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캡쳐 한동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였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기에, 1일 오후 방송된 JTBC 신년토론 ‘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에 두 명이 출연한다는 소식은 그 관심을 증폭시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 언론의 현 위치’에 대해 유시민 이사장,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 이창현 국민대 교수가 토론을 하는 동안 진 전 교수의 목표는 조국 지지자들과 이에 우호적인 매체들에 대한 공격만을 이어나갔다. 세 명의 토론자와 한 명의 ‘칭얼’댄 패널의 기묘한 토론장이었다. 진 전 교수의 무리수는 초반부터 나왔다. 그의 공격 대상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옹호했던 유시민과 노무현재단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였다. 자연스럽게 정경심 교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진 전 교수는 “최성해 총장님이 이야기한 것은 디테일이 틀렸지만, 표창장이 왜곡됐다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고, 이를 듣던 정준희 교수가 “왜곡됐다는 것은 현재 판결의 문제로 넘어갔다. 어떻게 확신하시냐”라고 묻자, 진 전 교수는 “제가 아니까요”라고 답했다. 진 전 교수의 말대로라면 굳이 재판까지 갈 일이 아니다. 진 전 교수가 아니까. 이어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이 경향신문 유희곤 기자의 기사를 비판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유 이사장을 공격했다. 이에 정 교수가 “유희곤 기자의 취재가 사실이라고 어떻게 확신하시나”라고 하자, 진 전 교수는 “제가 만나서 확인했습니다”라고 답했고, 정 교수가 다시 “만나서 확인하면 사실이 됩니까”라고 묻자, 황당하게도 “여러분들은 (유희곤 기자를) 만나는 봤나”라고 답했다. 기자의 기사가 사실이 되는 과정에 대한 색다른 시각이었다.  정경심 교수 관련한 취재에서 PD수첩이 동양대 교수들을 인터뷰했는데, ‘위조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는 교수만 인터뷰하고 자신에게는 연락조차 없었다며 PD수첩을 공격했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서는 “듣기 좋아하는 것만 내준다”고 공격했다.  이를 듣던 정 교수는 “(진 전 교수가 주장하기에) 뉴미디어의 대표는 ‘알릴레오’가 제일 잘못했고, 레거시 미디어는 ‘뉴스공장’과 ‘PD수첩’이 제일 잘못했고 그 바깥은 없나”며 “예를 들어 (극우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같은 것들은 봤냐”고 묻자, 진 전 교수가 “보지 않았다”고 답하자 정 교수는 “왜 안보냐. 거기에 수많은 가짜 뉴스들과 수많은 허위 사실들이 나오는데. 그걸 안 보셨는데 (가짜 뉴스인 것을) 어떻게 아시냐. 소문으로만 보셨나 보다”고 말했고, 이에 진 전 교수는 “한 번도 안 봤다. 그거 뭐하러 보냐. ‘알릴레오’도 거의 안 봤다. 제가 판타지물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대중들이 유튜브 등에서 편향되게 뉴스를 본다고 지적한 진 전 교수가 자신은 보지도 않은 유튜브 채널을 소문으로만 단정하는 희한한 논리를 내세운 셈이다. 그리고 그 결론은 결국 ‘알릴레오’ 공격이었다. 진 전 교수의 이야기대로라면 모든 것을 다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본인은 하지 않고 당당했던 것이다. 이 세 가지 장면에서 기본은 진중권 전 교수 자신이었다. 자신이 알기에 ‘사실’이고, 자신이 취재 기자를 만났기에 ‘확신’이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기에 ‘잘못된 보도’이고, 자신이 보지 않는 뉴스들은 ‘선동 뉴스’인 셈이다.  진 전 교수는 여러 말을 했지만, 결국은 조국 사태와 관련해 그를 옹호한 사람들에 대한 ‘분노 표출’이었다. 그리고 ‘고발뉴스’ ‘PD수첩’은 왜곡된 미디어고, ’알릴레오‘는 판타지 소설 쓰는 채널이라는 주장만 했다. 신년토론이 끝나고 SNS에 진 전 교수의 토론 내용이나 태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결국 이날 토론은 3명의 토론자가 ‘한국언론의 현 위치’를 이야기하는 동안, 진 전 교수 혼자서 시청자들을 상대로 ‘진중권의 현 위치’만 열심히 알려준 꼴이다. 물론 좋은 위치는 아니다.

