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에너지) 정유 4사가 올해 2분기 고유가 영향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여파로 글로벌 수급 불균형이 생기면서 유가가 치솟았고 이로 인해 정제마진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고 있어 국제 유가 하락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재고이익이 손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나온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엔 실적 하락이 전망된다. ■ 2분기 조단위 영업익 달성한 정유사들 1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S-OIL(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GS칼텍스 등 국내 정유4사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는 비상장사로 GS그룹의 8월 중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지만 나머지 정유 3사와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전날 2분기 실적을 공시한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19조9053억원, 영업이익 2조32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6.8%와 318.9%가 올랐다. 앞서 최대 실적을 달성한 1분기 매출액 16조2615억원, 영업이익 1조6491억원보다 크게 앞선 실적을 냈다. 에쓰오일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4424억원, 영업이익 1조722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70.5%, 영업이익 201.6%가 증가한 실적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만 3조원을 넘게 벌어들였다. 현대오일뱅크도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연결기준 올 2분기 매출 8조8008억원, 영업이익 1조3703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지난달 29일 현대중공업그룹 공시와 함께 발표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78%, 영업이익 415.8%가 상승한 기록이다. GS칼텍스는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를 넘어서거나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S-OIL 본사 (사진=S-OIL) ■ 역대급 실적에 정유사 “수출 증가·정제마진 강세 덕분” 정유사들의 역대급 실적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공급 불안으로 줄었던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출 물량이 증가했고 정제마진 개선으로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과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석유제품 수요증가로 정제마진이 개선됐다”며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사업 재고관련 이익 증가, 설비운영 최적화 등이 손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들어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의 주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정제마진이 초강세로 이어진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유가 상황과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 차질로 인해서다. 에쓰오일 측은 2분기 매출 증가와 관련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판매가 상승으로 정제마진 강세가 확대됐고, 석유화학 흑자전환과 윤활 이익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도 반도체 다음으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은 279억5600만 달러(약 36조6810억원) 규모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6%나 대폭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선 셈이다. GS칼텍스 (사진=GS칼텍스) ■ 하반기, 국제유가 ‘안정세’…정제마진 ‘하락’ 전망 정유 업계는 정제마진의 지속적인 급락으로 하반기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기준 정제마진은 3.9달러로 연중 최저치다. 지난달 21일 30.49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6.69달러나 급락했다. 한 달 사이에 최고와 최저를 찍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실적을 좌우한다. 정유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정제마진이 4~5달러 이상이면 수익을, 이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아가면서 정제마진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에 따라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고유가를 기록하면서 정제마진도 덩달아 급상승했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와 코로나19 변이 확산으로 인한 재유행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약 127달러까지 올랐지만 최근 100달러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유(WTI)와 브렌트유도 배럴당 약 100달러 내외로 점차 떨어지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 업계가 고유가와 세계적 석유 수급 불안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품 공급으로 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수익성 높은 해외 시장에 적극 수출을 했다”면서 “하반기에는 수출 시장 불확실성 요소가 상반기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제 역량을 바탕으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해 수출 지역 다변화로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 4사, 2분기 최대 실적 달성…하반기 실적 전망 ‘먹구름’

국내 정유사들, 2분기 조단위 영업익 달성
정제마진 강세 덕분…“수출, 반도체 다음 높아”
국제유가·정제마진 ‘하향’…하반기 실적도 ‘하락’ 전망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8.01 13:55 | 최종 수정 2022.08.01 15:40 의견 0
울산광역시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 전경 (사진=SK에너지)


정유 4사가 올해 2분기 고유가 영향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여파로 글로벌 수급 불균형이 생기면서 유가가 치솟았고 이로 인해 정제마진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줄고 있어 국제 유가 하락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재고이익이 손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나온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엔 실적 하락이 전망된다.

■ 2분기 조단위 영업익 달성한 정유사들

1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S-OIL(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GS칼텍스 등 국내 정유4사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GS칼텍스는 비상장사로 GS그룹의 8월 중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될 예정이지만 나머지 정유 3사와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

전날 2분기 실적을 공시한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19조9053억원, 영업이익 2조32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6.8%와 318.9%가 올랐다. 앞서 최대 실적을 달성한 1분기 매출액 16조2615억원, 영업이익 1조6491억원보다 크게 앞선 실적을 냈다.

에쓰오일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4424억원, 영업이익 1조7220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70.5%, 영업이익 201.6%가 증가한 실적이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만 3조원을 넘게 벌어들였다.

현대오일뱅크도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연결기준 올 2분기 매출 8조8008억원, 영업이익 1조3703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지난달 29일 현대중공업그룹 공시와 함께 발표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78%, 영업이익 415.8%가 상승한 기록이다.

GS칼텍스는 아직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를 넘어서거나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S-OIL 본사 (사진=S-OIL)


■ 역대급 실적에 정유사 “수출 증가·정제마진 강세 덕분”

정유사들의 역대급 실적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공급 불안으로 줄었던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출 물량이 증가했고 정제마진 개선으로 이어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과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석유제품 수요증가로 정제마진이 개선됐다”며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사업 재고관련 이익 증가, 설비운영 최적화 등이 손익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들어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 개선의 주요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정제마진이 초강세로 이어진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고유가 상황과 글로벌 석유제품 수급 차질로 인해서다. 에쓰오일 측은 2분기 매출 증가와 관련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판매가 상승으로 정제마진 강세가 확대됐고, 석유화학 흑자전환과 윤활 이익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도 반도체 다음으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은 279억5600만 달러(약 36조6810억원) 규모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6%나 대폭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선 셈이다.

GS칼텍스 (사진=GS칼텍스)


■ 하반기, 국제유가 ‘안정세’…정제마진 ‘하락’ 전망

정유 업계는 정제마진의 지속적인 급락으로 하반기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기준 정제마진은 3.9달러로 연중 최저치다. 지난달 21일 30.49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6.69달러나 급락했다. 한 달 사이에 최고와 최저를 찍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실적을 좌우한다. 정유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정제마진이 4~5달러 이상이면 수익을, 이하면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아가면서 정제마진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이에 따라 정유사들의 하반기 실적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고유가를 기록하면서 정제마진도 덩달아 급상승했다. 하지만 경기침체 우려와 코로나19 변이 확산으로 인한 재유행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약 127달러까지 올랐지만 최근 100달러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서부텍사스유(WTI)와 브렌트유도 배럴당 약 100달러 내외로 점차 떨어지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정유 업계가 고유가와 세계적 석유 수급 불안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품 공급으로 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수익성 높은 해외 시장에 적극 수출을 했다”면서 “하반기에는 수출 시장 불확실성 요소가 상반기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제 역량을 바탕으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해 수출 지역 다변화로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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