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증시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금리 인상과 물가 안정을 두고 단호하게 내보인 매파적 발언이 불러온 파장에 국내 증시가 개장과 동시에 2%대 낙폭을 연출 중이다. 증시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9시 2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9%, 56.70포인트 하락한 2424.33을 기록 중이다. 개장과 함께 낙폭을 확대한 증시는 시가총액 상위주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종목들이 온통 파란불로 뒤덮인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2%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 2.84%, LG화학 2.92%, 현대차 2.84%, 카카오 4.08% 등이 일제히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일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하고 주식 비중을 줄이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통화긴축 환경에서 성과가 좋지 않은 성장주의 비중을 과감하게 줄이고 방어 업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가안정이란 단일 목표에 추점을 맞춘 파월 의장이 한 치의 통화완화 기대도 시장에 주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더 높은 금리와 성장세 둔화, 약화한 고용시장 여건은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겠지만 동시에 가계와 기업에 얼마간의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당분간 시장이 냉각된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그간 주가 변동성이 낮게 유지되는 등 지수 등락이 크지 않았던 상황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다시 확인됐기에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며 “최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진행됐으나 앞으로 그 강도가 약해지거나 방향성이 반대로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당장 이번 주 금요일 미국 고용보고서가 발표되기 전까지 금리 상승에 취약한 업종은 피하면서 매크로에 무관한 업종 중심으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방산, 조선, 음식료, 원전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 시장에서도 연말 금리 전망치 변동에 따른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사적 교훈을 반영해 금번 인상 사이클 종료 이후 상당기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처음으로 소프트 랜딩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는 사실상 명시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채권 시장 시사점은 의도된 정책 실패와 이로 인한 마일드한 경기 침체라면 단기금리는 추가 상승, 장기금리는 재차 하향 안정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장단기 역전 폭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9월 FOMC에서 75bp 인상 시나리오가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 본다”며 “그렇다면 9월 3.25%에서 남은 2차례 FOMC에서 최소 50bp 이상이어야 3.75~4.0%가 가능하며 9월에는 자산 긴축(QT)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유동성 환경은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파월의 ‘발톱’, 증시 할퀸다…대피령 발효

현금 비중 늘리고 주식 비중 축소 전략 필요
투심 위축, 외국인 매도세로 전환 염두에 둬야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8.29 09:25 의견 0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증시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금리 인상과 물가 안정을 두고 단호하게 내보인 매파적 발언이 불러온 파장에 국내 증시가 개장과 동시에 2%대 낙폭을 연출 중이다. 증시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면서 금융시장이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29일 오전 9시 24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9%, 56.70포인트 하락한 2424.33을 기록 중이다. 개장과 함께 낙폭을 확대한 증시는 시가총액 상위주들을 포함해 대부분의 종목들이 온통 파란불로 뒤덮인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2%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 2.84%, LG화학 2.92%, 현대차 2.84%, 카카오 4.08% 등이 일제히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일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하고 주식 비중을 줄이지 못하는 투자자들은 통화긴축 환경에서 성과가 좋지 않은 성장주의 비중을 과감하게 줄이고 방어 업종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가안정이란 단일 목표에 추점을 맞춘 파월 의장이 한 치의 통화완화 기대도 시장에 주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더 높은 금리와 성장세 둔화, 약화한 고용시장 여건은 인플레이션을 떨어뜨리겠지만 동시에 가계와 기업에 얼마간의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당분간 시장이 냉각된 분위기를 연출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그간 주가 변동성이 낮게 유지되는 등 지수 등락이 크지 않았던 상황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다시 확인됐기에 투자심리도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며 “최근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진행됐으나 앞으로 그 강도가 약해지거나 방향성이 반대로 달라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당장 이번 주 금요일 미국 고용보고서가 발표되기 전까지 금리 상승에 취약한 업종은 피하면서 매크로에 무관한 업종 중심으로 시장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방산, 조선, 음식료, 원전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 시장에서도 연말 금리 전망치 변동에 따른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역사적 교훈을 반영해 금번 인상 사이클 종료 이후 상당기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선언과 함께 처음으로 소프트 랜딩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는 사실상 명시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채권 시장 시사점은 의도된 정책 실패와 이로 인한 마일드한 경기 침체라면 단기금리는 추가 상승, 장기금리는 재차 하향 안정화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장단기 역전 폭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9월 FOMC에서 75bp 인상 시나리오가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 본다”며 “그렇다면 9월 3.25%에서 남은 2차례 FOMC에서 최소 50bp 이상이어야 3.75~4.0%가 가능하며 9월에는 자산 긴축(QT)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유동성 환경은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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