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다올투자증권) 'KTB' 이름을 떼어낸 다올투자증권에서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 과거 자신이 창립했던 부동산신탁사에서 사용했던 '다올'이란 이름을 부활시킨 것 역시 이 회장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또 한번 성공을 이뤄내겠다는 선전포고로 읽힌다. 위기에서 늘 기회를 만들어왔던 성공신화의 주역들이 존재해왔듯 증시 침체로 인한 부침이 심해진 지금, 이 회장이 위기 국면을 십분활용해 금융투자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3억원으로 증권사로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연간 이익을 뛰어넘는 수준(675억원)을 기록,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중 IB 관련 수익은 693억원으로 압도적이다. 전분기 및 전년동기대비 각각 54.5%, 47.4% 늘어난 규모로 브로커리지, 운용손익, 이자손익 등을 모두 합친 규모(398억원)보다도 훨씬 높다. 사실상 부동산 투자를 통해 거둔 수익이 회사 전체 성과를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수수료손익(867억원)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 이병철 회장, 실무진과 회의부터 세부 내역 검토까지 다올투자증권의 이 같은 실적 개선 요인을 두고 회사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남다른 전문성을 꼽는다. 다올투자증권 IB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부동산 분야에서 독보적인 수준의 전문성을 지닌 만큼 PF 관련 업무에 대해서는 애정을 갖고 검토에서 최종 단계까지 직접 챙긴다"며 "진행하는 딜들에 대해 함께 회의하고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검토에 참여하는 등 이 회장 영향력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 평소 현장 경영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은 PF 부문에서 진행되는 딜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직원들과 격의없이 의견을 묻고 다양한 조언을 하는 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관련 딜의 구조 및 수익 등 실적 현황까지 모두 인지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기울인다. 이 회장은 다올금융그룹의 전신인 KTB에 합류하던 당시 "현재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전략 아래 PF를 중심으로 한 IB 경쟁력 제고에 집중해왔다. 특히 지난해 말 부동산 PF 부문 강화를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기존 15개였던 팀을 25개로 늘리고 투자금융본부와 종합투자본부를 부문으로 승격시키기도. 팀을 세분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팀장급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직원들이 책임감과 전문성을 갖고 일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실제 동기간 IB딜이 전분기 대비 33% 증가하는가 하면 수수료 10억원 이상 딜도 89% 증가하는 성장을 달성했다. 이 같은 효과로 순영업수익 내 IB 비중은 52%까지 늘어난 상태.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진행할 수 있는 딜 규모는 한계가 있지만 건수로는 상당히 많은 수준"이라며 "중소형사의 특성상 후순위 중심 딜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칫 리스크로 번질 우려도 있지만 이 회장이 이러한 리스크를 누구보다 강조하기 때문에 직원들 역시 가이드라인 내에서 많은 딜을 하려고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자료=다올투자증권 분기 실적 보고서) ■ 2024년까지 1.5조 자기자본 확대…PF 경쟁력 압세울 것 업계 일각에서는 다올투자증권의 탄탄한 성장세를 두고 '넥스트 메리츠'란 말도 나온다. 지난해말 기준 자기자본 6615억원에 불과하지만 추가 자본 확충시 수익 규모 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앞서 증권업계 PF부문의 강자로 꼽히는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0년 당시 5295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을 12년간 10배 이상 불리며 최고의 성장을 일궈냈다. 아이템투자증권 합병과 메리츠캐피탈 인수, 전환상환우선주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확대한 자기자본을 십분활용, 지난 1분기 기준 전 증권사 중 최고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회장 역시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점프업 2024'를 제시하며 오는 2024년까지 자기자본 1조5000억원 규모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올저축은행, 다올신용정보, 다올자산운용 등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다올투자증권의 성장은 필수 조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 입장에서 기업을 성장시키면서 본인의 경쟁력을 십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며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이 주식투자 분야의 강자였다면 이 회장은 국내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최초'의 역사를 써온 만큼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워가는 과정에서 PF 중심의 경쟁력을 성장 엔진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올투자증권은 IB부문이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로서 향후 다양한 자회사를 통한 수익다변화 및 성장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최근 신용등급 상향 및 과거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통한 IB부문 영업기반 확대로 향후 IB부문 경쟁력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봤다.

