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스트리트' 여의도 금융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 다시 한번 살펴야 할, 중요하나 우리가 놓친 이슈들을 '왜(why)'의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지난 14일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 전장보다 9.59포인트(1.07%) 오른 903.84에 마감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만의 900선 재돌파가 이뤄졌다. 코스닥이 최근 900선을 다시 넘어섰습니다. 11개월만인데요. 여전히 불안감은 있지만 올해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입니다. 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시장 전반의 상승이 아닌 2차전지, 로봇 등 일부 섹터에 치우쳤기 때문인데요. 누군가에겐 기분 좋은 900일지 몰라도 대다수 투자자들에겐 여전히 600 수준의 체감을 주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과연 코스닥은 이 기세를 이어 1000선을 향해 갈까요. 아니면 일부 섹터 중심의 반짝 상승에 만족하는 게 현실적일까요. 향후 시장 변수가 될 만한 팩터들, 추후 등장할만한 차기 주도주 등에 대해 펀드매니저 3인에 물었습니다. ■ 2차전지·로봇이 끌어올린 코스닥 일단 코스닥 급등의 주된 요인은 2차전지와 로봇입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사 모두 2차전지 핵심 3인방입니다. 이들 3인방과 관련주들 급등이 현재 900의 일등공신인데요.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로봇테마의 일조도 물론 있었습니다. 수급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새롭게 유입된 자금은 별로 없다는군요. 앞서 바이오나 IT부품 등에 머물던 자금이 2차전지와 AI 로봇으로 넘어온 것이 상당수라는 전언입니다. 특정섹터 중심의 상승이라고 해서 코스닥 900의 의미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A증권사 주식트레이딩 운용역의 말입니다. "시총 상위 2차전지 대장주들이 급등하면서 지수 전체를 견인한, 사실상 착시라고 봐도 틀리지 않아요. 다만 주식시장 속성을 생각했을때 일부 주도주 중심의 상승이라고 해도 900선 재돌파는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여전히 이들 테마들에 대한 시장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2차전지와 로봇 시장 자체가 커진 것도 사실이고 기업들의 기술력과 실적 역시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는 것도 맞습니다. ■ 코스닥 향방 알려면 주목할 2가지 팩터 결국 에코프로 등 주요 대장주들의 움직임이 코스닥 900선 안착 관건이란 데 전문가들 의견이 모아집니다. 즉 이들 주가 향방에 코스닥 방향성이 달렸다는 얘긴데요. B운용사 펀드매니저의 말입니다. "최근 에코프로와 관련해 매도 리포트가 줄줄이 나오고 버블 주장도 이어집니다. 현재 코스닥 분위기가 에코프로에 의한 노이즈였냐 아니냐는 4월말 5월초께 어느정도 판가름 날 것 같습니다." 이들이 소폭 조정에 그치거나 버텨내면서 매기가 다른 쪽으로 확산될 경우 강세장으로 갈 것이고 반대의 경우 다시 700선 전후 회귀 가능성도 있다고 봤습니다. 금리 등 글로벌 경제의 추이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통상 금리가 정점을 찍고 나면 베타가 높으면서 타인자본에 의존해 성장을 꾀하는 섹터에 대해 기대감이 쏠리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제약바이오, IT부품 등 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기업들인데요. 최근 해당 섹터의 들썩임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 바이오와 반도체, 새 주도주 과연? 2차전지와 로봇 등 현재의 강력한 주도주를 대체할 섹터주의 등장 가능성은 어느정도일까요. 최근 들썩거리는 바이오, 바닥이 확인되고 있는 반도체와 차부품주 등도 대안으로 꼽히는 섹터 중 하나인데요. 일단 바이오에 대해선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높습니다. 최근 바이오의 들썩임은 2년여 약세국면을 지나며 낙폭과대된 상황이다보니 기술적으로 추가 매도 물량이 적어진 영향이라는 해석이 높습니다. B운용사 매니저는 "최근 서정진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 하반기 대거 만료되는 바이오시밀러 특허, 미국의 IRA 추가 수혜 가능성 등이 최근 바이오에 대한 재관심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꼽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주식 리딩방 등 바이오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경계합니다. "바이오에 대한 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뀌더라도 여전히 매출과 이익이 나지 않는 신약개발 바이오쪽은 상당기간 어려운 국면일 것으로 봅니다. 시장내 검증이 어느정도 끝난 10개사 이내의 기업들로 관심을 좁힐 필요가 있어요." 새롭게 부각될 섹터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차전지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알짜 기업들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A사 운용역의 말입니다. "향후 유망 섹터로 반도체와 차부품, 철강쪽을 주의깊게 보고 있어요. 전기차관련 이슈도 있지만 최근 공급망 문제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매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차부품주들이 눈에 들어오고, 바닥이 확인되는 반도체부품주도 좋아지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속도의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잡혔다는 진단을 내놓습니다. 이와관련, C운용사 전직 주식운용본부장의 조언입니다. "항상 경험해온 일이지만 개인들의 경우 개별종목 한두 곳이 좋아보인다고 무턱대고 들어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글로벌 패러다임을 충분히 숙지하고 그 성장섹터내에 속한 유망기업을 봐야 합니다. 소외된 기업은 자칫 시장 관심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요. 장기 성장 패러다임을 고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때마침 20일 코스닥이 2% 이상 급락하며 조정 기미를 드러냅니다. 일부 배터리쪽 엑소더스 조짐도 감지되는군요. 아무래도 약간의 더한 긴장감을 요하는 타이밍에 접어든 듯 보입니다.

