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극의 3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으로 구성된다.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는 관객이 연극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관객의 움직임, 참여도에 따라 극은 무한대로 확장된다.  작품은 F. 스콧 피츠 제럴드의 유명한 고전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원작으로 한다.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황금기이자 재즈시대를 느낄 수 있도록 재현된 공간에서 무대와 객석의 구분 없이 관객과 배우가 직접 소통하며 현장성과 즉흥성을 추구하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관객들, 아니 ‘개츠비 맨션’에 초대된 손님들은 파티를 즐길 준비로 분주하다. 1층 대기실에는 저마다 드레스와 양복을 차려입고 머리에 깃털 장식의 띠를 두르거나 넥타이를를 매며 매무새를 점검한다. 중절모를 쓴 신사의 안내에 따라 2층으로 이동하고, 철문이 열리면 진짜 파티가 시작된다. 관객들은 한 손에 샴페인 등의 음료를 들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흔들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홀로 온 관객들도 소외되지 않는다. 배우들은 극이 시작되기 전부터 홀(로비)을 누비면서 “혼자 오셨어요?” “이런 파티 자주 오세요?” “같이 춤 춰요” 등 이야기를 건넨다. 무대 위에서 정해진 대사를 읊는 배우들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파티라는 설정에 맞게 배우들은 관객들 사이사이에서 불쑥 나타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떠들썩한 분위기 탓에 배우들의 대사를 놓치진 않을까하는 우려도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배우들의 남다른 성량 덕에 집중해야 할 부분에선 자연스럽게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한 공간에서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어떤 이야기를 선택할지는 오롯이 관객들의 몫이다.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관객들은 또 극중 인물들의 요청에 따라 그들의 방에 초대되기도 한다. ‘위대한 개츠비’의 중심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로비와 달리 세 개의 방에서는 인물들의 좀 더 내밀한 속사정을 들을 수 있다. 다만 규모가 작은 방에는 일정 인원만을 수용하기 때문에 정원이 차면 입장이 불가하다.  방에 입장하지 못해도 실망은 없다. 동시에 로비에서도 장관이 펼쳐진다. 배우들의 지도아래 스윙 리듬에 맞춰 관객들이 모두 춤을 춘다. 어설픈 실력으로 발을 앞으로 뒤로 움직이고, 손을 뻗어가며 극에 녹아드는 모습은 관객을 개츠비 멘션 파티의 구성원임을 확인시킨다.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재미의 이면엔 보지 못한 장면에 대한 갈증도 있다. 지난 3일 공연을 찾은 한 관객은 “이런 파티 자주 오냐”는 배우의 물음에 “오늘이 두 번째”라고 답했다. 그는 “이전에 가지 못한 방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또 찾아왔다”고 말했다. 공연 관계자는 실제로 회전문 관객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그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공연 후 게츠비 멘션은 30분간 열려 있는데, 이 시간동안 관객들은 흘러나오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인증 사진을 찍는 등 공연의 여운을 즐긴다. 공연의 말미 절정에 다다르는 작품의 메시지가 주는 여운도 크다.  에이미 번즈 워커 연출은 “오픈마인드로 받아들이고 ‘네’라는 대답을 해줄수록 더욱 재미있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동선에 따라 각기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총 7개 버전 이상의 이야기를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관객을 한 명의 배우로, 파티의 구성원으로 만든다. 공연은 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그레뱅 뮤지엄에서 진행된다.

[객석에서] 관객, 파티의 구성원으로…‘위대한 개츠비’가 안긴 색다른 경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 ‘회전문 관객’ 잇달아

박정선 기자 승인 2020.01.07 09:37 | 최종 수정 2020.01.07 17:09 의견 0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극의 3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으로 구성된다. 이머시브 공연 ‘위대한 개츠비’는 관객이 연극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관객의 움직임, 참여도에 따라 극은 무한대로 확장된다. 

작품은 F. 스콧 피츠 제럴드의 유명한 고전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원작으로 한다.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황금기이자 재즈시대를 느낄 수 있도록 재현된 공간에서 무대와 객석의 구분 없이 관객과 배우가 직접 소통하며 현장성과 즉흥성을 추구하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관객들, 아니 ‘개츠비 맨션’에 초대된 손님들은 파티를 즐길 준비로 분주하다. 1층 대기실에는 저마다 드레스와 양복을 차려입고 머리에 깃털 장식의 띠를 두르거나 넥타이를를 매며 매무새를 점검한다. 중절모를 쓴 신사의 안내에 따라 2층으로 이동하고, 철문이 열리면 진짜 파티가 시작된다. 관객들은 한 손에 샴페인 등의 음료를 들고,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흔들고,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홀로 온 관객들도 소외되지 않는다. 배우들은 극이 시작되기 전부터 홀(로비)을 누비면서 “혼자 오셨어요?” “이런 파티 자주 오세요?” “같이 춤 춰요” 등 이야기를 건넨다. 무대 위에서 정해진 대사를 읊는 배우들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파티라는 설정에 맞게 배우들은 관객들 사이사이에서 불쑥 나타나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다. 

떠들썩한 분위기 탓에 배우들의 대사를 놓치진 않을까하는 우려도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배우들의 남다른 성량 덕에 집중해야 할 부분에선 자연스럽게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한 공간에서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어떤 이야기를 선택할지는 오롯이 관객들의 몫이다.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관객들은 또 극중 인물들의 요청에 따라 그들의 방에 초대되기도 한다. ‘위대한 개츠비’의 중심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로비와 달리 세 개의 방에서는 인물들의 좀 더 내밀한 속사정을 들을 수 있다. 다만 규모가 작은 방에는 일정 인원만을 수용하기 때문에 정원이 차면 입장이 불가하다. 

방에 입장하지 못해도 실망은 없다. 동시에 로비에서도 장관이 펼쳐진다. 배우들의 지도아래 스윙 리듬에 맞춰 관객들이 모두 춤을 춘다. 어설픈 실력으로 발을 앞으로 뒤로 움직이고, 손을 뻗어가며 극에 녹아드는 모습은 관객을 개츠비 멘션 파티의 구성원임을 확인시킨다.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재미의 이면엔 보지 못한 장면에 대한 갈증도 있다. 지난 3일 공연을 찾은 한 관객은 “이런 파티 자주 오냐”는 배우의 물음에 “오늘이 두 번째”라고 답했다. 그는 “이전에 가지 못한 방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또 찾아왔다”고 말했다. 공연 관계자는 실제로 회전문 관객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연이 끝난 이후에도 그 열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공연 후 게츠비 멘션은 30분간 열려 있는데, 이 시간동안 관객들은 흘러나오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인증 사진을 찍는 등 공연의 여운을 즐긴다. 공연의 말미 절정에 다다르는 작품의 메시지가 주는 여운도 크다. 

에이미 번즈 워커 연출은 “오픈마인드로 받아들이고 ‘네’라는 대답을 해줄수록 더욱 재미있는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동선에 따라 각기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총 7개 버전 이상의 이야기를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관객을 한 명의 배우로, 파티의 구성원으로 만든다. 공연은 2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그레뱅 뮤지엄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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