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결국 사퇴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8월 9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66일 만이자 지난달 9일 장관직에 공식 임명된 지 35일 만이다.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이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여권 전체에 대한 급격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점차 국정운영의 부담을 가중하면서, 이제는 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 전격 사퇴의 주된 배경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 장관이 이날 특수부 축소를 뼈대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개혁을 1차로 매듭 짓는 등 나름의 '소명'을 일단 완수했다는 판단 역시 사퇴 결심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 조 장관 및 가족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에서 현직 장관으로서 소환되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을 피한 채 '명예퇴진'을 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조 장관이 국회에서 사법개혁 법안이 처리되는 10월∼11월을 전후해서 거취를 정리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날 조 장관의 사퇴 발표는 이런 정치권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는 조 장관 논란이 불거진 후 계속돼 온 여론 악화가 좀처럼 반전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정운영에 가해지는 부담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진 것은 물론, 곧 역전될 흐름까지 보였다. 국정성과에 집중해야 할 문재인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 장관으로서도 더는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10∼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천5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한 바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5.3%로, 한국당은 34.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0.9%포인트로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최소치였다. 특히 일간 집계로 보면 금요일이었던 지난 11일 민주당이 33.0%, 한국당이 34.7%로 나타나 문재인 집권 후 처음으로 한국당이 민주당을 앞섰다. 이런 흐름에 청와대와 여권에서 받은 '심리적 충격'이 적지 않았으며, 조 장관 역시 강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총선을 눈앞에 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여권이 입은 내상이 예상보다 심각했다고 보고 조 장관 사퇴를 통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왔다. 최근 서초동·광화문에서 잇따라 열린 대규모 집회 역시 조 장관에게는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론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조 장관 사태로 진영 간 대결이 격해지며 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북미 비핵화 협상 및 남북관계 개선, 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외교적으로도 현안이 산적해 있는 엄중한 시점에 조 장관 문제로 소모적인 논쟁이 지나치게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이런 난맥상을 돌파하고 국면을 새롭게 전환해 검찰개혁 및 국정과제 수행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 장관의 사퇴 결단이 불가피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 장관이 이날 특수부 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것이 사퇴 타이밍에 영향을 줬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조 장관이 이날 발표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15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의결을 거칠 예정이다. 결국 장관으로서 시행령 등을 개정해 할 수 있는 개혁안은 우선 매듭을 지은 셈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으며 "검찰 개혁에 관해 법무부와 검찰은 함께 개혁의 주체이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법·제도적 개혁에 관해서는 법무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조 장관의 이날 발표는 문 대통령의 이런 지시에 대한 답을 내놓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이날 발표는 조 장관이 구상한 검찰개혁 전반 가운데 일부일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의 여건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은 소명을 완수했다는 의미 부여도 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조 장관의 이번 사퇴는 국회를 향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로도 읽을 수 있다. 법무부에서 할 일을 한 만큼 이제 국회도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법안들을 통과시켜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 장관과 가족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상황이 전격 사퇴 발걸음을 앞당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다섯번째로 비공개 출석 시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일부에서는 검찰이 조사 내용을 판단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주중에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만일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시점이 임박한다면, 조 장관으로서는 거취를 결단하기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 영장청구를 전후해 사퇴를 발표한다면 결국 검찰 수사에 떼밀려 옷을 벗는 모양새가 되어 거취 결단의 의미가 퇴색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수사 진행상황과 관계없이 '명예퇴진'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사퇴 의사를 밝히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국, 한달 만에 법무 장관직 사퇴…수사·여론 부담 작용

임명 35일 만에 장관직 내려놔

나하나 승인 2019.10.14 15:46 | 최종 수정 2019.10.14 15:47 의견 0
조국 법무부 장관이 결국 사퇴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 8월 9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66일 만이자 지난달 9일 장관직에 공식 임명된 지 35일 만이다.

조 장관을 둘러싼 의혹이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여권 전체에 대한 급격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점차 국정운영의 부담을 가중하면서, 이제는 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 전격 사퇴의 주된 배경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 장관이 이날 특수부 축소를 뼈대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개혁을 1차로 매듭 짓는 등 나름의 '소명'을 일단 완수했다는 판단 역시 사퇴 결심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 조 장관 및 가족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에서 현직 장관으로서 소환되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을 피한 채 '명예퇴진'을 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조 장관이 국회에서 사법개혁 법안이 처리되는 10월∼11월을 전후해서 거취를 정리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날 조 장관의 사퇴 발표는 이런 정치권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는 조 장관 논란이 불거진 후 계속돼 온 여론 악화가 좀처럼 반전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정운영에 가해지는 부담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진 것은 물론, 곧 역전될 흐름까지 보였다. 국정성과에 집중해야 할 문재인 정부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조 장관으로서도 더는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8일, 10∼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2천50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한 바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35.3%로, 한국당은 34.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0.9%포인트로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최소치였다.

특히 일간 집계로 보면 금요일이었던 지난 11일 민주당이 33.0%, 한국당이 34.7%로 나타나 문재인 집권 후 처음으로 한국당이 민주당을 앞섰다.

이런 흐름에 청와대와 여권에서 받은 '심리적 충격'이 적지 않았으며, 조 장관 역시 강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총선을 눈앞에 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여권이 입은 내상이 예상보다 심각했다고 보고 조 장관 사퇴를 통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왔다.

최근 서초동·광화문에서 잇따라 열린 대규모 집회 역시 조 장관에게는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론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조 장관 사태로 진영 간 대결이 격해지며 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여기에 북미 비핵화 협상 및 남북관계 개선, 일본 수출규제 대응 등 외교적으로도 현안이 산적해 있는 엄중한 시점에 조 장관 문제로 소모적인 논쟁이 지나치게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이런 난맥상을 돌파하고 국면을 새롭게 전환해 검찰개혁 및 국정과제 수행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 장관의 사퇴 결단이 불가피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 장관이 이날 특수부 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한 것이 사퇴 타이밍에 영향을 줬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조 장관이 이날 발표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15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의결을 거칠 예정이다.

결국 장관으로서 시행령 등을 개정해 할 수 있는 개혁안은 우선 매듭을 지은 셈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법무부 업무보고를 받으며 "검찰 개혁에 관해 법무부와 검찰은 함께 개혁의 주체이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법·제도적 개혁에 관해서는 법무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조 장관의 이날 발표는 문 대통령의 이런 지시에 대한 답을 내놓은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이날 발표는 조 장관이 구상한 검찰개혁 전반 가운데 일부일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의 여건에서 할 수 있는 만큼은 소명을 완수했다는 의미 부여도 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조 장관의 이번 사퇴는 국회를 향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 등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메시지로도 읽을 수 있다.

법무부에서 할 일을 한 만큼 이제 국회도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법안들을 통과시켜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 장관과 가족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상황이 전격 사퇴 발걸음을 앞당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다섯번째로 비공개 출석 시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일부에서는 검찰이 조사 내용을 판단하고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주중에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만일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시점이 임박한다면, 조 장관으로서는 거취를 결단하기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

영장청구를 전후해 사퇴를 발표한다면 결국 검찰 수사에 떼밀려 옷을 벗는 모양새가 되어 거취 결단의 의미가 퇴색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수사 진행상황과 관계없이 '명예퇴진'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 사퇴 의사를 밝히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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