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도자재단, 연합뉴스   얼마 전 자유한국당이 방송인 김제동의 강연료와 출연료를 가지고 딴죽을 걸었다. 자신들과 성향이 다른 김제동이기에, 높은 강연료나 잦은 방송 출연이 당연히 불만일 것이다. 몇몇 보수 언론들도 이를 마치 큰일이나 벌어진 듯 앞다퉈 다뤘다. 여기에 거론되는 두 가지 프레임은 ‘혈세’와 ‘정치적 편향성’이다. 모순인 점은 자유한국당이든 보수 언론이든 지향하는 추구점이 ‘시장 자유’인데, 자신들의 적(?)을 제거할 때는 이 부분을 스스로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김제동은 연예인이고, 강연료든 출연료든 제시하는 기준은 본인과 소속사에 있다. 요청자나 방송사가 필요 없거나, 비용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강연을 취소하면 되고, 방송에서 하차시키면 된다. 단, 만약 김제동이 정부나 여당에 청탁을 넣어 높은 강연료와 출연료를 받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나 보수 언론은 ‘정권이 바뀌어서’라는 억측만 부릴 뿐, 증거를 내밀지는 못했다. 오히려 김제동이 이러한 강연료를 받은 것이 과거 보수 정부에서도 있었고, 오히려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만 더욱 부각돼 역풍이 불었다. ‘미스 트롯’을 통해 인지도를 올린 송가인의 행사비가 갑자기 이슈가 됐다. 한 매체가 지역 축제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송가인이 너무 비싸서 부를 수 없다는 보도를 했다. 송가인이 한 행사에서 3500만원까지 불렀다‘고 하더라’식의 보도를 했고, 송가인과 홍자의 행사비가 너무 비싸서 정미애를 부른다는 ‘이상한’ 내용도 담았다. 그러면서 현재 장윤정, 남진, 홍진영, 박현빈 등이 1000~1500만원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히트곡이 2~3곡이 있는 사람도 5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가수들이 태반이라며, 자기 노래가 없는 ‘미스 트롯’ 출신 가수들이 남의 노래로 행사비를 많이 받는 것은 양심에 찔리는 일이라 주장했다. 김제동과 마찬가지로 송가인도 연예인이다. 방송 출연료나 행사비를 제시하는 기준은 본인과 소속사다. 이를 가지고 “너무 올랐다”라든가, “자기 노래도 없는데 너무 비싸다”등의 말은 투정이고 질투다. 과거 어느 행사 기획자는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데, 무대에 서는 비용이 너무 비싼 거 아닌가”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했다. 그 행사 기획자도 어쨌든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그 ‘수익’을 위해 인지도 높은 가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어차피 대중에게 인지도가 떨어지고, 대체 가수가 많아지는 순간 행사비도 떨어진다. 모두가 경험으로 아는 사실이다. 차라리 공생하자며 논의를 제안하는 것이 낫다. 김제동이나 송가인을 둘러싼 강연료, 출연료, 행사비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의아한 것은, 근본적으로 금액 기준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가’ ‘거액’ ‘비싼’ ‘노래 몇 곡’ ‘90분 강의’ 등의 파편화된 단어 몇 개로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려 한다는 점이다. 만약 연예인 관련 단체들이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는데, 이들이 이를 어기고 무리한 요구를 했다면 논란이 될 수 있다. 혹은 앞서 거론했듯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권력 등을 이용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김제동이나 송가인 그 누구도 이에 대해 ‘확증’돼 언급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몸값을 ‘그 수준’으로 책정했고, 이들이 필요한 단체나 대중은 ‘그 수준’에 이들을 불렀다. 대학 행사에 아이돌들이 3~4곡 부르고 수 천 만원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학생회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총학생회나 대학 당국을 비판해야지, 연예인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고 자신들이 ‘정당’하다고 생각한 비용을 가져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늘 연예인과 관련된 ‘이용 비용’을 쓰다보면, 늘 일도 안하고 진짜 ‘혈세’를 가져가는 국회의원이 이들을 지적할 자격이 있는지 언급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그들은 말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며 대중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준다. 이들을 지적하는 국회의원들은 연간 혈세 수 억 원을 가져가며, 국민들에게 무엇을 준 것일까.

[유명준의 시선] 김제동?송가인을 향한 비용이 비싼가요?

