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싱가포르 창이공항  여행을 다니다보면 여러 돌발 상황이 벌어진다. 소지품을 분실하기도 하고, 예약이 잘못되어 노숙하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날씨 탓에 여행 자체를 마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받아들이기 따라서 ‘경험’일 수도 있고, ‘고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마냥 ‘경험’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가지 못할 경우도 있다. 항공사나, 여행사, 혹은 호텔의 잘못으로 내 여행 일정이 망가지는 경우다. 물론 무조건 ‘고생’이라고만 볼 수 없다. 추후 대책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의 한 호텔은 충전기와 배터리를 찾아줘 한국까지 보낸 준 적이 있고, 상해 한 호텔은 잘못 결제된 부분에 대해 환불해주면서, 끝까지 이메일로 확인해줬다. 베트남의 한 여행사의 투어 일정이 날씨 때문에 문제가 생기자, 다른 일정으로 빨리 변경하고 호텔까지 다들 돌아가는 것을 확인해줬다. 여행 일정이 끝났음에도 다들 ‘우리 고객’이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물론 개인별로 다를 것이다) 이런 면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고객 관리는 안타까웠다. 9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싱가포르에 도착 예정이었던 비행기가 상공에서 한쪽 엔진이 고장 나서 필리핀 마닐라에 긴급 착륙했다. 승객 안전을 위한 당연한 조치였다. (아시아나 항공이 정비사들에 대해 대우가 열악해 이직이 잦고, 항공기 점검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아서 비행기 지연 및 결항이 많다는 것은 여기서 따로 길게 언급하지 말자) 필리핀에 도착한 승객들도 불편을 겪었지만, 해당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귀국을 준비하던 싱가포르 한국 관광객들 역시 당황했다. 창이 공항에서 승객들은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들에게 차후 대책에 대해 물었고, 관계자들도 몇몇 대안을 제시했다. (현장이 우왕좌왕한 분위기였고, 목소리 높은 사람 위주로 대응했다는 점도 넘어가자. 어쨌든 현장 실무자들은 노력했다) 대다수 승객들은 18시간이 지난 후 다음날 오후 5시경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체 비행기를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 정해진 날에 도착해야 하는 승객들에게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동방항공을 이용해 상하이 공항을 경유하는 귀국편을 마련해 줬다. 출국까지 겨우 40여분 남겨 놓고 티켓 발매가 이뤄졌다.  문제는 그 다음 벌어졌다. 새벽에 상하이에 도착한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승객들은 당황스러워했다. 상하이 공항 관계자가 티켓에 문제가 있다며, 경유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 한 시간여가 지난 후, 승객들은 아시아나항공 고객센터에 연락해 대처를 요구했다. 고객센터의 담당자는 “상하이 담당자는 출근시간 전이라 연락이 안된다”며 알아서 해결하라는 요지의 답변을 했다. 승객들은 어이없어 했다. 승객들이 결제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이고, 귀국하기 위해 임시적으로 동방항공을 탔을 뿐이다. 결국 시간이 더 흐른 후 동방항공 관계자들이 전화를 몇 번 주고받은 후 어렵게 경유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으로 예약했던 한국인들은 ‘정시 출근’ 지키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도움은 받지 못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예상하지 못한 고장 때문에 혹은 날씨 때문에 지연이 되고, 결항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승객 안전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운항을 하는 것이 더 비판받을 일이다. 그러나 그 이후 대책은 해당 항공사의 수준을 말해준다. 만약 아시아나항공에서 경유와 한국 도착 과정을 한 두 번이라도 체크만 했다면, 승객들의 반응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시아나항공이 지연, 결항 과정에서 승객들을 배려하지 못한다는 후기들이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자주 보이는 것을 아시아나항공은 확인하지 못하는 걸까, 안하는걸까. 아니면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보니,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는걸까. 안타까울 뿐이다.

