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국내 코미디계에서 풍자는 핵심 아이템이었다. 특히 KBS2 ‘유머 1번지’의 군부 정권에서 풍자 개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최양락의 ‘네로 25시’, 엄용수가 나온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이 대표적인 예다. 기득권을 풍자와 해학으로 꼬집는 유머는 옛부터 흘러 내려온 고유의 문화다.  그러던 중 예능인들을 중심으로 정치와 경제, 교육,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화를 나누는 MBC ‘명랑히어로’(2008년)가 등장했다. 김성주와 김구라, 신정환, 윤종신, 박미선을 주축으로 꾸며진 이 프로그램은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초반 시사 토크에 집중했던 ‘명랑 히어로’는 코너 ‘두 번 살다’ 등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며 예능으로 몸체를 기울였다. 밤 늦은 시간에 진행됐음에도 7% 이상을 기록했지만, MBC PD들에 따르면 의외로 광고가 붙지 않아 폐지수순을 밟았다.  선풍적인 인기는 얻었으나 정착시키는데 실패한 ‘명랑 히어로’ 이후 한동안 시사와 예능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비판적인 시선에 목말랐던 시청자들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대신 팟캐스트의 ‘나는 꼼수다’에 열광했다. 이후 ‘이이제이’, ‘그것은 알기 싫다’를 비롯한 대다수의 정치 팟캐스트가 등장했다.  이 흐름에 맞춰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은 JTBC ‘썰전:독한 혀들의 전쟁’(이하 ‘썰전’)이다. 여운혁 CP의 기획 아래 김수아 PD가 실무를 맡은 ‘썰전’은 정치와 대중문화계의 문제를 본질에 접근하는 대화로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무려 307회, 약 6년 간의 방송을 이어갔다. JTBC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프로그램으로도 꼽힌다.  사진제공=TV조선, 채널A, MBN ‘썰전’이 성공하자 종편 채널은 온갖 정치 토크쇼를 내놨다. TV조선 ‘강적들’, 채널A ‘외부자들’, MBN ‘판도라’ 등이 ‘썰전’의 모양을 본 따 얼굴만 바꿔 내놓았다. 배철수, 정봉주, 남희석 등 꽤 출중한 스타들이 시사 예능에 합류했다.  SBS는 2014년 ‘매직아이’를 론칭했다. 이효리, 홍진경, 문소리가 함께 하는 ‘선정뉴스’, 김구라, 배성재의 ‘숨은 얘기 찾기’로 화제의 뉴스나 이슈에 대한 토크쇼였다. 하지만 진실된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신변잡기식의 토크에서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7년 ‘썰전’에 아성에 도전한 거침없는 화법으로 팟캐스트의 조상이라 불리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앞세운 SBS ‘블랙하우스’도 ‘이명박 구속’을 외치며 흥미를 끌었다. 특히 ‘강유미의 흑터뷰’는 자극적이라는 평가는 있었지만, 국회의원이나 도지사 등을 찾아가 거침없이 질문을 하는 것으로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블랙하우스’가 제시한 이슈들이 크게 화제를 이끌지 못하면서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종영했다.  이 외에도 법적인 사안들을 깊이 있게 조명한 ‘판결의 온도’, 정통 시사 프로그램에 가까운 형태로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의성을 내세운 MBC ‘스트레이트’, 철학자 도올을 등장시키는 토론 프로그램 MBC ‘도올스톱’도 방영했다. 배우 김지훈이 MC로 나선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는 시즌2까지 방송했다. 밤 11시 시사프로그램임에도 2%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View기획┃시사 예능②] ‘명랑 히어로’부터 시작된 ‘시사 예능’ 계보

함상범 기자 승인 2019.10.15 09:45 | 최종 수정 2019.10.16 14:01 의견 0
사진제공=MBC

국내 코미디계에서 풍자는 핵심 아이템이었다. 특히 KBS2 ‘유머 1번지’의 군부 정권에서 풍자 개그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최양락의 ‘네로 25시’, 엄용수가 나온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이 대표적인 예다. 기득권을 풍자와 해학으로 꼬집는 유머는 옛부터 흘러 내려온 고유의 문화다. 

그러던 중 예능인들을 중심으로 정치와 경제, 교육,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 대화를 나누는 MBC ‘명랑히어로’(2008년)가 등장했다. 김성주와 김구라, 신정환, 윤종신, 박미선을 주축으로 꾸며진 이 프로그램은 남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초반 시사 토크에 집중했던 ‘명랑 히어로’는 코너 ‘두 번 살다’ 등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며 예능으로 몸체를 기울였다. 밤 늦은 시간에 진행됐음에도 7% 이상을 기록했지만, MBC PD들에 따르면 의외로 광고가 붙지 않아 폐지수순을 밟았다. 

선풍적인 인기는 얻었으나 정착시키는데 실패한 ‘명랑 히어로’ 이후 한동안 시사와 예능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은 나오지 않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비판적인 시선에 목말랐던 시청자들은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대신 팟캐스트의 ‘나는 꼼수다’에 열광했다. 이후 ‘이이제이’, ‘그것은 알기 싫다’를 비롯한 대다수의 정치 팟캐스트가 등장했다. 

이 흐름에 맞춰 가장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은 JTBC ‘썰전:독한 혀들의 전쟁’(이하 ‘썰전’)이다. 여운혁 CP의 기획 아래 김수아 PD가 실무를 맡은 ‘썰전’은 정치와 대중문화계의 문제를 본질에 접근하는 대화로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무려 307회, 약 6년 간의 방송을 이어갔다. JTBC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준 프로그램으로도 꼽힌다. 

사진제공=TV조선, 채널A, MBN

‘썰전’이 성공하자 종편 채널은 온갖 정치 토크쇼를 내놨다. TV조선 ‘강적들’, 채널A ‘외부자들’, MBN ‘판도라’ 등이 ‘썰전’의 모양을 본 따 얼굴만 바꿔 내놓았다. 배철수, 정봉주, 남희석 등 꽤 출중한 스타들이 시사 예능에 합류했다. 

SBS는 2014년 ‘매직아이’를 론칭했다. 이효리, 홍진경, 문소리가 함께 하는 ‘선정뉴스’, 김구라, 배성재의 ‘숨은 얘기 찾기’로 화제의 뉴스나 이슈에 대한 토크쇼였다. 하지만 진실된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신변잡기식의 토크에서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7년 ‘썰전’에 아성에 도전한 거침없는 화법으로 팟캐스트의 조상이라 불리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앞세운 SBS ‘블랙하우스’도 ‘이명박 구속’을 외치며 흥미를 끌었다. 특히 ‘강유미의 흑터뷰’는 자극적이라는 평가는 있었지만, 국회의원이나 도지사 등을 찾아가 거침없이 질문을 하는 것으로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블랙하우스’가 제시한 이슈들이 크게 화제를 이끌지 못하면서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종영했다. 

이 외에도 법적인 사안들을 깊이 있게 조명한 ‘판결의 온도’, 정통 시사 프로그램에 가까운 형태로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의성을 내세운 MBC ‘스트레이트’, 철학자 도올을 등장시키는 토론 프로그램 MBC ‘도올스톱’도 방영했다. 배우 김지훈이 MC로 나선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는 시즌2까지 방송했다. 밤 11시 시사프로그램임에도 2%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면서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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