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년짝 3,4호기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 조감도 (자료=삼성물산) 건설업계 상반기 해외수주 성적표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푼 국내 수주 상황과 달리 해외 수주는 뒷걸음질을 쳤다. 신시장개척과 원전 사업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지만 중동 시장에서의 계속된 부진은 걱정거리다. 4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20억9431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8% 가량 감소한 수치이다. 해외건설 수주 실적 하락은 중동시장에서 부진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건설업계는 올해 중동에서 29억214만달러를 새롭게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동시장에서 41억2794만달러의 수주고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30% 가량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에도 전체 중동 지역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16% 감소하는 등 전통적인 건설업계 텃밭이었던 중동 지역에서 수주가 계속해서 흔들리는 모습이다. 중동지역에서 부진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올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력에서 벗어나 수주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던 탓이다. 특히 고유가 상황에 따라 발주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지만 여전히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끊기는 등 주요 발주처들이 소극적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중동에서 수주는 감소했으나 아시아 시장이 해외 수주 텃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아시아 지역 해외건설 수주는 62억3830만달러로 지난해(64억6438만달러) 상반기 대비 3% 감소한 수준이다. 이외에 유럽과 아프리카에서의 성장세도 돋보였다. 유럽에서는 23억2269만달러의 수주액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19억9512만달러를 거둬들인 것에 비해 16% 증가했다. 아프리카 시장은 2억3511만달러로 전년(1억2570만달러) 동기 대비 87% 늘었다. 태평양·북미지역 수주액은 2억150만달러로 지난해(15억1167만달러) 동기 대비 85% 급감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국제유가 상승·원전 확대, 반전 여력 충분 상반기 수주 부진에도 장밋빛 전망은 나온다. 고유가 상황 지속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다.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올상반기 평균 101.8달러로 1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60%가량 올랐다. 유가 상승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 여건이 튼튼해진다면 대규모 발주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도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64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인프라 사업인 '네옴시티(NEOM)'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옴시티(NEOM)'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부지에 서울의 44배 면적 미래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국내 삼성·현대차 그룹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삼성물산·현대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10억달러 규모의 네옴 시티 ‘더 라인’의 터널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주처 요청에 따라 입찰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어 정확한 수주 상황은 알 수 없다. 현대건설은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발주처와의 경영상 비밀 유지 협의에 따라 상세한 사항은 추후 재공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규모 원전사업도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프로젝트 수주전에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민관 합동으로 ‘팀코리아’를 꾸려 참여했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총 8조원을 들여 1000~1200MW급 원전 1기 건설에 나섰다. ■ 상반기 해외 수주 견인 삼성家 국내 건설사 중 올 상반기 해외 수주 왕좌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지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총 수주액 16억8608만달러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주요 수주 프로젝트는 ▲발틱 에탄그래커 설계 및 조달 프로젝트 ▲텍사스 LNG 프로젝트 Pre-FID Engineering 등이다. 삼성물산은 16억8242만달러를 상반기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주요 수주 사업은 베트남 연짝 3호 및 4호 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가 있다. 롯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손을 잡고 인도네시아 찔레곤 지역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품에 안으면서 해외 수주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건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4억2147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7539만달러) 대비 두 배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동일한 프로젝트를 수주한 현대엔지니어링은 12억9812억 달러를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9억6897만달러로 5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41.7% 줄어든 금액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고는 있지만 중동 국가들이 여전히 코로나19 이후의 불확실성 등에 대비하기 위해 상반기까지는 대형 프로젝트 발주에 조심스러워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발주처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상반기 결산] 중동 지고 아시아 뜨고…해외수주 기대·우려 교차

-올해 상반기 해외 수주 중동 급감…아시아 지역은 수주 선방
-하반기부터 대형 글로벌 원전 사업 수주전 외에도 중동 발주처 움직임 기대

정지수 기자 승인 2022.07.04 11:07 의견 0
베트남 년짝 3,4호기 복합화력발전 프로젝트 조감도 (자료=삼성물산)

건설업계 상반기 해외수주 성적표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최대 실적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푼 국내 수주 상황과 달리 해외 수주는 뒷걸음질을 쳤다. 신시장개척과 원전 사업 수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지만 중동 시장에서의 계속된 부진은 걱정거리다.

