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J컬처 제공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한다. 국내에선 앙상블 배우들을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편집자주 뮤지컬 ‘세종1446’은 2018년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기념해 여주시와 HJ컬쳐가 제작한 공연이다. 트라이아웃(시험) 공연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수정·보완을 거쳤다. 지난해 2월에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리딩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호평을 받았다. 공연명은 당초 ‘1446’에서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올해 ‘세종, 1446’으로 변경했다.  세종이라는 소재가 새로운 것은 아니나, 그의 인간적 면모를 뮤지컬로 풀어냈다는 것이 관심을 얻었다. 초연 때부터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평가됐던 이 작품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탄탄해진 서사와 풍성한 넘버로 주목을 받고 있다. 꾸준히 콘텐츠 개발에 힘쓴 노력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특히 이 작품에서 앙상블은 ‘몸’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앙상블 배우들 중 몸의 움직임이 돋보이는 배우는 양성령이었다. 뮤지컬 ‘쌍화별곡’ ‘서편제’ ‘마리아마리아’ ‘인더하이츠’ ‘잭더리퍼’ ‘록키호러쇼’ 등에서도 앙상블로 참여하면서 쌓은 9년의 내공이 이번 ‘세종1446’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 배우 ‘양성령’은... Q. ‘세종1446’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A.  2017년 ‘세종1446’ 트라이아웃 공연에 좋은 기회로 참여했는데, 그때부터 정말 애정하는 작품이었어요. 이번 ‘세종1446’ 오디션에 지원해서 오디션을 보고 다시 이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었죠. 안무 감독이 만든 지정 안무와 뮤지컬 넘버들 중 한 곡을 선택해서 노래 오디션을 봤어요.  Q. 성령 씨 말대로 ‘애정’하는 작품인 만큼, 맡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겠네요.  A. 맞아요. 조선의 궁녀이면서, 백성이기도 하고, 세종의 붓이 되기도 해요. 그중에선 세종의 붓 역할에 가장 정이 가요. 한글창제를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해요. 세종대왕이 ‘ㄱ’ ‘ㄴ’ ‘ㄷ’ 등 글자를 장체하실 때 백성들을 향한 애민정신, 백성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노여움과 한글을 알게 됐을 때의 기쁨을 몸의 움직임에 모두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Q. 어떤 배우가 ‘좋은 배우’일까요.  A. 전 무대에 오르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아무리 피곤하고, 아프고, 힘들어도 무대에 오르는 순간만큼은 모두 잊게 되더라고요. ‘좋은 배우’라는 말이 포괄적이긴 하지만, 내가 배우로서 무대에 섰을 때 어떻게 하면 장면의 목표가 잘 전달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그대로 표현이 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나의 경험이 연기의 밑거름이 된다는 말처럼 장면 하나하나에 진심을 녹여 내는 일을 하는 것이 좋은 배우가 아닐까 생각해요.  ◇ ‘앙상블’이라는 직업은... 평생을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라는 양성령은 앙상블 배우로서 무대에 오르면서 자신의 목표를 조금씩 이뤄나가고 있었다. 해가 거듭할수록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배우다. 9년 전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앙상블 배우로 무대에 오르면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여전히 ‘앙상블’이라는 직업에 대한 일부 관객들의 이해는 부족한 상태다.  Q. 뮤지컬에서 앙상블이 하는 역할을 설명하자면요?  A. ‘앙상블’이라는 말은 프랑스어에서 온 말이라고 합니다. ‘함께’ ‘협력하여’ ‘동시에’라는 의미죠. 말 그대로 모두가 협력해서 장면의 목표, 그에 맞는 분위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앙상블의 역할인 것 같아요.  Q. 앙상블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떤 것 같나요.  A. 아주 가끔은 ‘앙상블이 뭐하는 역할이냐’ ‘아무 것도 안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런 말은 듣고 또 들어도 상처가 돼요. 그래도 이제는 조금 용기 있게 말해보고 싶어요. 메인 배우들이 해야 하는 몫이 있고, 앙상블은 그 나름대로의 몫이 있잖아요. 단순히 메인 배우들의 뒷배경, 그림이 되어 흘러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매 순간 다른 역할을 해내면서 전체가 협력해 더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모두 함께하면 시너지 효과는 또 엄청나거든요.(웃음)  ◇ 뮤지컬 ‘세종1446’은.. 작품은 시력을 잃으면서까지 한글 창제에 몰두한 세종대왕의 업적 외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간 이도의 시련과 고뇌를 재조명한다. 조선 태조의 셋째 왕자로 태어나 장자 세습 원칙에 따라 왕이 될 수 없었던 충녕 대군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세종1446’은 총 300벌에 달하는 화려한 궁중 의상과 8개의 장지문 패널을 활용한 무대 전환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대금, 해금 등의 전통 악기와 드럼과 기타 등의 현대 악기가 어우러진 음악도 인상적이다. 세종 역에는 정상윤·박유덕, 태종 역에는 김주호·남경주·고영빈이 출연하고 있다. 공연은 12월 1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앙상블;뷰⑤] ‘세종1446’ 양성령, 몸의 움직임으로 그려내는 세종의 붓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0.17 09:30 의견 0
사진=HJ컬처 제공

 뮤지컬에서 주연배우의 상황을 드러내거나 사건을 고조시키는 배우들이 있다. 코러스 혹은 움직임, 동작으로 극에 생동감을 더하면서 뮤지컬을 돋보이게 하는 ‘앙상블’ 배우들을 주목한다. 국내에선 앙상블 배우들을 ‘주연이 되지 못한 배우’라고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편집자주

뮤지컬 ‘세종1446’은 2018년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기념해 여주시와 HJ컬쳐가 제작한 공연이다. 트라이아웃(시험) 공연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수정·보완을 거쳤다. 지난해 2월에는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리딩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호평을 받았다. 공연명은 당초 ‘1446’에서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올해 ‘세종, 1446’으로 변경했다. 

