK E&S가 51%, 플러그파워가 49%를 보유한다.

합작법인은 오는 2024년까지 수소 연료전지, 수전해 설비 등 수소사업 핵심 설비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지를 수도권에 건설하기로 했다.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활용해 생산설비와 연료전지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합작법인은 플러그파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수소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향후 SK E&S가 생산하는 액화수소를 전국 100여개 충전소에 유통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 수전해 설비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이를 활용한 그린수소 상용화에도 앞장설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SK그룹은 역시 SK E&S를 앞세워 해양수산부와 ‘탄소중립·친환경 수소항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수소항만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SK E&S는 해수부 및 항만공사와의 협업을 통해 2023년까지 여수광양항만에 국내 최초 ‘항만 수소복합 스테이션’을 구축할 계획이다. 항만 수소복합 스테이션은 수소충전소와 상용차 차고지, 편의시설 등 부대시설로 구성된다. SK가 생산한 액화수소를 항만 및 배후단지에 공급하는 거점이자 수소 모빌리티 확대를 위한 인프라 역할을 한다. SK는 여수광양항을 시작으로 인천항, 부산항 등 전국 주요 항만까지 사업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의 수소산업 공략의 최전선에는 최 회장이 있다. 최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손잡고 포스코, 효성, 한화 등 다른 그룹들을 동참시켜 2030년까지 수소 경제에 43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최근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을 열고 수소기업협의체를 공식 출범했는데 SK그룹은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수소 사업에 대한 최 회장의 SK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SK그룹의 수소산업의 첨병은 SK E&S가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SK E&S는 비상장사로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90% 지분을 갖고 있다. SK㈜는 최 회장이 최대 주주로 18.44%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최 회장으로서는 SK E&S가 '자금줄'이나 다름없다.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외부의 감시 없이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것도 SK E&S가 수소산업을 통한 미래 먹거리에 나설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한다.

이를 방증하듯 SK그룹은 지난해 말 수소 생산·공급사업을 위해 그룹의 에너지부문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 SKE&S 등의 전문인력 20여명으로 구성한 수소사업 전담 조직인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SK그룹은 2025년까지 약 18조원을 집중 투자해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 E&S는 지난달 열린 '2021년 SK E&S 미디어데이'에서 현 7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35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전세계 1위 수소 기업으로 도약하고 다른 친환경 부문에서도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 목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더욱이 최 회장의 외아들인 인근씨가 지난해 9월 SK E&S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점도 수소산업을 염두에 둔 최 회장의 포석이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아들을 핵심 계열사가 아닌 SK E&S에서 첫 경영 수업을 받게 한 것이 의미심장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통신, 정유 등은 최 회장이 일구고 키운 것”이라며 “향후 SK를 이끌어갈 자녀 세대의 새로운 먹거리로 수소사업을 점찍었다는 점에서 인근씨가 SK E&S에서 경영 수업을 시작한 것은 자연스런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이 그동안 에너지 부문에서 갈고 닦은 노후가 있는 만틈 최 회장의 의지와 맞물려 단번에 수소 산업 선두에 오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그동안 수소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생산한 이후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50만대로 늘리고,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70만기 생산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수소차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R&D), 충전소 설치 등에 11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수소모빌리티 관련 구체적인 전략도 내놨다. 자동차는 물론 사회 각 영역에 수소연료전지를 보급해 이른바 ‘수소 경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후발주자'인 SK그룹은 기존 LNG·LPG 인프라(도입 및 저장·운송·발전, 충전소 등)를 수소사업에 활용할 수 있어 투자 및 생산효율성 측면에서 단기간에 경쟁우위 확보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또 SK E&S와 SK가스가 LNG·LPG의 해외 도입 및 국내 유통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추출 수소 생산을 위한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처 확보도 용이하다.

상대적으로 내재회가 부족한 분야는 플러그파워가 같이 수소기술 선두 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 및 지분투자 등을 통해 수소기술력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간극을 메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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