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집 이야기' 스틸
‘집 이야기’는 평범한 아버지와 딸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미처 몰랐던 그들의 속내를 깊이 들여다본다. 아버지와 딸을 연기한 강신일과 이유영은 실제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촬영했다고 강조해 그들이 담은 진심을 느끼게 했다.
‘집 이야기’는 혼자 서울 살이를 하던 신문사 편집기자 은서(이유영 분)가 정착할 집을 찾아 이사를 거듭하던 중 아버지가 있는 고향 집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가족들의 흔적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18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집 이야기’ 언론시사회에서는 박제범 감독이 “보통 집은 정착하고 살아가는 공간을 집이라고 하지 않나. 하지만 우리 영화는 떠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극 중 아버지 진철이 ‘집이 어디 가냐. 떠나는 건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 않나. 잘 떠나고, 잘 보내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유영은 살갑지 않은 막내 딸 은서 역을 맡았다. 표현이 없는 아버지를 답답해하던 은서가 우연히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숨겨진 진심을 알게 되는 과정이 뭉클함을 선사한다.
이유영은 이번 영화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바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버지 진철이 우리 아버지와 똑같았다. 딸의 입장에서 공감이 많이 갔다”고 만족을 표하면서 “나도 아빠가 아파서 돌아가셨다. 죄책감이 마음 한켠에 늘 남아있었다. 생전에 잘 못 해드린 게 죄송스러웠는데, 이 영화를 통해 아빠의 마음을 이해해보고 싶었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밝혔다. 이어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치유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힐링의 메시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강신일이 은서의 아버지 진철 역을 맡았다. 표현이 서툴고, 무뚝뚝해 딸과 가깝게 지내지는 못하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넓은 우리네 아버지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강신일은 “극 중 은서와 나이가 비슷한 딸이 있지만, 딸에 대한 생각보다는 아버지, 할머니 등 돌아가신 어른들이 먼저 떠오르더라. 이번 영화를 하면서 돌아가신 아버님, 할머님을 되살릴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좋았다”고 만족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 아버지의 마음을 담아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치유’의 기운을 줬던 시나리오였다. 찾아온 것도 감사하고, 좋은 시나리오를 하게 돼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영화 '집 이야기' 스틸
이유영과 강신일의 담백하지만 애틋한 부녀 연기도 관전 포인트다. 두 사람은 평범한 아버지와 딸의 일상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해 현실감을 높인다. 실제로 캐릭터에 공감하며 연기한 두 배우의 디테일한 연기가 만들어내는 따뜻한 감성이 특히 돋보인다.
이유영은 강신일과의 호흡에 대해 “내가 아빠가 안 계시는데, 촬영을 하면서 선배님이 진짜 아버지처럼 느껴졌다. 배우로서 평가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촬영하면서 정말 잘 챙겨주셔서 연기하기 너무 편안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했다.
강신일은 이유영에 대해 “이유영은 화면으로만 봐왔었다. ‘새로운 배우다. 묘하다’라는 느낌을 가졌었다. 같이 하면서 그 느낌을 똑같이 느꼈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각도와 방향, 시선으로 연기를 하더라. 놀랍기도 했다. 남에게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새로운 에너지를 생성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부한 표현일 수 있지만, 순백의 이미지에 팔색조같은 매력이 있다”고 거듭 칭찬했다. 그러면서 “나는 다정다감하고, 편한 사람이 안 된다. 근데 너무 편하게 대해주더라. 현장에서 이유영에게 너무 감사했다”고 말해 시너지를 기대하게 했다.
‘집 이야기’는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