4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20억9431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8% 가량 감소한 수치이다.

해외건설 수주 실적 하락은 중동시장에서 부진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건설업계는 올해 중동에서 29억214만달러를 새롭게 수주했다. 지난해 상반기 중동시장에서 41억2794만달러의 수주고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30% 가량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에도 전체 중동 지역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16% 감소하는 등 전통적인 건설업계 텃밭이었던 중동 지역에서 수주가 계속해서 흔들리는 모습이다.

중동지역에서 부진이 더욱 뼈아픈 이유는 올해부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력에서 벗어나 수주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던 탓이다. 특히 고유가 상황에 따라 발주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지만 여전히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끊기는 등 주요 발주처들이 소극적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중동에서 수주는 감소했으나 아시아 시장이 해외 수주 텃밭으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아시아 지역 해외건설 수주는 62억3830만달러로 지난해(64억6438만달러) 상반기 대비 3% 감소한 수준이다.

이외에 유럽과 아프리카에서의 성장세도 돋보였다. 유럽에서는 23억2269만달러의 수주액을 확보하면서 지난해 19억9512만달러를 거둬들인 것에 비해 16% 증가했다. 아프리카 시장은 2억3511만달러로 전년(1억2570만달러) 동기 대비 87% 늘었다.

태평양·북미지역 수주액은 2억150만달러로 지난해(15억1167만달러) 동기 대비 85% 급감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국제유가 상승·원전 확대, 반전 여력 충분

상반기 수주 부진에도 장밋빛 전망은 나온다. 고유가 상황 지속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중동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다. 국제유가(두바이유)는 올상반기 평균 101.8달러로 1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60%가량 올랐다.

유가 상승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 여건이 튼튼해진다면 대규모 발주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도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는 64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인프라 사업인 '네옴시티(NEOM)'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옴시티(NEOM)'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부지에 서울의 44배 면적 미래도시를 짓는 사업이다. 국내 삼성·현대차 그룹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삼성물산·현대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10억달러 규모의 네옴 시티 ‘더 라인’의 터널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주처 요청에 따라 입찰이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어 정확한 수주 상황은 알 수 없다.

현대건설은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공시를 통해 “발주처와의 경영상 비밀 유지 협의에 따라 상세한 사항은 추후 재공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규모 원전사업도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 확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체코 원전 프로젝트 수주전에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민관 합동으로 ‘팀코리아’를 꾸려 참여했다.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총 8조원을 들여 1000~1200MW급 원전 1기 건설에 나섰다.

■ 상반기 해외 수주 견인 삼성家

국내 건설사 중 올 상반기 해외 수주 왕좌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지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총 수주액 16억8608만달러로 1위 자리에 올랐다. 주요 수주 프로젝트는 ▲발틱 에탄그래커 설계 및 조달 프로젝트 ▲텍사스 LNG 프로젝트 Pre-FID Engineering 등이다.

삼성물산은 16억8242만달러를 상반기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주요 수주 사업은 베트남 연짝 3호 및 4호 복합화력 발전 프로젝트가 있다.

롯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손을 잡고 인도네시아 찔레곤 지역에 초대형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품에 안으면서 해외 수주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건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4억2147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7539만달러) 대비 두 배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동일한 프로젝트를 수주한 현대엔지니어링은 12억9812억 달러를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9억6897만달러로 5위에 올랐다. 전년 대비 41.7% 줄어든 금액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유가가 오르고는 있지만 중동 국가들이 여전히 코로나19 이후의 불확실성 등에 대비하기 위해 상반기까지는 대형 프로젝트 발주에 조심스러워했다"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발주처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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