위기속 다올의 변신, ‘이병철 매직’ 통할까

다올증권, PF 경쟁력으로 10대 증권사 도약 비전
자회사들 통한 수익다변화 등 시너지 기대감
"주식에 박현주 있다면 부동산 산증인 이병철"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6.14 11:01 | 최종 수정 2022.06.14 14:38 의견 0
(사진=다올투자증권)

'KTB' 이름을 떼어낸 다올투자증권에서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의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 과거 자신이 창립했던 부동산신탁사에서 사용했던 '다올'이란 이름을 부활시킨 것 역시 이 회장이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또 한번 성공을 이뤄내겠다는 선전포고로 읽힌다.

위기에서 늘 기회를 만들어왔던 성공신화의 주역들이 존재해왔듯 증시 침체로 인한 부침이 심해진 지금, 이 회장이 위기 국면을 십분활용해 금융투자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23억원으로 증권사로 전환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연간 이익을 뛰어넘는 수준(675억원)을 기록,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중 IB 관련 수익은 693억원으로 압도적이다. 전분기 및 전년동기대비 각각 54.5%, 47.4% 늘어난 규모로 브로커리지, 운용손익, 이자손익 등을 모두 합친 규모(398억원)보다도 훨씬 높다. 사실상 부동산 투자를 통해 거둔 수익이 회사 전체 성과를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 수수료손익(867억원)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 이병철 회장, 실무진과 회의부터 세부 내역 검토까지

다올투자증권의 이 같은 실적 개선 요인을 두고 회사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남다른 전문성을 꼽는다. 다올투자증권 IB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이 부동산 분야에서 독보적인 수준의 전문성을 지닌 만큼 PF 관련 업무에 대해서는 애정을 갖고 검토에서 최종 단계까지 직접 챙긴다"며 "진행하는 딜들에 대해 함께 회의하고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검토에 참여하는 등 이 회장 영향력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 평소 현장 경영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은 PF 부문에서 진행되는 딜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직원들과 격의없이 의견을 묻고 다양한 조언을 하는 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관련 딜의 구조 및 수익 등 실적 현황까지 모두 인지하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기울인다.

이 회장은 다올금융그룹의 전신인 KTB에 합류하던 당시 "현재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전략 아래 PF를 중심으로 한 IB 경쟁력 제고에 집중해왔다. 특히 지난해 말 부동산 PF 부문 강화를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기존 15개였던 팀을 25개로 늘리고 투자금융본부와 종합투자본부를 부문으로 승격시키기도. 팀을 세분화하면서 자연스럽게 팀장급이 증가했고 이로 인해 직원들이 책임감과 전문성을 갖고 일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실제 동기간 IB딜이 전분기 대비 33% 증가하는가 하면 수수료 10억원 이상 딜도 89% 증가하는 성장을 달성했다. 이 같은 효과로 순영업수익 내 IB 비중은 52%까지 늘어난 상태.

또 다른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진행할 수 있는 딜 규모는 한계가 있지만 건수로는 상당히 많은 수준"이라며 "중소형사의 특성상 후순위 중심 딜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자칫 리스크로 번질 우려도 있지만 이 회장이 이러한 리스크를 누구보다 강조하기 때문에 직원들 역시 가이드라인 내에서 많은 딜을 하려고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자료=다올투자증권 분기 실적 보고서)


■ 2024년까지 1.5조 자기자본 확대…PF 경쟁력 압세울 것

업계 일각에서는 다올투자증권의 탄탄한 성장세를 두고 '넥스트 메리츠'란 말도 나온다. 지난해말 기준 자기자본 6615억원에 불과하지만 추가 자본 확충시 수익 규모 가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앞서 증권업계 PF부문의 강자로 꼽히는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0년 당시 5295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을 12년간 10배 이상 불리며 최고의 성장을 일궈냈다. 아이템투자증권 합병과 메리츠캐피탈 인수, 전환상환우선주 및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확대한 자기자본을 십분활용, 지난 1분기 기준 전 증권사 중 최고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회장 역시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 '점프업 2024'를 제시하며 오는 2024년까지 자기자본 1조5000억원 규모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올저축은행, 다올신용정보, 다올자산운용 등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다올투자증권의 성장은 필수 조건.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 입장에서 기업을 성장시키면서 본인의 경쟁력을 십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며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이 주식투자 분야의 강자였다면 이 회장은 국내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최초'의 역사를 써온 만큼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워가는 과정에서 PF 중심의 경쟁력을 성장 엔진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올투자증권은 IB부문이 특화된 중소형 증권사로서 향후 다양한 자회사를 통한 수익다변화 및 성장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최근 신용등급 상향 및 과거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통한 IB부문 영업기반 확대로 향후 IB부문 경쟁력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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