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3회 만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완전히 잡았다. 1회에서 단순히 ‘병맛’ 코드로 일관할 줄 알았던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이제 감동과 경영 철학까지 전파한다. 천리마마트를 망하게 하려는 정복동(김병철 분) 사장의 의도는 거꾸로 마트를 흥하게 하고, 이에 정 사장을 의심 하던 문석구(이동휘 분) 점장은 정 사장을 존경하게 된다. 직원들은 점점 하나가 되어 똘똘 뭉치고, 지역 사회까지 들썩인다. ‘열정은 덜하고 예산은 아낌없이 써라’라는 정복동 사장의 말은 마치 ‘워라벨은 지키고, 번 만큼 가져가라’라는 말로 바뀌어 들린다. 의도하지 않은 정복동 사장의 경영 철학(?)을 되돌아 생각해봤다. 한편 한편, 주옥같은 경영의 길을 알려주는 듯 싶다. ◆ 국적, 성별, 나이, 경력, 생존(?) 상관없는 폭 넓은 채용. 정복동 사장은 은행에 다니다가 정리해고 후 대리운전을 하는 최일남(정민성 분), 건달인 오인배(강홍석 분), 돈 못 버는 가장이자 무명 록밴드 메인보컬 조민달(김호영 분)을 비롯해 빠야족 족장인 피엘레꾸(최광제 분)와 그 아들, 그리고 빠야족 전체를 받아들인다. 여기에 나중에는 사망한 아빠를 취업시켜달라는 10살 고미주(김규리 분)와 아빠의 혼(?)을 취업시킨다. 그들은 자신이 맡은 영역에서 일을 생각보다 잘 해낸다. 하다못해 공부하라고 앉혀 놓은 고미주가 서점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과감한 용인술의 결과다. ◆ 계파, 불법 없는 노조위원장 선출. 정복동 사장은 노조를 세운다. 회사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노조를 사장이 직접 설립을 선포한다. 노조위원장 후보는 오인배와 피엘레꾸. 한판 몸싸움을 통해 결국 피엘레꾸가 위원장으로 뽑힌다. 회사의 불법적인 노조 위원장 선출 개입도 없었고, 계파나 탈법도 없다. 오로지 능력(?)으로 위원장을 뽑았다. ◆ 직원 만족 통한 경영 매출 상승. 천리마마트에서는 손님보다 직원이 ‘왕’이다. 곤룡포를 입은 오인배는 고객센터에서 손님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 손님의 불만을 친절(?)하게 들어주며 하대하는 말투로 손님을 응대한다. 다른 직원들도 왕의 문양이 박힌 의상을 입고 손님을 맞이한다. 직원의 만족이 일을 활성화 시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 지역 사회?어려운 이웃과 상생의 자세. 문석구 점장은 지역을 위한 문화행사를 준비한다. 여기까지는 여타 마트들도 간혹 한다. 그러나 정복동 사장은 파격적으로 조민달이 메인 보컬로 있는 무당쓰를 무대에 올린다. 검증되지 않았지만 기회를 준 셈이다. 지역 문화인의 발굴이다. 또 자신의 마트에서 토끼 인형을 팔려 하는 상인의 판매 행위도 허락한다. 물론 매진 된다. 상생의 자세다. ◆ 서양의 시선을 벗어난 진정한 세계화 전략. 문석구 점장은 직원들에게 외국 이름을 쓰자고 제안한다. 자신의 이름은 피터. 그러나 직원들의 이름을 확실히 달랐다. 최일남은 꿩 타이 팟, 조민달은 자르반 4세, 본사에서 첩자 임무를 부여받고 온 조미란(정혜성 분)은 주먹 쥐고 일어선 늑대의 분노로 이름을 짓는다. 정복동 사장은 압둘 핫산이라는 중동식 이름을 짓고 아예 복장마저 아랍식으로 갖췄다. 의도치 않지만, 아랍 국영 기업 간부가 이런 모습을 신뢰해 100억 투자를 하게 된다. 영미권을 벗어난 진정한 세계화 전략이었다. ‘쌉니다 천리마마트’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 이유를 다소 심각(?)하게 이야기했지만, 결국 사람들은 ‘병맛’ 코드에서 ‘부러운’ 상황을 읽고 있다고 본다. “저런 마트가 있으면 일하고 싶다”라는 댓글은 현실의 팍팍함과 공정하지 못함이 존재함을 알려주는 듯 싶다. 잠시나마 금요일 밤에 ‘꿈의 직장’(?)으로 가는 이유다.

