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은행 맞아요? 사람이 없는데?" 중년의 여성 두분이 마트 옆을 지나다 걸음을 멈추고 기계 앞을 서성인다. 부스 안으로 다가서서 잠시 버튼을 바라보던 이들은 이내 돌아서며 "신기하네, 나중에 한번 와봐야지"하며 걸음을 되돌렸다. (사진=강남터미널 노브랜드 매장 옆에 위치한 국민은행 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 16일 오후, 기자는 국민은행 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을 찾았다. 개점한 지 이제 막 3주차에 접어든 '신생 지점'. 그래서일까. 노란 부스에 시선을 뺏긴 듯 행인들은 가던 길을 멈춰서 "여기가 무슨 은행이냐"고 관심을 보이는 일이 잦았다. 실제 이용하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오후 4시 경이 되자 평균 5~6분에 한명 꼴로 고객들이 지점을 방문했다. 다만 10명 중 9명은 현금 입출금 등을 위한 ATM 사용에 그쳤다. 아직까지 화상상담 등을 통한 추가적인 업무 처리 규모는 제한적이다. 김 모씨(38)는 "출퇴근을 위해 고속터미널역을 매일 이용하는데 여기가 생긴 걸 알고 지난 주에도 한번 현금 출금을 위해 이용했다"고 했다. 그는 "화상상담 창구를 보긴 했지만 문을 열고 선뜻 들어가보진 않았다"며 "나중에 상담 등이 추가로 필요해지면 들러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사진=왼쪽부터 화상상담 창구, ATM, STM이 나란히 설치돼 있다) 이 지점에 입점 돼 있는 기계는 총 3대. ATM을 포함해 입출금통장 신규발급, 통장 및 인감분실 재발행, 체크카드 신규 및 재발급, 바이오정보 등록 등 창구업무까지 가능한 STM(스마트텔러머신)과 신용대출 상담, 예적금 및 인터넷 뱅킹 등 화상 상담 전용 창구가 그것. 특히 카드나 통장 없이 신원을 확인해 입출금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바이오정보 등록은 지금까지 창구를 방문해야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 지점의 STM에서도 가능해 고객 편의 측면에서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자가 머무는 약 2시간 동안 화상상담과 STM 등을 이용한 고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기계 사용에 대한 부담감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STM 업무 처리시 신분증을 투입해 바로 신원확인이 가능하다.) OTP 카드 재발급을 하고 싶다던 김 모씨(67)는 몇번 화면을 터치하다가 "아무래도 기계로 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지점을 가야할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그런가 하면 통장 이월재발행 업무를 마친 황 모씨(41)는 "생각보다 쾌적하고 비대면임에도 불구하고 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 원하던 업무를 볼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은행에 가면 창구에 대기가 너무 길어서 불편한데 여기에서 간단하게 업무를 처리하기에는 적당하다"며 "앞으로도 이용할 것 같다"고 했다. 예금 상담을 받았다는 신 모씨(29)는 "비대면이어서 조금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ISA도 궁금했는데 여기서는 제한된다고 하고 상담 과정 중에 신분증을 확인하는 절차에서 오류가 나서 다시 시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했다. (사진=화상상담 창구에서 '상담시작' 버튼을 누르면 상담원과 연결 후 해당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실제 업무 초기인 만큼 일부 업무는 오류 발생 등으로 인해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일도 벌어졌다. 기자가 신규 통장 개설을 위해 화상으로 상담원 연결 등 필요 절차를 모두 마쳤지만 통장 발급 직전 '거래가 불가능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상담원의 권유에 재시도 했지만 역시 불발됐고 연결 중이던 상담원은 "왜 오류가 나는지 모르겠다"며 거듭 사과를 전했다. 10여분에 걸쳐 시도했음에도 오류 발생시 코드 등이 명시되지 않아 상담원도 이용자도 원인을 모르는 채 포기해야 했다. 그런가 하면 적금 가입을 시도하던 한 고객은 신분증을 통한 신원 확인 과정에서 국민은행이 발송한 링크를 눌러도 연결이 되지 않아 수차례 시도를 해야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에러가 발생하는 부분의 경우 계속 보완하고 업데이트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KB디지털뱅크 가보니] “여기 은행 맞아?”...‘호불호’ 갈렸다

"생각보다 쾌적하고 실용적…대기 없이 만족"
'업무 제한', '오류 발생' 등 한계도...고령층엔 아쉬움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5.17 15:17 | 최종 수정 2022.05.17 17:10 의견 0

"여기가 은행 맞아요? 사람이 없는데?"

