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월화드라마 ‘블랙독’ 제작진이 방송 전 배포한 홍보 내용이다.
“‘블랙독’은 기간제 교사가 된 사회 초년생 고하늘(서현진 분)이 우리 삶의 축소판인 학교에서 꿈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프레임 밖에서 바라본 학교가 아닌, 현실의 쓴맛을 누구보다 잘 아는 기간제 교사들을 통해 그들의 진짜 속사정을 내밀하게 들여다본다”
제작진은 이 내용을 16일 오후 전파를 탄 첫 방송에서 모두 보여줬다. 향후 서현진이 맡은 고하늘이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그리고 그를 둘러싼 정교사들이 서현진과 또다른 기간제 교사들을 어떻게 대할지 1회에서 판을 모두 깔았다.
버스 사고 당시 고교생인 고하늘의 목숨을 구하고 사망한 김영하(태인호 분)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모습, 고하늘이 지원한 대치고에서 “기간제가 또 도망갔다”라는 발언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장면,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간제 교사끼리 ‘낙하산’ 등의 말을 하면서 서로 견제하고 시기하는 모습 등이 이 판 위에서 펼쳐졌다.
‘기간제 교사’. 교육감의 발령을 거치지 않고 학교 측과의 계약을 통해 정해진 기간 동안 일하는 교사다. 드라마는 이 설명을 좀더 현실적으로 말한다. 3년 동안 학교에서 일하고 제자를 구하고 사망한 김영하 선생을 보고 학교 측 관계자들이 언급한다.
“김영하 선생이 진짜 선생이 아니다. 김영하 선생은 기간제다”. 진짜 선생이란 어떤 선생일까.
드라마 1회는 전반적으로 어두웠고, 착 가라앉았다. 다른 작품에서 에너지를 내뿜으며 시청자들과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던 라미란과 서현진이 등장했음에도 드라마는 무거웠다. 물론 향후 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과 교감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적어도 1회를 통해 ‘블랙독’은 어떠한 장면이 나오든 “‘블랙독’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흐름은 가볍지 않다”를 표방한 셈이다.
기간제 교사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존재한다. 때문에 ‘블랙독’이 이 영역을 어떻게 접근할지도 관심이다. 스스로 또다른 논란 혹은 이슈를 만들지도 말이다.
참고로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탈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을 구하려다 희생된 교사 중 고(故) 김초원, 이지혜 교사는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3년이 넘도록 순직을 인정받지 못하다가 2017년에야 비로서 공무원연금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이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