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에 나서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경고는 물론, 과도한 대출 부담에 따른 부실 리스크까지 우려되면서 금융권의 고민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사진=연합뉴스) ■ 코픽스 2% 임박…"대출이자 비용 증가 불가피"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4대 은행의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연 4.39~5.47%로 집계됐다. 전세대출 금리는 연 3.42~6.086% 수준이다. 여기에 전일 이뤄진 한국은행의 '빅스텝'에 대한 상승폭이 반영될 경우 전세대출 기준 최상단선은 7%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 15일 발표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2%를 넘어설 전망이다. 코픽스가 2%선을 돌파하는 것은 지난 2018년 12월 이후 3년6개월만에 처음으로 연내 3%대도 가능하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A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상승한 만큼 자금조달비용을 감안한 대출금리 역시 연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어떤 형태의 대출이든 이자비용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료=네이버 캡처) ■ 서늘한 여신시장, 취약차주 부실 우려도 은행들은 금리인상분 반영을 놓고 복잡한 셈법에 고민이 깊어진다. 기업·가계 대출 부실 발생 리스크와 대출규모 축소에 따른 수익성 감소, 여기에 당국의 ‘이자장사’ 비판에 따른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가게 대출이자 부담은 연간 6조4000억원, 1인당 이자 부담액은 연평균 32만2000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역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시 대기업은 1조1000억원, 중소기업은 2조8000억원의 비용 부담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은 전일 성명서를 통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기업들 금융부담 급증이 투자활동 위축은 물론 민간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선 A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반영은 은행이 결정하는 ‘알파값’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한 충격을 완화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도 “여신 규모가 지속적인 감소 추세고 취약차주들의 부실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예대금리차에 대해 내부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B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 관련 당국의 경고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무턱대로 마진을 크게 줄이는 것은 수익성 감소 등 현실적 무리도 따른다”며 “은행 차원에서 속도 조절도 고민하겠지만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마련될지 등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 대출금리 인상 앞두고 ‘복잡한 속내’

연말까지 금리인상기조 유지시 이자 부담 가중 커져
"취약차주 지원 방안 등 고민…정책적 지원도 지켜봐야"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7.14 14:59 의견 0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에 나서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경고는 물론, 과도한 대출 부담에 따른 부실 리스크까지 우려되면서 금융권의 고민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사진=연합뉴스)


■ 코픽스 2% 임박…"대출이자 비용 증가 불가피"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4대 은행의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는 연 4.39~5.47%로 집계됐다. 전세대출 금리는 연 3.42~6.086% 수준이다.

여기에 전일 이뤄진 한국은행의 '빅스텝'에 대한 상승폭이 반영될 경우 전세대출 기준 최상단선은 7%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 15일 발표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2%를 넘어설 전망이다. 코픽스가 2%선을 돌파하는 것은 지난 2018년 12월 이후 3년6개월만에 처음으로 연내 3%대도 가능하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A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상승한 만큼 자금조달비용을 감안한 대출금리 역시 연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어떤 형태의 대출이든 이자비용 부담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료=네이버 캡처)


■ 서늘한 여신시장, 취약차주 부실 우려도

은행들은 금리인상분 반영을 놓고 복잡한 셈법에 고민이 깊어진다. 기업·가계 대출 부실 발생 리스크와 대출규모 축소에 따른 수익성 감소, 여기에 당국의 ‘이자장사’ 비판에 따른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상승할 때마다 가게 대출이자 부담은 연간 6조4000억원, 1인당 이자 부담액은 연평균 32만2000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역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시 대기업은 1조1000억원, 중소기업은 2조8000억원의 비용 부담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은 전일 성명서를 통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기업들 금융부담 급증이 투자활동 위축은 물론 민간소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선 A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반영은 은행이 결정하는 ‘알파값’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한 충격을 완화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도 “여신 규모가 지속적인 감소 추세고 취약차주들의 부실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예대금리차에 대해 내부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B은행 관계자는 “예대마진 관련 당국의 경고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무턱대로 마진을 크게 줄이는 것은 수익성 감소 등 현실적 무리도 따른다”며 “은행 차원에서 속도 조절도 고민하겠지만 추가적인 정책 지원이 마련될지 등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