[유명준의 시선] 진중권이 말하는 공정한 언론은 “나 진중권”

유명준 기자 승인 2020.01.02 15:09 | 최종 수정 2020.01.02 16:26 의견 1
사진=JTBC 캡쳐


한동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였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기에, 1일 오후 방송된 JTBC 신년토론 ‘한국 언론 어디에 서 있나’에 두 명이 출연한다는 소식은 그 관심을 증폭시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 언론의 현 위치’에 대해 유시민 이사장,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 이창현 국민대 교수가 토론을 하는 동안 진 전 교수의 목표는 조국 지지자들과 이에 우호적인 매체들에 대한 공격만을 이어나갔다. 세 명의 토론자와 한 명의 ‘칭얼’댄 패널의 기묘한 토론장이었다.

진 전 교수의 무리수는 초반부터 나왔다. 그의 공격 대상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옹호했던 유시민과 노무현재단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였다. 자연스럽게 정경심 교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진 전 교수는 “최성해 총장님이 이야기한 것은 디테일이 틀렸지만, 표창장이 왜곡됐다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고, 이를 듣던 정준희 교수가 “왜곡됐다는 것은 현재 판결의 문제로 넘어갔다. 어떻게 확신하시냐”라고 묻자, 진 전 교수는 “제가 아니까요”라고 답했다. 진 전 교수의 말대로라면 굳이 재판까지 갈 일이 아니다. 진 전 교수가 아니까.

이어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이 경향신문 유희곤 기자의 기사를 비판했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유 이사장을 공격했다. 이에 정 교수가 “유희곤 기자의 취재가 사실이라고 어떻게 확신하시나”라고 하자, 진 전 교수는 “제가 만나서 확인했습니다”라고 답했고, 정 교수가 다시 “만나서 확인하면 사실이 됩니까”라고 묻자, 황당하게도 “여러분들은 (유희곤 기자를) 만나는 봤나”라고 답했다. 기자의 기사가 사실이 되는 과정에 대한 색다른 시각이었다. 

정경심 교수 관련한 취재에서 PD수첩이 동양대 교수들을 인터뷰했는데, ‘위조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하는 교수만 인터뷰하고 자신에게는 연락조차 없었다며 PD수첩을 공격했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서는 “듣기 좋아하는 것만 내준다”고 공격했다. 

이를 듣던 정 교수는 “(진 전 교수가 주장하기에) 뉴미디어의 대표는 ‘알릴레오’가 제일 잘못했고, 레거시 미디어는 ‘뉴스공장’과 ‘PD수첩’이 제일 잘못했고 그 바깥은 없나”며 “예를 들어 (극우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 같은 것들은 봤냐”고 묻자, 진 전 교수가 “보지 않았다”고 답하자 정 교수는 “왜 안보냐. 거기에 수많은 가짜 뉴스들과 수많은 허위 사실들이 나오는데. 그걸 안 보셨는데 (가짜 뉴스인 것을) 어떻게 아시냐. 소문으로만 보셨나 보다”고 말했고, 이에 진 전 교수는 “한 번도 안 봤다. 그거 뭐하러 보냐. ‘알릴레오’도 거의 안 봤다. 제가 판타지물을 싫어한다“고 답했다. 대중들이 유튜브 등에서 편향되게 뉴스를 본다고 지적한 진 전 교수가 자신은 보지도 않은 유튜브 채널을 소문으로만 단정하는 희한한 논리를 내세운 셈이다. 그리고 그 결론은 결국 ‘알릴레오’ 공격이었다. 진 전 교수의 이야기대로라면 모든 것을 다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본인은 하지 않고 당당했던 것이다.

이 세 가지 장면에서 기본은 진중권 전 교수 자신이었다. 자신이 알기에 ‘사실’이고, 자신이 취재 기자를 만났기에 ‘확신’이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전화를 하지 않았기에 ‘잘못된 보도’이고, 자신이 보지 않는 뉴스들은 ‘선동 뉴스’인 셈이다. 

진 전 교수는 여러 말을 했지만, 결국은 조국 사태와 관련해 그를 옹호한 사람들에 대한 ‘분노 표출’이었다. 그리고 ‘고발뉴스’ ‘PD수첩’은 왜곡된 미디어고, ’알릴레오‘는 판타지 소설 쓰는 채널이라는 주장만 했다. 신년토론이 끝나고 SNS에 진 전 교수의 토론 내용이나 태도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결국 이날 토론은 3명의 토론자가 ‘한국언론의 현 위치’를 이야기하는 동안, 진 전 교수 혼자서 시청자들을 상대로 ‘진중권의 현 위치’만 열심히 알려준 꼴이다. 물론 좋은 위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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