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저가 브랜드 에뛰드가 이어지는 적자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적 부진에 따른 고강도 체질 개선을 예고한 바 있는 에뛰드가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본격화 하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에서도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디지털화와 사업 효율화에 따른 실적 개선의 효과도 아직이다. 초강수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내 전략통으로 불리는 이창규 대표를 에뛰드 대표로 선임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1056억원으로 5.1% 감소했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화장품업계가 저성장하고 있는 추세지만 에뛰드는 이미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시장에서 순위경쟁에 밀리며 그에 따른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중저가 브랜드 에뛰드가 매장수를 줄이는데 이어 면세점 철수 작업을 시작했다. (사진=에뛰드) ■ 온라인으로 브랜드 강화한다더니…매장 줄이고 가격 올리고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997년 론칭한 브랜드다.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가 최대주주(지분 19.5%)다. 서 씨가 차기 아모레퍼시픽그룹 후계자로 지목되면서 그룹 안팎으로 주목을 받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로드숍의 붐과 맞물려 성장한 에뛰드는 2016년 매출 316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출 하락세를 이어오다 2018년 26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4년째 적자 행보다. 2016년 500개에 달했던 오프라인 매장은 2020년 기준 147개로 줄었다. 중저가 브랜드로서 극심한 저가 세일정책과 코로나19의 장기화, 중국발 악재 등에 따른 매출 하락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화장품 테스트 금지와 재택 근무 등으로 인한 온라인 판매 시장은 크게 확대됐다. 또한 단순히 화장품 브랜드만을 선보이던 로드숍들은 헬스앤뷰티숍으로 전환하면서 중저가 제품 수요를 흡수했다. 로드숍의 플랫폼화를 따라가지 못한 에뛰드를 비롯한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들이 일제히 적자 행보로 매장을 철수하는 반면, 그 빈자리를 채운 CJ올리브영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모레 퍼시픽의 핵심 브랜드들이 선방하고는 있지만 중저가 브랜드들의 이어진 매출 적자로 인해 지난 2020년 실적에서 LG생활건강에게 '뷰티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뼈아픈 현실이다. 올해 실적 전망치에서도 Fn가이드 기준 LG생활건강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증권사 6곳 가운데 3곳이 3300억원대를 예상했다. 그에 반해 아모레퍼시픽은 1000억원대를 전망했다. 실적뿐만 아니라 LG생활건강에 비해 색조 및 기초 등 화장품에 집중돼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에뛰드는 최근 제품 가격을 최대 두 배 인상하고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뛰드는 지난 1일부터 일부 화장품 품목의 가격을 올렸다. 메이크업, 스킨케어, 미용소품 등 무려 38개 제품 가격이 대폭 상향 조정됐다. 이창규 에뛰드 대표 (사진=에뛰드) ■ 이창규 대표 체제 초강수는 ‘매장 철수’ 뿐?…현대면세점만 제외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디지털 전환에 힘쓰며 사업체질개선과 브랜드력 강화에 주력할 것.” 에뛰드는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전략실장(상무)이었던 이창규 대표를 선임하면서 고강도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핵심은 매장 축소와 온라인 중심으로의 재편 등이다. 그 일환으로 에뛰드는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한 이후 국내 주요 매장 축소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에뛰드는 지난 3월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서 철수했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에뛰드 측의 요청으로 지난 3월 매장 개편 때 면세점에서 매장을 철수했다”면서 “계약 만료 시점도 맞물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측 역시 “에뛰드 측의 정책에 따른 요청으로 지난 3월 해당 매장을 철수했다”고 전했다. 롯데면세점 역시 에뛰드 매장 철수와 관련해 논의 중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에뛰드 철수는 브랜드 측의 요청으로 결정됐으며 내부에서 시기를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은 “에뛰드 측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에서는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속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다수 면세점에서 철수한 에뛰드가 현대백화점면세점에서만 운영을 결정한 가운데 이같은 정책 결정과 관련해 에뛰드 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에뛰드가 지난해 5% 남짓으로 적자 폭을 줄인 데에는 점포 감소 효과가 대부분이다. 매장들을 철수하면서 적자 규모가 180억 원에서 96억 원으로 줄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데에는 집중하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에 따른 효과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로드숍을 대표했던 에뛰드는 이제 배달의민족 등 배달플랫폼에 입점하며 온라인 판로 개척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적자 행보 가격 인상으로 돌파?...이창규 대표 체제 ‘글쎄’

4년째 적자 행보 속 국내 주요 면세점 등 매장 철수 확대
이창규 대표 체제로 고강도 체질 개선 예고했지만 또 적자

김명신 기자 승인 2022.04.18 11:30 | 최종 수정 2022.04.18 11:42 의견 0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저가 브랜드 에뛰드가 이어지는 적자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적 부진에 따른 고강도 체질 개선을 예고한 바 있는 에뛰드가 오프라인 매장 철수를 본격화 하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에서도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디지털화와 사업 효율화에 따른 실적 개선의 효과도 아직이다.