[유명준의 시선] “경영(?)은 이렇게”…꿈의 직장, ‘천리마마트’

유명준 기자 승인 2019.10.07 17:00 | 최종 수정 2019.10.15 12:28 의견 0
 

 

단 3회 만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완전히 잡았다. 1회에서 단순히 ‘병맛’ 코드로 일관할 줄 알았던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는 이제 감동과 경영 철학까지 전파한다. 천리마마트를 망하게 하려는 정복동(김병철 분) 사장의 의도는 거꾸로 마트를 흥하게 하고, 이에 정 사장을 의심 하던 문석구(이동휘 분) 점장은 정 사장을 존경하게 된다. 직원들은 점점 하나가 되어 똘똘 뭉치고, 지역 사회까지 들썩인다.

‘열정은 덜하고 예산은 아낌없이 써라’라는 정복동 사장의 말은 마치 ‘워라벨은 지키고, 번 만큼 가져가라’라는 말로 바뀌어 들린다. 의도하지 않은 정복동 사장의 경영 철학(?)을 되돌아 생각해봤다. 한편 한편, 주옥같은 경영의 길을 알려주는 듯 싶다.

◆ 국적, 성별, 나이, 경력, 생존(?) 상관없는 폭 넓은 채용.

정복동 사장은 은행에 다니다가 정리해고 후 대리운전을 하는 최일남(정민성 분), 건달인 오인배(강홍석 분), 돈 못 버는 가장이자 무명 록밴드 메인보컬 조민달(김호영 분)을 비롯해 빠야족 족장인 피엘레꾸(최광제 분)와 그 아들, 그리고 빠야족 전체를 받아들인다. 여기에 나중에는 사망한 아빠를 취업시켜달라는 10살 고미주(김규리 분)와 아빠의 혼(?)을 취업시킨다. 그들은 자신이 맡은 영역에서 일을 생각보다 잘 해낸다. 하다못해 공부하라고 앉혀 놓은 고미주가 서점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과감한 용인술의 결과다.

◆ 계파, 불법 없는 노조위원장 선출.

정복동 사장은 노조를 세운다. 회사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노조를 사장이 직접 설립을 선포한다. 노조위원장 후보는 오인배와 피엘레꾸. 한판 몸싸움을 통해 결국 피엘레꾸가 위원장으로 뽑힌다. 회사의 불법적인 노조 위원장 선출 개입도 없었고, 계파나 탈법도 없다. 오로지 능력(?)으로 위원장을 뽑았다.

◆ 직원 만족 통한 경영 매출 상승.

천리마마트에서는 손님보다 직원이 ‘왕’이다. 곤룡포를 입은 오인배는 고객센터에서 손님보다 높은 자리에 앉아 손님의 불만을 친절(?)하게 들어주며 하대하는 말투로 손님을 응대한다. 다른 직원들도 왕의 문양이 박힌 의상을 입고 손님을 맞이한다. 직원의 만족이 일을 활성화 시켜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 지역 사회?어려운 이웃과 상생의 자세.

문석구 점장은 지역을 위한 문화행사를 준비한다. 여기까지는 여타 마트들도 간혹 한다. 그러나 정복동 사장은 파격적으로 조민달이 메인 보컬로 있는 무당쓰를 무대에 올린다. 검증되지 않았지만 기회를 준 셈이다. 지역 문화인의 발굴이다. 또 자신의 마트에서 토끼 인형을 팔려 하는 상인의 판매 행위도 허락한다. 물론 매진 된다. 상생의 자세다.

◆ 서양의 시선을 벗어난 진정한 세계화 전략.

문석구 점장은 직원들에게 외국 이름을 쓰자고 제안한다. 자신의 이름은 피터. 그러나 직원들의 이름을 확실히 달랐다. 최일남은 꿩 타이 팟, 조민달은 자르반 4세, 본사에서 첩자 임무를 부여받고 온 조미란(정혜성 분)은 주먹 쥐고 일어선 늑대의 분노로 이름을 짓는다. 정복동 사장은 압둘 핫산이라는 중동식 이름을 짓고 아예 복장마저 아랍식으로 갖췄다. 의도치 않지만, 아랍 국영 기업 간부가 이런 모습을 신뢰해 100억 투자를 하게 된다. 영미권을 벗어난 진정한 세계화 전략이었다.

‘쌉니다 천리마마트’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 이유를 다소 심각(?)하게 이야기했지만, 결국 사람들은 ‘병맛’ 코드에서 ‘부러운’ 상황을 읽고 있다고 본다. “저런 마트가 있으면 일하고 싶다”라는 댓글은 현실의 팍팍함과 공정하지 못함이 존재함을 알려주는 듯 싶다. 잠시나마 금요일 밤에 ‘꿈의 직장’(?)으로 가는 이유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