유명준 기자 승인 2019.10.10 09:47 | 최종 수정 2019.10.16 10:16 의견 0
사진=한국도자재단, 연합뉴스
사진=한국도자재단, 연합뉴스

 

얼마 전 자유한국당이 방송인 김제동의 강연료와 출연료를 가지고 딴죽을 걸었다. 자신들과 성향이 다른 김제동이기에, 높은 강연료나 잦은 방송 출연이 당연히 불만일 것이다. 몇몇 보수 언론들도 이를 마치 큰일이나 벌어진 듯 앞다퉈 다뤘다. 여기에 거론되는 두 가지 프레임은 ‘혈세’와 ‘정치적 편향성’이다. 모순인 점은 자유한국당이든 보수 언론이든 지향하는 추구점이 ‘시장 자유’인데, 자신들의 적(?)을 제거할 때는 이 부분을 스스로 무너뜨린다는 점이다.

김제동은 연예인이고, 강연료든 출연료든 제시하는 기준은 본인과 소속사에 있다. 요청자나 방송사가 필요 없거나, 비용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강연을 취소하면 되고, 방송에서 하차시키면 된다. 단, 만약 김제동이 정부나 여당에 청탁을 넣어 높은 강연료와 출연료를 받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나 보수 언론은 ‘정권이 바뀌어서’라는 억측만 부릴 뿐, 증거를 내밀지는 못했다. 오히려 김제동이 이러한 강연료를 받은 것이 과거 보수 정부에서도 있었고, 오히려 박근혜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만 더욱 부각돼 역풍이 불었다.

‘미스 트롯’을 통해 인지도를 올린 송가인의 행사비가 갑자기 이슈가 됐다. 한 매체가 지역 축제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송가인이 너무 비싸서 부를 수 없다는 보도를 했다. 송가인이 한 행사에서 3500만원까지 불렀다‘고 하더라’식의 보도를 했고, 송가인과 홍자의 행사비가 너무 비싸서 정미애를 부른다는 ‘이상한’ 내용도 담았다. 그러면서 현재 장윤정, 남진, 홍진영, 박현빈 등이 1000~1500만원의 출연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 히트곡이 2~3곡이 있는 사람도 500만원을 넘지 못하는 가수들이 태반이라며, 자기 노래가 없는 ‘미스 트롯’ 출신 가수들이 남의 노래로 행사비를 많이 받는 것은 양심에 찔리는 일이라 주장했다.

김제동과 마찬가지로 송가인도 연예인이다. 방송 출연료나 행사비를 제시하는 기준은 본인과 소속사다. 이를 가지고 “너무 올랐다”라든가, “자기 노래도 없는데 너무 비싸다”등의 말은 투정이고 질투다. 과거 어느 행사 기획자는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데, 무대에 서는 비용이 너무 비싼 거 아닌가”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했다. 그 행사 기획자도 어쨌든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그 ‘수익’을 위해 인지도 높은 가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어차피 대중에게 인지도가 떨어지고, 대체 가수가 많아지는 순간 행사비도 떨어진다. 모두가 경험으로 아는 사실이다. 차라리 공생하자며 논의를 제안하는 것이 낫다.

김제동이나 송가인을 둘러싼 강연료, 출연료, 행사비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의아한 것은, 근본적으로 금액 기준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가’ ‘거액’ ‘비싼’ ‘노래 몇 곡’ ‘90분 강의’ 등의 파편화된 단어 몇 개로만 이야기를 끌고 나가려 한다는 점이다. 만약 연예인 관련 단체들이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는데, 이들이 이를 어기고 무리한 요구를 했다면 논란이 될 수 있다. 혹은 앞서 거론했듯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적 권력 등을 이용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김제동이나 송가인 그 누구도 이에 대해 ‘확증’돼 언급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몸값을 ‘그 수준’으로 책정했고, 이들이 필요한 단체나 대중은 ‘그 수준’에 이들을 불렀다. 대학 행사에 아이돌들이 3~4곡 부르고 수 천 만원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학생회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총학생회나 대학 당국을 비판해야지, 연예인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고 자신들이 ‘정당’하다고 생각한 비용을 가져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늘 연예인과 관련된 ‘이용 비용’을 쓰다보면, 늘 일도 안하고 진짜 ‘혈세’를 가져가는 국회의원이 이들을 지적할 자격이 있는지 언급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그들은 말하고, 노래하고, 춤을 추며 대중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준다. 이들을 지적하는 국회의원들은 연간 혈세 수 억 원을 가져가며, 국민들에게 무엇을 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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