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외식 물가가 1년 새 7% 가까이나 올랐다. 이는 1998년 4월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장바구니의 부담이 더욱 가중된 가운데 특히 김밥이나 짜장면, 치킨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품목들이 줄줄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포털이 발표한 지난 3월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6% 상승했다. 조사 대상은 39개 품목으로,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외식 품목들이 대다수다. 최근 제너시스 BBQ를 운영하는 윤홍근 회장이 “치킨 가격은 3만원이 돼야 한다”는 발언이 기폭제가 돼 ‘가격 인상’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치킨’ 역시 지난해 대비 8.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치킨 값 2만원 vs 3만원…'가격 인상' 둘러싼 찬반 이슈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교촌치킨과 bhc는 지난해 말 원재료와 물가 인상, 인건비 상승, 배달료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제너시스 BBQ는 당분간 치킨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BBQ 윤홍근 회장이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치킨(가격)은 2만원이 아닌 3만원 정도 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적정 치킨 가격’을 둘러싼 논란에 불을 지폈다. 소비자들은 “치킨 값 2만원도 부담스러운데 3만원 시대가 열리는 것인가”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에 반해 가맹점주들은 “치킨 값 3만원이 돼야 한다는 발언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치킨 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코로나19 이후 원재료 가격의 급등과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 등에 따른 반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치킨의 경우, 원재료 가격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생닭과 식용유, 밀가루 등이 코로나 19 이후 크게 올랐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생계(1㎏) 가격은 2790원으로 10년 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대두유 선물 가격은 파운드 당 79.54센트를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고가로 전년 동월 대비 3배 이상 치솟은 가격이다. 또한 최근 배달 플랫폼을 비롯한 배달 수수료 오름세가 ‘치킨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 돌입하면서 배달앱을 이용한 주문량이 크게 늘었고 배달 의존도가 높아진 점주들의 지출 부담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사진=교촌F&B, bhc, BBQ CI) ■ 배달 플랫폼 의존도 심화…치킨 가격 줄줄이 인상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2017년 2조7325억원이던 배달앱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019년 11월 처음으로 월 1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을 기준을 이전과 이후의 배달앱 이용이 크게 증가한 셈이다. 배달 쏠림 현상이 가중되면서 가맹점들의 배달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와 종속성도 심화되고 있다. 배달 비중을 늘려야 하는 점주들은 배달업체들의 인상 조치를 따를 수밖에 없고 결국 이는 수익 악화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는 최근까지 수수료 개편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2년 간 배달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을 이용한 배달비는 최대 6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해 중소기업벤처부가 발표한 ‘2021년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도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평균 배달비는 건당 3394.3원으로, 2년 만에 무려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전체 매출에서 원재료 가격 다음으로 배달 수수료가 두 번째를 차지하게 되면서 치킨 가격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1만원 초반대였던 치킨 가격은 매년 상승했고 이젠 마리당 2만원이 기본이다. 최근 출시되는 치킨 메뉴들 역시 2만원대를 훌쩍 넘기고 있다. 지난해 말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중 bhc는 6품목을 제외한 전 품목의 가격을 최소 1000원에서 최대 2000원까지 인상했다. 교촌치킨 역시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를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1000원~2000원 올렸다. 평균 가격 인상 폭은 교촌이 8.1%, bhc가 7.8%다. 현재 각 사 기본 후라이드를 비교하면 교촌리얼후라이드는 1만7500원, bhc의 해바라기후라이드는 1만7000원, BBQ의 황금올리브는 1만8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BBQ는 치킨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난 2018년 11월 단독으로 치킨 값을 올리면서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를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이미 인상된 가격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교촌치킨의 경우 29개 메뉴(세트 제외) 중 14개 메뉴가 2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6개 메뉴 이상이 1만9000원~1만9500원으로 2만원에 육박했다. bhc도 50개 중 32개 메뉴가 2만원 대에 판매 되고 있다. BBQ의 경우, 47개 중 15개 메뉴가 2만원 이상이었지만 나머지 메뉴 중 20개가 19000원에서 19500원으로 2만원에 육박했다. 또한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신메뉴 3가지 중 2가지가 2만2000원에 출시됐다. 사실 치킨업체들은 2017년 치킨 값 파동 사태 이후 가격 인상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2017년 BBQ를 시작으로 교촌치킨 등 치킨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치킨업체간 가격인상 담합 조사에 착수했고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일제히 철회한 바 있다. 그동안 원재료 인상, 임금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려다 소비자들의 눈치를 봐오던 업체들은 이젠 ‘배달 수수료 인상’ 앞에서 살 길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배달앱의 수수료 인상 카드를 앞세우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추가 인상이나 신제품 가격 인상 출시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교촌치킨 측은 “수년간 누적된 인건비 상승 및 각종 수수료 부담에 전방위적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며 가맹점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면서 가격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추가 인상과 관련해서는 “신제품 출시는 계획하고 있지만 시점이나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bhc 측도 “배달료가 매우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점주들이 배달 직원을 고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다 건당 4~5000원 이상으로 오르면서 배달비 비중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말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가격은 아직 책정되지 않았다. 앞으로 추가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BBQ 측은 “원재료 상승이 치킨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배달 수수료 영향이 상당히 크다. 매장 부담도 35% 이상으로 비중이 커졌다”면서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배달 플랫폼의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수수료가 가맹점들에게 크게 와 닿는 것은 사실이다. 배달 플랫폼이 없었을 때는 주문 중계 수수료 자체가 없었다가 이후 플랫폼 중계 수수료와 더불어 배달대행 시장이 생기면서 배달대행 수수료까지 늘었다”면서 “기존 비용대비 지출이 증가하는 구조가 되면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3만원 치킨 시대] ① 배달 플랫폼 종속성 심화, 치킨 값 상승 명분 충분

