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캡쳐 2000년 한 교수는 무료신문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 근거로 그는 화장실과 지하철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농담반 진담반의 이야기다. 그 시대에는 그 말은 제법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지하철과 화장실에서는 무료신문 대신 스마트폰을 보게 됐고, 무료신문은 곧 사라졌다. 그 교수는 스마트폰의 탄생을 예견하지 못했다. 13일 오후 11시에 방송된 tvN ‘Shift’에서는 책, 특히 종이책에 대한 이야기를 김영하 작가의 안내로 다뤄졌다. 책에 대한 정의 그리고 형태의 변화를 탐구했다. 앞서 언급했던 무료신문의 짧은 운명은 종이책의 미래와 유사하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글을 ‘읽는’ 것이 아닌, ‘보는’ 것으로 바뀌었고, 이에 종이책은 타격을 입었다. 방송에서 김영하가 만난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부사장이 “독서를 실제로 많이 하고 있다. 단지 책이 어떤 것이냐라고 정의하기 나름인데, 예전에 정의된 책이 아닐 뿐이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읽는 양은 엄청나게 늘었다”고 말한다.  김영하 작가와 송길영 부사장의 말처럼 모바일 안에서 블로그나 브런치처럼 끊임없이 씌여지고 제공되는 내용의 글들을 ‘책’의 범주 안에 넣을 수 있을지는 생각해볼 내용이다. 기존에 기획되고 정제되어 책으로 편집되어 나온 ‘종이책’과는 확연히 다른 형식의 이 과정에서 탄생한 디지털 안에서의 집합체를 과연 ‘책’으로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김영하 작가는 종이책 이후의 책의 형태를 찾아보겠다면서 오디오북과 북 스트리밍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독서’라는 행동이 반드시 종이책이 아닌 확장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 봤다. 방송에 나온 스트리밍북 서비스업체 대표가 “우리의 타깃은 (종이)책을 사지 않고 읽지 않는 사람들이다”라고 하는 말은 아이러니하지만, 종이책의 운명을 사실상 끝났다는 전제로 한 것이다.  다양한 형태로 ‘책’이 나오겠지만, 김영하 작가는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이어령 문학평론가도 “달은 하나가 있고 달빛이 천 군데에 비칠 뿐이다 종이책이 달이고 E-book이 천개의 달빛 중 하나일 뿐이다”라면서 종이책은 영원할 것임을 예견했다.  방송은 13일 오후 가졌던 제작발표회에서 김영하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왜 책을 읽지 않느냐. 책을 읽어라”라며 가르쳐들지는 않았다. 독서라는 행위의 정의, 종이책 이후의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 ‘책’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했을 뿐이다.  결국 방송은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던졌다. 종이책의 미래는 이 정의가 어떻게 내려지고 논의 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셈이다.

[첫눈에 교양] ‘Shift’의 물음, ‘책’이라 무엇인가

유명준 기자 승인 2019.12.14 00:51 | 최종 수정 2019.12.16 10:05 의견 0
사진=tvN 캡쳐


2000년 한 교수는 무료신문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했다. 그 근거로 그는 화장실과 지하철 때문이라고 했다. 물론 농담반 진담반의 이야기다. 그 시대에는 그 말은 제법 진지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지하철과 화장실에서는 무료신문 대신 스마트폰을 보게 됐고, 무료신문은 곧 사라졌다. 그 교수는 스마트폰의 탄생을 예견하지 못했다.

13일 오후 11시에 방송된 tvN ‘Shift’에서는 책, 특히 종이책에 대한 이야기를 김영하 작가의 안내로 다뤄졌다. 책에 대한 정의 그리고 형태의 변화를 탐구했다.

앞서 언급했던 무료신문의 짧은 운명은 종이책의 미래와 유사하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글을 ‘읽는’ 것이 아닌, ‘보는’ 것으로 바뀌었고, 이에 종이책은 타격을 입었다. 방송에서 김영하가 만난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부사장이 “독서를 실제로 많이 하고 있다. 단지 책이 어떤 것이냐라고 정의하기 나름인데, 예전에 정의된 책이 아닐 뿐이지 다양한 플랫폼으로 읽는 양은 엄청나게 늘었다”고 말한다. 

김영하 작가와 송길영 부사장의 말처럼 모바일 안에서 블로그나 브런치처럼 끊임없이 씌여지고 제공되는 내용의 글들을 ‘책’의 범주 안에 넣을 수 있을지는 생각해볼 내용이다. 기존에 기획되고 정제되어 책으로 편집되어 나온 ‘종이책’과는 확연히 다른 형식의 이 과정에서 탄생한 디지털 안에서의 집합체를 과연 ‘책’으로 인정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김영하 작가는 종이책 이후의 책의 형태를 찾아보겠다면서 오디오북과 북 스트리밍 서비스를 소개했다. 이를 통해 ‘독서’라는 행동이 반드시 종이책이 아닌 확장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 봤다. 방송에 나온 스트리밍북 서비스업체 대표가 “우리의 타깃은 (종이)책을 사지 않고 읽지 않는 사람들이다”라고 하는 말은 아이러니하지만, 종이책의 운명을 사실상 끝났다는 전제로 한 것이다. 

다양한 형태로 ‘책’이 나오겠지만, 김영하 작가는 종이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이어령 문학평론가도 “달은 하나가 있고 달빛이 천 군데에 비칠 뿐이다 종이책이 달이고 E-book이 천개의 달빛 중 하나일 뿐이다”라면서 종이책은 영원할 것임을 예견했다. 

방송은 13일 오후 가졌던 제작발표회에서 김영하 작가가 말했던 것처럼 “왜 책을 읽지 않느냐. 책을 읽어라”라며 가르쳐들지는 않았다. 독서라는 행위의 정의, 종이책 이후의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 ‘책’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했을 뿐이다. 

결국 방송은 ‘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던졌다. 종이책의 미래는 이 정의가 어떻게 내려지고 논의 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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