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금융지주)
KB금융그룹이 다시 '리딩뱅크' 타이틀을 되찾았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선두 자리를 놓고 엎치락뒷치락하고 있는 가운데 두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동일한 규모의 순이익을 달성, 비은행 자회사들 실적이 1분기 승자를 갈랐다.
27일 KB금융그룹(회장 윤종규)은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1조49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1조4606억원) 대비 2.5%(370억원) 증가한 실적이다.
1분기 중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및 크레딧스위스 위기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증권, 보험계열사 등 비은행 부문의 수익 개선이 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1분기 그룹 순이자마진(NIM)은 2.04%로 은행의 자산 리프라이싱 효과 지속 및 탄력적인 조달포트폴리오 관리 노력, 할부금융 중심의 카드자산 수익률 개선이 더해지며 전분기 대비 5bp 상승하였고, Top-Line의 견조한 성장과 지속적인 인력구조 개편, 비용관리의 결실로 비용효율성 지표인 CIR은 역대 최저 수준인 35.9%를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은 IB부문 실적호조에 따른 은행 투자금융수수료 증가, 주식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증권수탁수수료 확대, 카드 비용효율성 강화 노력의 결실로 신용카드 수수료이익이 증가하며 전분기 대비 21.7% 증가한 양호한 실적을 시현했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금융권 전반에 걸친 신용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대비하고자 그룹 차원에서 보수적 기준의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으로 1분기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63%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다소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한편 신한금융지주도 이날 공시를 통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388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당시 1조4004억원 대비 0.9% 줄어든 것이다. 다만 신한금융은 이번 분기부터 도입된 새 회계기준(K-IFRS)을 과거 실적에까지 소급 적용할 경우 0.2%(작년 1분기 조정 순이익 1조3천848억원) 늘어난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그룹과 신한은행의 1분기 NIM은 각각 1.94%, 1.59%로 전분기보다 0.04%p, 0.08%p 하락을 보였다. 이자이익도 전분기보다 10% 줄어들면서 2조5401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수수료 이익 증가 영향으로 크게 늘며 총 1조329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부문에서는 전년대비 23.9% 증가한 1583억원의 이익을 거두며 전체 순익 증가에 11.4% 수준을 기여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전년동기보다 89.4% 증가한 4610억원으로 집계됐다.
계열사별로는 신한은행이 1분기 9315억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전년대비 7.9% 증가했다. 이는 KB국민은행(9315억원)과 같은 규모다. 1분기 연체율은 0.28%로 전년보다 0.08%p 올랐다.
한편 KB금융지주 비은행 계열사들 대부분이 신한금융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보험부문에서는 1분기 25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KB손해보험이 신한라이프(1338억원) 대비 약 두배 많은 성과를 거뒀다. KB라이프생명(937억원)역시 채권금리 하락에 따른 유가파생손익 증가 및 투자수익률 개선 효과로 큰 폭의 증가를 보였다.
KB증권은 1분기 14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해 신한금융투자(1194억원)을 앞질렀다. 반면 카드부문에서는 신한카드(1667억원)가 557억원을 달성한 KB국민카드를 제끼고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