세종이라는 소재가 새로운 것은 아니나, 그의 인간적 면모를 뮤지컬로 풀어냈다는 것이 관심을 얻었다. 초연 때부터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평가됐던 이 작품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탄탄해진 서사와 풍성한 넘버로 주목을 받고 있다. 꾸준히 콘텐츠 개발에 힘쓴 노력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특히 이 작품에서 앙상블은 ‘몸’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앙상블 배우들 중 몸의 움직임이 돋보이는 배우는 양성령이었다. 뮤지컬 ‘쌍화별곡’ ‘서편제’ ‘마리아마리아’ ‘인더하이츠’ ‘잭더리퍼’ ‘록키호러쇼’ 등에서도 앙상블로 참여하면서 쌓은 9년의 내공이 이번 ‘세종1446’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 배우 ‘양성령’은...

Q. ‘세종1446’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A.  2017년 ‘세종1446’ 트라이아웃 공연에 좋은 기회로 참여했는데, 그때부터 정말 애정하는 작품이었어요. 이번 ‘세종1446’ 오디션에 지원해서 오디션을 보고 다시 이 작품에 함께 할 수 있었죠. 안무 감독이 만든 지정 안무와 뮤지컬 넘버들 중 한 곡을 선택해서 노래 오디션을 봤어요. 

Q. 성령 씨 말대로 ‘애정’하는 작품인 만큼, 맡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겠네요. 

A. 맞아요. 조선의 궁녀이면서, 백성이기도 하고, 세종의 붓이 되기도 해요. 그중에선 세종의 붓 역할에 가장 정이 가요. 한글창제를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해요. 세종대왕이 ‘ㄱ’ ‘ㄴ’ ‘ㄷ’ 등 글자를 장체하실 때 백성들을 향한 애민정신, 백성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것에서 오는 노여움과 한글을 알게 됐을 때의 기쁨을 몸의 움직임에 모두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Q. 어떤 배우가 ‘좋은 배우’일까요. 

A. 전 무대에 오르면서 ‘힘들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아무리 피곤하고, 아프고, 힘들어도 무대에 오르는 순간만큼은 모두 잊게 되더라고요. ‘좋은 배우’라는 말이 포괄적이긴 하지만, 내가 배우로서 무대에 섰을 때 어떻게 하면 장면의 목표가 잘 전달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그대로 표현이 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나의 경험이 연기의 밑거름이 된다는 말처럼 장면 하나하나에 진심을 녹여 내는 일을 하는 것이 좋은 배우가 아닐까 생각해요. 

◇ ‘앙상블’이라는 직업은...

평생을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라는 양성령은 앙상블 배우로서 무대에 오르면서 자신의 목표를 조금씩 이뤄나가고 있었다. 해가 거듭할수록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배우다. 9년 전부터 지금까지 쉼 없이 앙상블 배우로 무대에 오르면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지만, 여전히 ‘앙상블’이라는 직업에 대한 일부 관객들의 이해는 부족한 상태다. 

Q. 뮤지컬에서 앙상블이 하는 역할을 설명하자면요? 

A. ‘앙상블’이라는 말은 프랑스어에서 온 말이라고 합니다. ‘함께’ ‘협력하여’ ‘동시에’라는 의미죠. 말 그대로 모두가 협력해서 장면의 목표, 그에 맞는 분위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앙상블의 역할인 것 같아요. 

Q. 앙상블이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떤 것 같나요. 

A. 아주 가끔은 ‘앙상블이 뭐하는 역할이냐’ ‘아무 것도 안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그런 말은 듣고 또 들어도 상처가 돼요. 그래도 이제는 조금 용기 있게 말해보고 싶어요. 메인 배우들이 해야 하는 몫이 있고, 앙상블은 그 나름대로의 몫이 있잖아요. 단순히 메인 배우들의 뒷배경, 그림이 되어 흘러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매 순간 다른 역할을 해내면서 전체가 협력해 더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요. 모두 함께하면 시너지 효과는 또 엄청나거든요.(웃음) 

◇ 뮤지컬 ‘세종1446’은..

작품은 시력을 잃으면서까지 한글 창제에 몰두한 세종대왕의 업적 외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간 이도의 시련과 고뇌를 재조명한다. 조선 태조의 셋째 왕자로 태어나 장자 세습 원칙에 따라 왕이 될 수 없었던 충녕 대군이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세종1446’은 총 300벌에 달하는 화려한 궁중 의상과 8개의 장지문 패널을 활용한 무대 전환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대금, 해금 등의 전통 악기와 드럼과 기타 등의 현대 악기가 어우러진 음악도 인상적이다. 세종 역에는 정상윤·박유덕, 태종 역에는 김주호·남경주·고영빈이 출연하고 있다. 공연은 12월 1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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