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빅픽쳐프러덕션 제공 영화 ‘영웅본색’이 뮤지컬 무대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기대와 함께 우려도 있었다. 영화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 장르의 시초이자 정점으로 꼽히는 만큼 작품을 추억하는 마니아층의 충성도가 높다. 최악의 경우 당시 세대들이 느꼈던 감동을 헤치고, 지금 세대들의 이해를 구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7일 뮤지컬 무대에 오른 ‘영웅본색’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작품은 한 때 암흑가의 실세였으나 과거의 생활을 청산하고 새 삶을 시작한 자호, 경찰의 길을 걷는 자호의 동생 자걸,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마크, 세 남자의 진정한 우정과 의리를 담고 있다.  뮤지컬계의 황금 듀오라 불리는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은 영화의 1편과 2편을 적절히 버무려 뮤지컬을 완성시켰다. 다수 원작이 있는 뮤지컬들이 기존의 것을 모티브로 새로운 해석을 담는 것과 달리 ‘영웅본색’은 철저히 영화의 정서를 무대로 옮겨왔다. 덕분에 원작 속의 디테일을 무대에서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명작을 원작으로 하는 공연의 특성상 공연장에는 흔히 볼 수 없는 모습도 연출된다. 중장년층의 남성 관객들이 상당하다. 이들은 공연 전 인증샷을 찍고, 공연 중에도 영화 속의 명장면이 무대에서 재현될 때 감탄사를 내뱉는다.  사진=빅픽쳐프러덕션 제공 뮤지컬은 시각적인 향수에 청각적인 향수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영화 속에서 내내 울려 퍼지는 장궈룽(장국영)의 노래 ‘당년정’(當年情), 즉 ‘러브 오브 더 패스트’(Love Of The Past)를 메인 넘버로 만들면서 추억을 되살려낸다. 이 밖에도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장국영의 곡 ‘사수류넌’(似水流年) ‘공동도과’(共同渡過) ‘전뢰유니’(全賴有?) ‘지파부재우상’(只?不再遇上) 등이 녹여졌다. 여기에 이성준 음악감독의 창작 넘버도 곳곳에 배치돼 신선한 분위기를 줬다.  ‘영웅본색’은 중장년층의 관객은 물론 젊은 세대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화려하고 세련된 안무, 눈을 뗄 수 없는 화끈한 액션,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영상미,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무대가 공연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대는 그야 말로 압권이다. 무대의 기본 틀은 LED 패널과 인터렉티브 영상의 도입으로 탄생했다. 1000장이 넘는 LED 패널을 무대에 설치하면서 현실감 있는 배경을 만들어냈다. 장면에 맞춰 변화하는 LED 세트와 영상은 홍콩의 밤거리, 위조지폐작업장, 교도소, 부둣가 등 시시각각 달라지는 수십 개의 시공간을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한 장소에서도 등장인물들의 동선과 시점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인터렉티브 방식의 영상이 뮤지컬의 생동감을 더한다.  또 자호 역의 유준상·임태경·민우혁, 자걸 역의 한지상·박영수·이장우, 마크 역의 최대철·박민성 등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기존의 뮤지컬 주요 관객층인 20~30대 여성 관객들의 수요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영웅본색’은 3월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객석에서] 뮤지컬 ‘영웅본색’, 압도적 영상미로 만들어낸 홍콩의 밤거리

왕용범 연출·이성준 작곡가 콤비의 완벽한 하모니

박정선 기자 승인 2020.01.06 10:06 | 최종 수정 2020.01.07 10:12 의견 0
사진=빅픽쳐프러덕션 제공

영화 ‘영웅본색’이 뮤지컬 무대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기대와 함께 우려도 있었다. 영화 ‘영웅본색’은 홍콩 느와르 장르의 시초이자 정점으로 꼽히는 만큼 작품을 추억하는 마니아층의 충성도가 높다. 최악의 경우 당시 세대들이 느꼈던 감동을 헤치고, 지금 세대들의 이해를 구하는데 실패할 수도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7일 뮤지컬 무대에 오른 ‘영웅본색’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작품은 한 때 암흑가의 실세였으나 과거의 생활을 청산하고 새 삶을 시작한 자호, 경찰의 길을 걷는 자호의 동생 자걸,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하는 마크, 세 남자의 진정한 우정과 의리를 담고 있다. 

뮤지컬계의 황금 듀오라 불리는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음악감독은 영화의 1편과 2편을 적절히 버무려 뮤지컬을 완성시켰다. 다수 원작이 있는 뮤지컬들이 기존의 것을 모티브로 새로운 해석을 담는 것과 달리 ‘영웅본색’은 철저히 영화의 정서를 무대로 옮겨왔다. 덕분에 원작 속의 디테일을 무대에서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명작을 원작으로 하는 공연의 특성상 공연장에는 흔히 볼 수 없는 모습도 연출된다. 중장년층의 남성 관객들이 상당하다. 이들은 공연 전 인증샷을 찍고, 공연 중에도 영화 속의 명장면이 무대에서 재현될 때 감탄사를 내뱉는다. 

사진=빅픽쳐프러덕션 제공

뮤지컬은 시각적인 향수에 청각적인 향수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영화 속에서 내내 울려 퍼지는 장궈룽(장국영)의 노래 ‘당년정’(當年情), 즉 ‘러브 오브 더 패스트’(Love Of The Past)를 메인 넘버로 만들면서 추억을 되살려낸다. 이 밖에도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장국영의 곡 ‘사수류넌’(似水流年) ‘공동도과’(共同渡過) ‘전뢰유니’(全賴有?) ‘지파부재우상’(只?不再遇上) 등이 녹여졌다. 여기에 이성준 음악감독의 창작 넘버도 곳곳에 배치돼 신선한 분위기를 줬다. 

‘영웅본색’은 중장년층의 관객은 물론 젊은 세대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화려하고 세련된 안무, 눈을 뗄 수 없는 화끈한 액션,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영상미,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무대가 공연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대는 그야 말로 압권이다. 무대의 기본 틀은 LED 패널과 인터렉티브 영상의 도입으로 탄생했다. 1000장이 넘는 LED 패널을 무대에 설치하면서 현실감 있는 배경을 만들어냈다. 장면에 맞춰 변화하는 LED 세트와 영상은 홍콩의 밤거리, 위조지폐작업장, 교도소, 부둣가 등 시시각각 달라지는 수십 개의 시공간을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한 장소에서도 등장인물들의 동선과 시점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인터렉티브 방식의 영상이 뮤지컬의 생동감을 더한다. 

또 자호 역의 유준상·임태경·민우혁, 자걸 역의 한지상·박영수·이장우, 마크 역의 최대철·박민성 등 뮤지컬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면서 기존의 뮤지컬 주요 관객층인 20~30대 여성 관객들의 수요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영웅본색’은 3월 22일까지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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