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은 보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험에는 가입한다. 그러면서 향후 보험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느낀다. 보험사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보험금 수령에 대한 의구심은 대부분 잘못된 정보를 안내받고 상품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즉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상품에 가입한 것이 원인이다. 얼마 전 보험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의 설명을 들어보니 이 상품 하나면 인생의 모든 고민이 끝날 것 같았다. 해당 상품은 암보험이었다. 암에 대한 대비는 물론 인생 대부분의 질병에 대해 완벽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후를 대비한 연금보장과 만약을 위한 저축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럼에도 보험료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전화로 한참 설명을 듣다가 다시 상품명을 물었다. 분명히 암보험, 즉 보장성보험이었다. 보장성보험으로는 자산을 불릴 수 없다. 보험업법에서 보장성보험은 해지환급금이 납입보험료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즉 만약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상품이지 저축이나 투자 목적으로 가입하는 상품이 아니다. 그럼에도 상담사는 노후에 연금과 저축까지 모두 가능하다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전화를 끊고 설명하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해당 상품은 페이백 기능이 있는 암보험이었다. 페이백은 납입완료 후에 납입한 돈을 다시 돌려주는 상품이다. 즉 40세에 가입하고 매달 30만원씩 20년간 납입했다면, 납입만기인 60세 시점부터 20년 동안 매달 30만원을 다시 돌려준다. 만기환급금에 해당하는 돈을 매월 지급하는 페이백 기능을 연금기능이라고 달리 표현한 것 뿐이다. 또 저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것은 보험가입 기간에 중도인출이나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에 대한 설명이었다. 중도인출·약관대출은 보험상품에 붙어 있는 일종의 서비스다. 해당 상품에만 있는 기능이 아니다. 아울러 중도인출과 약관대출은 저축과는 거리가 멀다. 또 암은 물론 각종 질병에 대해 완벽한 대비가 가능하다고 한 부분도 살펴봤다. 하지만 보장금액이 터무니없이 적었다. 아울러 암 이외의 질병은 특약을 통해서만 보장이 가능했다. 저축기능을 강조하고 보험료를 낮추기 위한 꼼수다. 다시 말해 상담사가 보험가입을 권하기 위해 강조한 ①완벽한 보장 ②저축기능 ③노후대비 등은 모두 과장되거나 허황된 것이다. 상담사는 아마도 해당 보험사가 작성한 판매 원고를 그대로 읽었을 것이다. 아울러 보험사는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으로 판매원고를 작성하는 동시에 보험업법에는 위배되지 않도록 표현들을 바꿨을 것이다. 그런데 이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가 향후 해당 상품이 연금이나 저축 목적이 아닌, 보장성보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해당 보험사에 대한 신뢰는 깨질 것이다. 만약 가입자가 암 확진을 받아 보험금을 수령한다고 해도 신뢰도가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수령한 보험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보험사가 스스로 보험산업의 신뢰도를 저하시키고 있는 셈이다. 신뢰도를 높이려면 제대로 판매해야 한다. 보험사부터 상품에 대한 정확한 안내를 해야 할 것이며, 보험을 판매하는 상담사(보험설계사)에게 제대로 판매교육을 해야 한다. 김승동 뉴스포트 대표 <기고자 소개> 김승동씨는 더벨, 뉴스핌 등에서 보험 전문기자로 일했으며 현재 뉴스포트 대표이사를 맡고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기고자 개인의 경험과 학습을 통한 분석과 전망을 담은 내용입니다. 뷰어스는 글과 관련한 투자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김승동의 보험 View] 보험사를 신뢰하지 않는 이유

김승동 대표 승인 2021.12.30 10:34 의견 0

대부분의 사람은 보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 하지만, 보험에는 가입한다. 그러면서 향후 보험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느낀다. 보험사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보험금 수령에 대한 의구심은 대부분 잘못된 정보를 안내받고 상품에 가입했기 때문이다. 즉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상품에 가입한 것이 원인이다.

얼마 전 보험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의 설명을 들어보니 이 상품 하나면 인생의 모든 고민이 끝날 것 같았다.

해당 상품은 암보험이었다. 암에 대한 대비는 물론 인생 대부분의 질병에 대해 완벽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노후를 대비한 연금보장과 만약을 위한 저축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럼에도 보험료는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었다.

전화로 한참 설명을 듣다가 다시 상품명을 물었다. 분명히 암보험, 즉 보장성보험이었다. 보장성보험으로는 자산을 불릴 수 없다. 보험업법에서 보장성보험은 해지환급금이 납입보험료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즉 만약의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상품이지 저축이나 투자 목적으로 가입하는 상품이 아니다. 그럼에도 상담사는 노후에 연금과 저축까지 모두 가능하다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전화를 끊고 설명하는 상품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해당 상품은 페이백 기능이 있는 암보험이었다. 페이백은 납입완료 후에 납입한 돈을 다시 돌려주는 상품이다. 즉 40세에 가입하고 매달 30만원씩 20년간 납입했다면, 납입만기인 60세 시점부터 20년 동안 매달 30만원을 다시 돌려준다. 만기환급금에 해당하는 돈을 매월 지급하는 페이백 기능을 연금기능이라고 달리 표현한 것 뿐이다.

또 저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한 것은 보험가입 기간에 중도인출이나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에 대한 설명이었다. 중도인출·약관대출은 보험상품에 붙어 있는 일종의 서비스다. 해당 상품에만 있는 기능이 아니다. 아울러 중도인출과 약관대출은 저축과는 거리가 멀다.

또 암은 물론 각종 질병에 대해 완벽한 대비가 가능하다고 한 부분도 살펴봤다. 하지만 보장금액이 터무니없이 적었다. 아울러 암 이외의 질병은 특약을 통해서만 보장이 가능했다. 저축기능을 강조하고 보험료를 낮추기 위한 꼼수다.

다시 말해 상담사가 보험가입을 권하기 위해 강조한 ①완벽한 보장 ②저축기능 ③노후대비 등은 모두 과장되거나 허황된 것이다. 상담사는 아마도 해당 보험사가 작성한 판매 원고를 그대로 읽었을 것이다. 아울러 보험사는 소비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으로 판매원고를 작성하는 동시에 보험업법에는 위배되지 않도록 표현들을 바꿨을 것이다.

그런데 이 상품에 가입한 소비자가 향후 해당 상품이 연금이나 저축 목적이 아닌, 보장성보험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해당 보험사에 대한 신뢰는 깨질 것이다. 만약 가입자가 암 확진을 받아 보험금을 수령한다고 해도 신뢰도가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수령한 보험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보험사가 스스로 보험산업의 신뢰도를 저하시키고 있는 셈이다. 신뢰도를 높이려면 제대로 판매해야 한다. 보험사부터 상품에 대한 정확한 안내를 해야 할 것이며, 보험을 판매하는 상담사(보험설계사)에게 제대로 판매교육을 해야 한다.

김승동 뉴스포트 대표


<기고자 소개> 김승동씨는 더벨, 뉴스핌 등에서 보험 전문기자로 일했으며 현재 뉴스포트 대표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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