배달앱 음식 서비스 거래액 매년 급증…소상공인 의존도 높아져
업체 "배달 수수료 비중 증가, 가맹점에 부담…가격 인상 불가피"

김명신 기자 승인 2022.04.11 11:28 | 최종 수정 2022.04.11 11:29 의견 0
(사진=연합뉴스)

외식 물가가 1년 새 7% 가까이나 올랐다. 이는 1998년 4월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장바구니의 부담이 더욱 가중된 가운데 특히 김밥이나 짜장면, 치킨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품목들이 줄줄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포털이 발표한 지난 3월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6% 상승했다. 조사 대상은 39개 품목으로,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먹는 외식 품목들이 대다수다.

최근 제너시스 BBQ를 운영하는 윤홍근 회장이 “치킨 가격은 3만원이 돼야 한다”는 발언이 기폭제가 돼 ‘가격 인상’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치킨’ 역시 지난해 대비 8.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치킨 값 2만원 vs 3만원…'가격 인상' 둘러싼 찬반 이슈

국내 대표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교촌치킨과 bhc는 지난해 말 원재료와 물가 인상, 인건비 상승, 배달료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제너시스 BBQ는 당분간 치킨가격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BBQ 윤홍근 회장이 YTN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금 치킨(가격)은 2만원이 아닌 3만원 정도 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적정 치킨 가격’을 둘러싼 논란에 불을 지폈다.

소비자들은 “치킨 값 2만원도 부담스러운데 3만원 시대가 열리는 것인가”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에 반해 가맹점주들은 “치킨 값 3만원이 돼야 한다는 발언은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치킨 가격 인상을 둘러싸고 코로나19 이후 원재료 가격의 급등과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인상 등에 따른 반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치킨의 경우, 원재료 가격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생닭과 식용유, 밀가루 등이 코로나 19 이후 크게 올랐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생계(1㎏) 가격은 2790원으로 10년 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지난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대두유 선물 가격은 파운드 당 79.54센트를 기록했다. 10년 만에 최고가로 전년 동월 대비 3배 이상 치솟은 가격이다.

