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증권가 구조조정에도 빈부격차가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금리 인상기 증시 부진과 자금조달 위기 등이 맞물리면서 표면적으로는 각 사가 희망퇴직을 시행하지만 각 증권사들의 상황과 맞물려 속사정은 서로 다른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규모 1위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희망퇴직을 접수 중이다. 대형사 중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KB증권에 이어 두번째. 지난달 KB증권은 82년생 이상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 총 70여명 가량이 신청했다. 중소형사의 희망퇴직은 그보다 앞선 11월부터 진행됐다. 케이프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모두 연말을 기점으로 희망퇴직을 마무리하며 인력조정을 마친 상태. 이처럼 증권가 전반에 희망퇴직 시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조건과 회사의 경영환경 등을 살펴보면 '빈부'에 따른 '격차'가 드러난다. 이날까지 신청 접수 중인 미래에셋증권의 희망퇴직 대상자는 10년 이상 근무자 중 만 45세 이상. 회사는 이들에게 24개월분 급여와 최대 8000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 및 5년의 학자금지원, 3개월 유급 휴직 급여를 지급하는 동시에 전직지원 교육까지 내걸었다. KB증권 역시 최대 34개월분 월 급여는 물론 별도의 생활지원금과 전직지원금 등을 합해 최대 5000만원 수준의 추가 지원금을 제공했다. 또 이중 1년 계약직 형태로 근무할 수 있는 재고용 옵션도 포함됐다. 실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아니냐는 우려보다는 이직을 노리는 직원들을 위한 '복지' 아니냐는 목소리가 새어나오는 까닭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인력 감원의 목적이 아닌 직원들의 요청으로 시행하게 됐다”며 “회사에 기여한 직원들이 재취업 교육을 통해 최대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 향후에도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일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반면 앞서 구조조정을 시행한 중소형사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정직원 대상으로 입사 1년 미만시 월 급여의 6개월분을 시작으로 5년 초과자에 대해 13~18개월분을 지급했다. 경영 관련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은 경영상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한 뒤 회사가 경영에 필요한 임원을 재신임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인력감축의 목적인 만큼 추가적인 지원조건은 없었다. 하이투자증권은 1967년생 이상이거나 근속연수 20년 이상, 2급 부장 이상을 대상으로 하면서 고위임원급 인원 축소를 통한 인건비 절감이 목적임을 암시했다. 그런가 하면 케이프투자증권은 아예 법인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은 내년 고정비 축소 차원에서 인건비 부담을 덜어야 하는 회사의 수요가 더 강한 반면 대형사들은 오히려 좋은 조건에 이직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직원들 수요가 더 높아 회사로서도 부담을 더는 수준이란 점이 차이”라며 “대형사의 경우 일부에서는 나이 등으로 대상자에 속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직원들도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증권가 ‘재벌집’ 희망퇴직과 중소형사의 ‘헤어질 결심’

미래에셋증권, 6일까지 희망퇴직 시행...KB 이어 대형사로는 두번째
중소형사와 경영환경 등 차이로 시행 조건 등 격차 커

박민선 기자 승인 2023.01.06 16:03 | 최종 수정 2023.01.06 16:04 의견 0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증권가 구조조정에도 빈부격차가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금리 인상기 증시 부진과 자금조달 위기 등이 맞물리면서 표면적으로는 각 사가 희망퇴직을 시행하지만 각 증권사들의 상황과 맞물려 속사정은 서로 다른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규모 1위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희망퇴직을 접수 중이다. 대형사 중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KB증권에 이어 두번째. 지난달 KB증권은 82년생 이상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 총 70여명 가량이 신청했다.

중소형사의 희망퇴직은 그보다 앞선 11월부터 진행됐다. 케이프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모두 연말을 기점으로 희망퇴직을 마무리하며 인력조정을 마친 상태.

이처럼 증권가 전반에 희망퇴직 시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조건과 회사의 경영환경 등을 살펴보면 '빈부'에 따른 '격차'가 드러난다.

이날까지 신청 접수 중인 미래에셋증권의 희망퇴직 대상자는 10년 이상 근무자 중 만 45세 이상. 회사는 이들에게 24개월분 급여와 최대 8000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 및 5년의 학자금지원, 3개월 유급 휴직 급여를 지급하는 동시에 전직지원 교육까지 내걸었다.

KB증권 역시 최대 34개월분 월 급여는 물론 별도의 생활지원금과 전직지원금 등을 합해 최대 5000만원 수준의 추가 지원금을 제공했다. 또 이중 1년 계약직 형태로 근무할 수 있는 재고용 옵션도 포함됐다. 실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아니냐는 우려보다는 이직을 노리는 직원들을 위한 '복지' 아니냐는 목소리가 새어나오는 까닭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인력 감원의 목적이 아닌 직원들의 요청으로 시행하게 됐다”며 “회사에 기여한 직원들이 재취업 교육을 통해 최대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등 향후에도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일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반면 앞서 구조조정을 시행한 중소형사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정직원 대상으로 입사 1년 미만시 월 급여의 6개월분을 시작으로 5년 초과자에 대해 13~18개월분을 지급했다. 경영 관련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은 경영상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한 뒤 회사가 경영에 필요한 임원을 재신임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인력감축의 목적인 만큼 추가적인 지원조건은 없었다.

하이투자증권은 1967년생 이상이거나 근속연수 20년 이상, 2급 부장 이상을 대상으로 하면서 고위임원급 인원 축소를 통한 인건비 절감이 목적임을 암시했다. 그런가 하면 케이프투자증권은 아예 법인부와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들은 내년 고정비 축소 차원에서 인건비 부담을 덜어야 하는 회사의 수요가 더 강한 반면 대형사들은 오히려 좋은 조건에 이직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직원들 수요가 더 높아 회사로서도 부담을 더는 수준이란 점이 차이”라며 “대형사의 경우 일부에서는 나이 등으로 대상자에 속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직원들도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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