중년의 여성 두분이 마트 옆을 지나다 걸음을 멈추고 기계 앞을 서성인다. 부스 안으로 다가서서 잠시 버튼을 바라보던 이들은 이내 돌아서며 "신기하네, 나중에 한번 와봐야지"하며 걸음을 되돌렸다.

(사진=강남터미널 노브랜드 매장 옆에 위치한 국민은행 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

16일 오후, 기자는 국민은행 디지털뱅크 NB강남터미널점을 찾았다. 개점한 지 이제 막 3주차에 접어든 '신생 지점'. 그래서일까. 노란 부스에 시선을 뺏긴 듯 행인들은 가던 길을 멈춰서 "여기가 무슨 은행이냐"고 관심을 보이는 일이 잦았다.

실제 이용하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오후 4시 경이 되자 평균 5~6분에 한명 꼴로 고객들이 지점을 방문했다.

다만 10명 중 9명은 현금 입출금 등을 위한 ATM 사용에 그쳤다. 아직까지 화상상담 등을 통한 추가적인 업무 처리 규모는 제한적이다. 김 모씨(38)는 "출퇴근을 위해 고속터미널역을 매일 이용하는데 여기가 생긴 걸 알고 지난 주에도 한번 현금 출금을 위해 이용했다"고 했다. 그는 "화상상담 창구를 보긴 했지만 문을 열고 선뜻 들어가보진 않았다"며 "나중에 상담 등이 추가로 필요해지면 들러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사진=왼쪽부터 화상상담 창구, ATM, STM이 나란히 설치돼 있다)

이 지점에 입점 돼 있는 기계는 총 3대. ATM을 포함해 입출금통장 신규발급, 통장 및 인감분실 재발행, 체크카드 신규 및 재발급, 바이오정보 등록 등 창구업무까지 가능한 STM(스마트텔러머신)과 신용대출 상담, 예적금 및 인터넷 뱅킹 등 화상 상담 전용 창구가 그것. 특히 카드나 통장 없이 신원을 확인해 입출금 등을 처리할 수 있는 바이오정보 등록은 지금까지 창구를 방문해야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 지점의 STM에서도 가능해 고객 편의 측면에서 호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자가 머무는 약 2시간 동안 화상상담과 STM 등을 이용한 고객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기계 사용에 대한 부담감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STM 업무 처리시 신분증을 투입해
바로 신원확인이 가능하다.)

OTP 카드 재발급을 하고 싶다던 김 모씨(67)는 몇번 화면을 터치하다가 "아무래도 기계로 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지점을 가야할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그런가 하면 통장 이월재발행 업무를 마친 황 모씨(41)는 "생각보다 쾌적하고 비대면임에도 불구하고 은행 창구에 가지 않고 원하던 업무를 볼 수 있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은행에 가면 창구에 대기가 너무 길어서 불편한데 여기에서 간단하게 업무를 처리하기에는 적당하다"며 "앞으로도 이용할 것 같다"고 했다.

예금 상담을 받았다는 신 모씨(29)는 "비대면이어서 조금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ISA도 궁금했는데 여기서는 제한된다고 하고 상담 과정 중에 신분증을 확인하는 절차에서 오류가 나서 다시 시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했다.

(사진=화상상담 창구에서 '상담시작' 버튼을 누르면 상담원과 연결 후 해당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실제 업무 초기인 만큼 일부 업무는 오류 발생 등으로 인해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일도 벌어졌다.

기자가 신규 통장 개설을 위해 화상으로 상담원 연결 등 필요 절차를 모두 마쳤지만 통장 발급 직전 '거래가 불가능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상담원의 권유에 재시도 했지만 역시 불발됐고 연결 중이던 상담원은 "왜 오류가 나는지 모르겠다"며 거듭 사과를 전했다. 10여분에 걸쳐 시도했음에도 오류 발생시 코드 등이 명시되지 않아 상담원도 이용자도 원인을 모르는 채 포기해야 했다.

그런가 하면 적금 가입을 시도하던 한 고객은 신분증을 통한 신원 확인 과정에서 국민은행이 발송한 링크를 눌러도 연결이 되지 않아 수차례 시도를 해야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에러가 발생하는 부분의 경우 계속 보완하고 업데이트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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