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버리는 쓰레기도 줄이고 자원도 절약할 수 있는 재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산업계에선 패각, 제철부산물, 폐전지, 폐플라스틱 등 버리면서도 골치였던 폐기물에서 필요한 원료를 뽑아내거나 재공정을 거쳐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공해의 원인이었던 폐기물들의 쓸모있는 변신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굴이나 조개 등의 껍데기를 일컫는 패각은 전국적으로 연간 30만~35만톤 정도 발생된다. 1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경남 및 전남 어촌에 패각 폐기물 92만톤이 수년째 방치돼 있다. 그동안 활용처 제한으로 어촌 지역에 방치되면서 폐수와 분진, 냄새 등을 유발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특히 식품 원료가 되는 탄산칼슘으로 가공했을 경우 쓰레기를 원료로 했다는 인식 때문에 가공원료로도 사용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굴 패각은 주로 비료나 사료, 사업장 폐기물로 방치 등 세 가지 방법으로 처리됐다. ■ 현대제철-포스코, 패각 폐기물 소결공정에 사용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패각’ 폐기물을 제철공정 부원료로 재탄생시켰다. 패각 성분이 ‘소결공정’에서 사용되는 석회석의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전남 여수 패각 가공 전문업체인 여수바이오와 함께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해왔다. 지난달 15일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하면서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소결공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소결광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석회석은 소결광의 형태를 구성하고 성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철강업계가 제철공정에서 패각을 재활용하게 됨으로써 지역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석회석 대체재 활용을 통한 자원 절약과 경제성 확보도 가능해졌다. 현대제철은 패각과 석회부산물을 혼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개발도 완료했다. 이 생석회는 제강공장에서 불순물을 제어하는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패각의 활용범위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으로 변신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는 굴 패각을 활용해 친환경 해양생태 블록을 개발했다.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이란 해양생물의 정착, 보호, 배양 등 해양생태계 환경조성 및 복원을 위한 친환경 수중 구조물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서식장, 어패류의 먹이 공급을 위해 바닷속에 인위적으로 만드는 콘크리트 블록을 사용하고 있다. 이 콘크리트는 알칼리성 재료로 바다 물속의 탄산칼슘 성분이 고체로 변화해 바다에 떠다니거나 해조류와 바위에 달라붙는 백화현상을 일으킨다. 독성물질로 수포나 해조류 등의 증식을 어렵게 하는데다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기면 내부 철근의 부식을 불러와 구조물이 무너지거나 녹으로 바다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개발되고 있는 굴 패각을 이옹한 블록은 해양생물을 어초에 부착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부착할 수 있다. 50% 이상의 굴 패각과 분말, 해조류 및 물고기가 좋아하는 특수 재료가 첨가된다. 또한 플랑크톤을 증식 시키고 수초와의 친화력을 높여 미생물이 수초에 잘 부착되도록 도와주준다. 기존의 콘크리트 어초블록에도 활용이 가능해 콘크리트가 발생시키는 암모니아 등 유해 성분과 강알칼리성을 중화시킬 수 있다.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은 패조류, 중소형 어류, 대형 어류용 등에 관계없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호환성과 회전율도 높일 수 있다. ■ 패각, 수조원의 경제적 효과+CO2감축은 ‘덤’ 수산부산물은 칼슘, 철분, 단백질, DHA 등 유용한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식품 및 의약품의 원료, 비료 및 사료의 원료 등으로 재활용·자원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철강업계는 버려진 패각 약 92만 톤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효과인 약 41만 톤의 CO2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해양생태 블록 시장은 연평균 3.7% 성장해 지난해 696억원에서 2024년 8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은 수산부산물의 재활용과 자원화에 대한 법안을 재정하고 관리·감독하며 부가가치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1달러 상당의 굴 패각 1부쉘(27kg)을 재활용시 약 1300달러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창출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 북해도에서는 수산부산물의 97.2%를 순환 이용하고 나머지 2.7%만 소각처리·매립하고 있다. 미국의 굴 패각 재활용 기준으로 지난 5년간 국내 수산부산물이 754만톤일 때 437조원 상당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개정돼 수산부산물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재활용 및 발생처리 실태 통계조사를 통해 수산부산물의 친환경적·산업적 이용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며 “이를 재활용해 만든 식품이나 비료, 의약품, 화장품 등이 개발되면 다시 쓰는 기업이나 소비자는 물론 환경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어 합리적이고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대세는 리사이클링] ①천덕꾸러기 굴껍데기의 돈되는 변신

철강업계, 제철공정 부원료로 활용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친환경 해양생태블록 개발

주가영 기자 승인 2021.10.12 11:44 | 최종 수정 2021.10.13 11:27 의견 0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버리는 쓰레기도 줄이고 자원도 절약할 수 있는 재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산업계에선 패각, 제철부산물, 폐전지, 폐플라스틱 등 버리면서도 골치였던 폐기물에서 필요한 원료를 뽑아내거나 재공정을 거쳐 다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공해의 원인이었던 폐기물들의 쓸모있는 변신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굴이나 조개 등의 껍데기를 일컫는 패각은 전국적으로 연간 30만~35만톤 정도 발생된다.