또한 최근 배달 플랫폼을 비롯한 배달 수수료 오름세가 ‘치킨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 돌입하면서 배달앱을 이용한 주문량이 크게 늘었고 배달 의존도가 높아진 점주들의 지출 부담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사진=교촌F&B, bhc, BBQ CI)


■ 배달 플랫폼 의존도 심화…치킨 가격 줄줄이 인상

통계청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2017년 2조7325억원이던 배달앱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019년 11월 처음으로 월 1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을 기준을 이전과 이후의 배달앱 이용이 크게 증가한 셈이다.

배달 쏠림 현상이 가중되면서 가맹점들의 배달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와 종속성도 심화되고 있다. 배달 비중을 늘려야 하는 점주들은 배달업체들의 인상 조치를 따를 수밖에 없고 결국 이는 수익 악화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는 최근까지 수수료 개편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2년 간 배달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을 이용한 배달비는 최대 6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해 중소기업벤처부가 발표한 ‘2021년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도 사업자들이 부담하는 평균 배달비는 건당 3394.3원으로, 2년 만에 무려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전체 매출에서 원재료 가격 다음으로 배달 수수료가 두 번째를 차지하게 되면서 치킨 가격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1만원 초반대였던 치킨 가격은 매년 상승했고 이젠 마리당 2만원이 기본이다. 최근 출시되는 치킨 메뉴들 역시 2만원대를 훌쩍 넘기고 있다.

지난해 말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중 bhc는 6품목을 제외한 전 품목의 가격을 최소 1000원에서 최대 2000원까지 인상했다. 교촌치킨 역시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를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1000원~2000원 올렸다. 평균 가격 인상 폭은 교촌이 8.1%, bhc가 7.8%다.

현재 각 사 기본 후라이드를 비교하면 교촌리얼후라이드는 1만7500원, bhc의 해바라기후라이드는 1만7000원, BBQ의 황금올리브는 1만8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BBQ는 치킨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지난 2018년 11월 단독으로 치킨 값을 올리면서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를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이미 인상된 가격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교촌치킨의 경우 29개 메뉴(세트 제외) 중 14개 메뉴가 2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6개 메뉴 이상이 1만9000원~1만9500원으로 2만원에 육박했다. bhc도 50개 중 32개 메뉴가 2만원 대에 판매 되고 있다.

BBQ의 경우, 47개 중 15개 메뉴가 2만원 이상이었지만 나머지 메뉴 중 20개가 19000원에서 19500원으로 2만원에 육박했다. 또한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신메뉴 3가지 중 2가지가 2만2000원에 출시됐다.

사실 치킨업체들은 2017년 치킨 값 파동 사태 이후 가격 인상에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2017년 BBQ를 시작으로 교촌치킨 등 치킨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치킨업체간 가격인상 담합 조사에 착수했고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일제히 철회한 바 있다.

그동안 원재료 인상, 임금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려다 소비자들의 눈치를 봐오던 업체들은 이젠 ‘배달 수수료 인상’ 앞에서 살 길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배달앱의 수수료 인상 카드를 앞세우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추가 인상이나 신제품 가격 인상 출시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교촌치킨 측은 “수년간 누적된 인건비 상승 및 각종 수수료 부담에 전방위적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며 가맹점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었다”면서 가격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추가 인상과 관련해서는 “신제품 출시는 계획하고 있지만 시점이나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bhc 측도 “배달료가 매우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면서 “점주들이 배달 직원을 고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인데다 건당 4~5000원 이상으로 오르면서 배달비 비중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달 말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가격은 아직 책정되지 않았다. 앞으로 추가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BBQ 측은 “원재료 상승이 치킨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배달 수수료 영향이 상당히 크다. 매장 부담도 35% 이상으로 비중이 커졌다”면서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배달 플랫폼의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수수료가 가맹점들에게 크게 와 닿는 것은 사실이다. 배달 플랫폼이 없었을 때는 주문 중계 수수료 자체가 없었다가 이후 플랫폼 중계 수수료와 더불어 배달대행 시장이 생기면서 배달대행 수수료까지 늘었다”면서 “기존 비용대비 지출이 증가하는 구조가 되면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증가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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