초강수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내 전략통으로 불리는 이창규 대표를 에뛰드 대표로 선임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1056억원으로 5.1% 감소했다.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화장품업계가 저성장하고 있는 추세지만 에뛰드는 이미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시장에서 순위경쟁에 밀리며 그에 따른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중저가 브랜드 에뛰드가 매장수를 줄이는데 이어 면세점 철수 작업을 시작했다. (사진=에뛰드)


■ 온라인으로 브랜드 강화한다더니…매장 줄이고 가격 올리고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997년 론칭한 브랜드다. 서경배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가 최대주주(지분 19.5%)다. 서 씨가 차기 아모레퍼시픽그룹 후계자로 지목되면서 그룹 안팎으로 주목을 받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로드숍의 붐과 맞물려 성장한 에뛰드는 2016년 매출 316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매출 하락세를 이어오다 2018년 26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4년째 적자 행보다. 2016년 500개에 달했던 오프라인 매장은 2020년 기준 147개로 줄었다.

중저가 브랜드로서 극심한 저가 세일정책과 코로나19의 장기화, 중국발 악재 등에 따른 매출 하락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화장품 테스트 금지와 재택 근무 등으로 인한 온라인 판매 시장은 크게 확대됐다. 또한 단순히 화장품 브랜드만을 선보이던 로드숍들은 헬스앤뷰티숍으로 전환하면서 중저가 제품 수요를 흡수했다.

로드숍의 플랫폼화를 따라가지 못한 에뛰드를 비롯한 이니스프리 등 아모레퍼시픽 브랜드들이 일제히 적자 행보로 매장을 철수하는 반면, 그 빈자리를 채운 CJ올리브영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모레 퍼시픽의 핵심 브랜드들이 선방하고는 있지만 중저가 브랜드들의 이어진 매출 적자로 인해 지난 2020년 실적에서 LG생활건강에게 '뷰티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뼈아픈 현실이다.

올해 실적 전망치에서도 Fn가이드 기준 LG생활건강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증권사 6곳 가운데 3곳이 3300억원대를 예상했다. 그에 반해 아모레퍼시픽은 1000억원대를 전망했다.

실적뿐만 아니라 LG생활건강에 비해 색조 및 기초 등 화장품에 집중돼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사업 포트폴리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에뛰드는 최근 제품 가격을 최대 두 배 인상하고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뛰드는 지난 1일부터 일부 화장품 품목의 가격을 올렸다. 메이크업, 스킨케어, 미용소품 등 무려 38개 제품 가격이 대폭 상향 조정됐다.

이창규 에뛰드 대표 (사진=에뛰드)

■ 이창규 대표 체제 초강수는 ‘매장 철수’ 뿐?…현대면세점만 제외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디지털 전환에 힘쓰며 사업체질개선과 브랜드력 강화에 주력할 것.”

에뛰드는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 전략실장(상무)이었던 이창규 대표를 선임하면서 고강도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핵심은 매장 축소와 온라인 중심으로의 재편 등이다.

그 일환으로 에뛰드는 대대적인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한 이후 국내 주요 매장 축소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에뛰드는 지난 3월 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서 철수했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에뛰드 측의 요청으로 지난 3월 매장 개편 때 면세점에서 매장을 철수했다”면서 “계약 만료 시점도 맞물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측 역시 “에뛰드 측의 정책에 따른 요청으로 지난 3월 해당 매장을 철수했다”고 전했다.

롯데면세점 역시 에뛰드 매장 철수와 관련해 논의 중이다. 롯데면세점 측은 “에뛰드 철수는 브랜드 측의 요청으로 결정됐으며 내부에서 시기를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백화점면세점 측은 “에뛰드 측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에서는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지속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다수 면세점에서 철수한 에뛰드가 현대백화점면세점에서만 운영을 결정한 가운데 이같은 정책 결정과 관련해 에뛰드 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에뛰드가 지난해 5% 남짓으로 적자 폭을 줄인 데에는 점포 감소 효과가 대부분이다. 매장들을 철수하면서 적자 규모가 180억 원에서 96억 원으로 줄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는 데에는 집중하고 있지만 디지털 전환에 따른 효과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로드숍을 대표했던 에뛰드는 이제 배달의민족 등 배달플랫폼에 입점하며 온라인 판로 개척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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