[여행 한담] 외국서 발 묶인 승객보다 ‘출근시간’이 중요한 아시아나항공

유명준 기자 승인 2019.11.11 11:33 | 최종 수정 2019.11.19 16:02 의견 0
사진=싱가포르 창이공항 


여행을 다니다보면 여러 돌발 상황이 벌어진다. 소지품을 분실하기도 하고, 예약이 잘못되어 노숙하기도 하고, 뜻하지 않은 날씨 탓에 여행 자체를 마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받아들이기 따라서 ‘경험’일 수도 있고, ‘고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마냥 ‘경험’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가지 못할 경우도 있다. 항공사나, 여행사, 혹은 호텔의 잘못으로 내 여행 일정이 망가지는 경우다.

물론 무조건 ‘고생’이라고만 볼 수 없다. 추후 대책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의 한 호텔은 충전기와 배터리를 찾아줘 한국까지 보낸 준 적이 있고, 상해 한 호텔은 잘못 결제된 부분에 대해 환불해주면서, 끝까지 이메일로 확인해줬다. 베트남의 한 여행사의 투어 일정이 날씨 때문에 문제가 생기자, 다른 일정으로 빨리 변경하고 호텔까지 다들 돌아가는 것을 확인해줬다. 여행 일정이 끝났음에도 다들 ‘우리 고객’이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물론 개인별로 다를 것이다)

이런 면에서 아시아나항공의 고객 관리는 안타까웠다. 9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싱가포르에 도착 예정이었던 비행기가 상공에서 한쪽 엔진이 고장 나서 필리핀 마닐라에 긴급 착륙했다. 승객 안전을 위한 당연한 조치였다. (아시아나 항공이 정비사들에 대해 대우가 열악해 이직이 잦고, 항공기 점검이 제대로 준수되지 않아서 비행기 지연 및 결항이 많다는 것은 여기서 따로 길게 언급하지 말자)

필리핀에 도착한 승객들도 불편을 겪었지만, 해당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귀국을 준비하던 싱가포르 한국 관광객들 역시 당황했다. 창이 공항에서 승객들은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들에게 차후 대책에 대해 물었고, 관계자들도 몇몇 대안을 제시했다. (현장이 우왕좌왕한 분위기였고, 목소리 높은 사람 위주로 대응했다는 점도 넘어가자. 어쨌든 현장 실무자들은 노력했다)

대다수 승객들은 18시간이 지난 후 다음날 오후 5시경 인천으로 출발하는 대체 비행기를 선택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 정해진 날에 도착해야 하는 승객들에게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동방항공을 이용해 상하이 공항을 경유하는 귀국편을 마련해 줬다. 출국까지 겨우 40여분 남겨 놓고 티켓 발매가 이뤄졌다. 

문제는 그 다음 벌어졌다. 새벽에 상하이에 도착한 아시아나항공의 일부 승객들은 당황스러워했다. 상하이 공항 관계자가 티켓에 문제가 있다며, 경유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 한 시간여가 지난 후, 승객들은 아시아나항공 고객센터에 연락해 대처를 요구했다. 고객센터의 담당자는 “상하이 담당자는 출근시간 전이라 연락이 안된다”며 알아서 해결하라는 요지의 답변을 했다. 승객들은 어이없어 했다. 승객들이 결제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이고, 귀국하기 위해 임시적으로 동방항공을 탔을 뿐이다. 결국 시간이 더 흐른 후 동방항공 관계자들이 전화를 몇 번 주고받은 후 어렵게 경유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으로 예약했던 한국인들은 ‘정시 출근’ 지키는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도움은 받지 못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예상하지 못한 고장 때문에 혹은 날씨 때문에 지연이 되고, 결항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승객 안전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운항을 하는 것이 더 비판받을 일이다. 그러나 그 이후 대책은 해당 항공사의 수준을 말해준다. 만약 아시아나항공에서 경유와 한국 도착 과정을 한 두 번이라도 체크만 했다면, 승객들의 반응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아시아나항공이 지연, 결항 과정에서 승객들을 배려하지 못한다는 후기들이 몇 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자주 보이는 것을 아시아나항공은 확인하지 못하는 걸까, 안하는걸까. 아니면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보니,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는걸까.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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