[홍승훈의 Y] 펀드매니저 3인이 본 코스닥 900 변수들

홍승훈 기자 승인 2023.04.20 15:39 | 최종 수정 2023.04.20 21:16 의견 0

'한국의 월스트리트' 여의도 금융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 다시 한번 살펴야 할, 중요하나 우리가 놓친 이슈들을 '왜(why)'의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지난 14일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 전장보다 9.59포인트(1.07%) 오른 903.84에 마감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만의 900선 재돌파가 이뤄졌다.


코스닥이 최근 900선을 다시 넘어섰습니다. 11개월만인데요. 여전히 불안감은 있지만 올해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입니다. 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시장 전반의 상승이 아닌 2차전지, 로봇 등 일부 섹터에 치우쳤기 때문인데요. 누군가에겐 기분 좋은 900일지 몰라도 대다수 투자자들에겐 여전히 600 수준의 체감을 주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과연 코스닥은 이 기세를 이어 1000선을 향해 갈까요. 아니면 일부 섹터 중심의 반짝 상승에 만족하는 게 현실적일까요. 향후 시장 변수가 될 만한 팩터들, 추후 등장할만한 차기 주도주 등에 대해 펀드매니저 3인에 물었습니다.

■ 2차전지·로봇이 끌어올린 코스닥

일단 코스닥 급등의 주된 요인은 2차전지와 로봇입니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사 모두 2차전지 핵심 3인방입니다. 이들 3인방과 관련주들 급등이 현재 900의 일등공신인데요.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로봇테마의 일조도 물론 있었습니다. 수급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새롭게 유입된 자금은 별로 없다는군요. 앞서 바이오나 IT부품 등에 머물던 자금이 2차전지와 AI 로봇으로 넘어온 것이 상당수라는 전언입니다.

특정섹터 중심의 상승이라고 해서 코스닥 900의 의미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A증권사 주식트레이딩 운용역의 말입니다. "시총 상위 2차전지 대장주들이 급등하면서 지수 전체를 견인한, 사실상 착시라고 봐도 틀리지 않아요. 다만 주식시장 속성을 생각했을때 일부 주도주 중심의 상승이라고 해도 900선 재돌파는 남다른 의미가 있어요."

여전히 이들 테마들에 대한 시장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2차전지와 로봇 시장 자체가 커진 것도 사실이고 기업들의 기술력과 실적 역시 갈수록 선명해지고 있는 것도 맞습니다.

■ 코스닥 향방 알려면 주목할 2가지 팩터

결국 에코프로 등 주요 대장주들의 움직임이 코스닥 900선 안착 관건이란 데 전문가들 의견이 모아집니다. 즉 이들 주가 향방에 코스닥 방향성이 달렸다는 얘긴데요.

B운용사 펀드매니저의 말입니다. "최근 에코프로와 관련해 매도 리포트가 줄줄이 나오고 버블 주장도 이어집니다. 현재 코스닥 분위기가 에코프로에 의한 노이즈였냐 아니냐는 4월말 5월초께 어느정도 판가름 날 것 같습니다."

이들이 소폭 조정에 그치거나 버텨내면서 매기가 다른 쪽으로 확산될 경우 강세장으로 갈 것이고 반대의 경우 다시 700선 전후 회귀 가능성도 있다고 봤습니다.

금리 등 글로벌 경제의 추이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통상 금리가 정점을 찍고 나면 베타가 높으면서 타인자본에 의존해 성장을 꾀하는 섹터에 대해 기대감이 쏠리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예를 들면 제약바이오, IT부품 등 조달비용이 낮아지면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기업들인데요. 최근 해당 섹터의 들썩임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 바이오와 반도체, 새 주도주 과연?

2차전지와 로봇 등 현재의 강력한 주도주를 대체할 섹터주의 등장 가능성은 어느정도일까요. 최근 들썩거리는 바이오, 바닥이 확인되고 있는 반도체와 차부품주 등도 대안으로 꼽히는 섹터 중 하나인데요.

일단 바이오에 대해선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높습니다. 최근 바이오의 들썩임은 2년여 약세국면을 지나며 낙폭과대된 상황이다보니 기술적으로 추가 매도 물량이 적어진 영향이라는 해석이 높습니다. B운용사 매니저는 "최근 서정진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 하반기 대거 만료되는 바이오시밀러 특허, 미국의 IRA 추가 수혜 가능성 등이 최근 바이오에 대한 재관심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꼽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주식 리딩방 등 바이오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경계합니다. "바이오에 대한 심리가 긍정적으로 바뀌더라도 여전히 매출과 이익이 나지 않는 신약개발 바이오쪽은 상당기간 어려운 국면일 것으로 봅니다. 시장내 검증이 어느정도 끝난 10개사 이내의 기업들로 관심을 좁힐 필요가 있어요."

새롭게 부각될 섹터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차전지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알짜 기업들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 A사 운용역의 말입니다. "향후 유망 섹터로 반도체와 차부품, 철강쪽을 주의깊게 보고 있어요. 전기차관련 이슈도 있지만 최근 공급망 문제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매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차부품주들이 눈에 들어오고, 바닥이 확인되는 반도체부품주도 좋아지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속도의 문제는 있을 수 있지만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잡혔다는 진단을 내놓습니다.


이와관련, C운용사 전직 주식운용본부장의 조언입니다.

"항상 경험해온 일이지만 개인들의 경우 개별종목 한두 곳이 좋아보인다고 무턱대고 들어가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글로벌 패러다임을 충분히 숙지하고 그 성장섹터내에 속한 유망기업을 봐야 합니다. 소외된 기업은 자칫 시장 관심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어요. 장기 성장 패러다임을 고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때마침 20일 코스닥이 2% 이상 급락하며 조정 기미를 드러냅니다. 일부 배터리쪽 엑소더스 조짐도 감지되는군요. 아무래도 약간의 더한 긴장감을 요하는 타이밍에 접어든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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