1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경남 및 전남 어촌에 패각 폐기물 92만톤이 수년째 방치돼 있다. 그동안 활용처 제한으로 어촌 지역에 방치되면서 폐수와 분진, 냄새 등을 유발해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특히 식품 원료가 되는 탄산칼슘으로 가공했을 경우 쓰레기를 원료로 했다는 인식 때문에 가공원료로도 사용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굴 패각은 주로 비료나 사료, 사업장 폐기물로 방치 등 세 가지 방법으로 처리됐다.

■ 현대제철-포스코, 패각 폐기물 소결공정에 사용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패각’ 폐기물을 제철공정 부원료로 재탄생시켰다. 패각 성분이 ‘소결공정’에서 사용되는 석회석의 성분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전남 여수 패각 가공 전문업체인 여수바이오와 함께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할 방안을 공동 연구해왔다.

지난달 15일 여수바이오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패각 재활용환경성평가 승인을 획득하면서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소결공정은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고로에 투입하기 적합한 소결광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으로, 석회석은 소결광의 형태를 구성하고 성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철강업계가 제철공정에서 패각을 재활용하게 됨으로써 지역 환경문제 해결은 물론 석회석 대체재 활용을 통한 자원 절약과 경제성 확보도 가능해졌다.

현대제철은 패각과 석회부산물을 혼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개발도 완료했다. 이 생석회는 제강공장에서 불순물을 제어하는 부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패각의 활용범위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으로 변신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는 굴 패각을 활용해 친환경 해양생태 블록을 개발했다.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이란 해양생물의 정착, 보호, 배양 등 해양생태계 환경조성 및 복원을 위한 친환경 수중 구조물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서식장, 어패류의 먹이 공급을 위해 바닷속에 인위적으로 만드는 콘크리트 블록을 사용하고 있다. 이 콘크리트는 알칼리성 재료로 바다 물속의 탄산칼슘 성분이 고체로 변화해 바다에 떠다니거나 해조류와 바위에 달라붙는 백화현상을 일으킨다. 독성물질로 수포나 해조류 등의 증식을 어렵게 하는데다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기면 내부 철근의 부식을 불러와 구조물이 무너지거나 녹으로 바다를 오염시킬 수도 있다.

개발되고 있는 굴 패각을 이옹한 블록은 해양생물을 어초에 부착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부착할 수 있다. 50% 이상의 굴 패각과 분말, 해조류 및 물고기가 좋아하는 특수 재료가 첨가된다.

또한 플랑크톤을 증식 시키고 수초와의 친화력을 높여 미생물이 수초에 잘 부착되도록 도와주준다. 기존의 콘크리트 어초블록에도 활용이 가능해 콘크리트가 발생시키는 암모니아 등 유해 성분과 강알칼리성을 중화시킬 수 있다.

친환경 해양생태블록은 패조류, 중소형 어류, 대형 어류용 등에 관계없이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어 호환성과 회전율도 높일 수 있다.

■ 패각, 수조원의 경제적 효과+CO2감축은 ‘덤’

수산부산물은 칼슘, 철분, 단백질, DHA 등 유용한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식품 및 의약품의 원료, 비료 및 사료의 원료 등으로 재활용·자원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철강업계는 버려진 패각 약 92만 톤을 제철공정에 활용할 경우 소나무 약 3억 그루를 심는 것과 유사한 효과인 약 41만 톤의 CO2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해양생태 블록 시장은 연평균 3.7% 성장해 지난해 696억원에서 2024년 8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은 수산부산물의 재활용과 자원화에 대한 법안을 재정하고 관리·감독하며 부가가치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1달러 상당의 굴 패각 1부쉘(27kg)을 재활용시 약 1300달러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창출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의 북해도에서는 수산부산물의 97.2%를 순환 이용하고 나머지 2.7%만 소각처리·매립하고 있다.

미국의 굴 패각 재활용 기준으로 지난 5년간 국내 수산부산물이 754만톤일 때 437조원 상당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이 개정돼 수산부산물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재활용 및 발생처리 실태 통계조사를 통해 수산부산물의 친환경적·산업적 이용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며 “이를 재활용해 만든 식품이나 비료, 의약품, 화장품 등이 개발되면 다시 쓰는 기업이나 소비자는 물론 환경보전에도 기여할 수 있어 합리적이고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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