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같은 거였어” 방영 중인 드라마 ‘브이아이피(VIP)’에서 외도를 들킨 남자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고 같은 거였다고… 외도 당사자의 변명 뿐 아니라 사고 같은 사랑은 또 있다. 첫사랑이 그것이다.  엄마가 남겨준 빵집에서 일하던 미수(김고은)는 우연히 찾아 온 현우(정해인)를 만나 설레는 감정을 느낀다. 미수는 어딘지 모르게 외롭고, 어두우면서 반항적인 현우를 알아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녀는 그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그리고 설레는 자신의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지도 못한 채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현우와 연락이 끊기게 된다.  그리고 또 뜻하지 않게 현우는 돌아온다. 우연히 마주친 미수는 현우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어렴풋이 알아가고 있지만 그는 또 군 입대 사실을 알려온다.  “그때, 나는 네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도 기다렸는데…” 다시 기적처럼 마주친 두 사람은 설렘과 애틋함 사이에서 마음을 키워 가지만 서로의 상황과 시간은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 계속되는 엇갈림 속에서도 라디오 ‘유열의 음악앨범’과 함께 우연과 필연을 반복하는 두 사람의 사랑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의 어렴풋한 기억을 끄집어 내게 한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고 누가 말했나? 반복되는 우연조차도 어느 한쪽의 노력이었다는 사실마저 외면하는 말이 아닌가. 첫사랑은 그렇게,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지나간다. 그렇기에 더욱 안타깝다. 그래서 평생을 통해 돌아보게 되는 게 바로 첫사랑이다.       여기 마음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랑이 또 있다. 사랑하지만 얄밉고, 애틋하지만 야속한 청춘들은 끝 없는 고뇌 속에서 성장한다. 그것은 사랑의 상대로 인한 성장이 아닌, 스스로의 성장이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았을 법한 청춘 시절의 일상과 고뇌를 생생하게 그린 소설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좋아하는 건지 미워하는 건지, 사랑스러운 건지 괴롭히고 싶은 건지, 자신도 파악하지 못하는 나나가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하츠는 '발로 차주고 싶다'라고 표현한다.  타인과의 소통의 가능성을 부정하려 애쓰던 하츠의 고독한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껍질은 얇게 쓸려나간다. 젊은 세대의 리얼리티를 그린 소녀의 숨 막힐 듯한 감각이, 마음 한 구석을 나이프처럼 찌르고 들어오는 성장 소설이다.

[미디어셀러] 사랑인지도 몰랐던 첫사랑,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박진희 기자 승인 2020.02.21 08:45 의견 0
 


“사고 같은 거였어”

방영 중인 드라마 ‘브이아이피(VIP)’에서 외도를 들킨 남자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사고 같은 거였다고… 외도 당사자의 변명 뿐 아니라 사고 같은 사랑은 또 있다. 첫사랑이 그것이다. 

엄마가 남겨준 빵집에서 일하던 미수(김고은)는 우연히 찾아 온 현우(정해인)를 만나 설레는 감정을 느낀다. 미수는 어딘지 모르게 외롭고, 어두우면서 반항적인 현우를 알아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녀는 그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그리고 설레는 자신의 마음을 정면으로 마주하지도 못한 채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현우와 연락이 끊기게 된다. 

그리고 또 뜻하지 않게 현우는 돌아온다. 우연히 마주친 미수는 현우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어렴풋이 알아가고 있지만 그는 또 군 입대 사실을 알려온다. 

“그때, 나는 네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도 기다렸는데…”

다시 기적처럼 마주친 두 사람은 설렘과 애틋함 사이에서 마음을 키워 가지만 서로의 상황과 시간은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 계속되는 엇갈림 속에서도 라디오 ‘유열의 음악앨범’과 함께 우연과 필연을 반복하는 두 사람의 사랑은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첫사랑의 어렴풋한 기억을 끄집어 내게 한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고 누가 말했나? 반복되는 우연조차도 어느 한쪽의 노력이었다는 사실마저 외면하는 말이 아닌가. 첫사랑은 그렇게,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지나간다. 그렇기에 더욱 안타깝다. 그래서 평생을 통해 돌아보게 되는 게 바로 첫사랑이다.  
 

 



여기 마음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랑이 또 있다. 사랑하지만 얄밉고, 애틋하지만 야속한 청춘들은 끝 없는 고뇌 속에서 성장한다. 그것은 사랑의 상대로 인한 성장이 아닌, 스스로의 성장이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았을 법한 청춘 시절의 일상과 고뇌를 생생하게 그린 소설 ‘발로 차주고 싶은 등짝’. 좋아하는 건지 미워하는 건지, 사랑스러운 건지 괴롭히고 싶은 건지, 자신도 파악하지 못하는 나나가와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하츠는 '발로 차주고 싶다'라고 표현한다. 

타인과의 소통의 가능성을 부정하려 애쓰던 하츠의 고독한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껍질은 얇게 쓸려나간다. 젊은 세대의 리얼리티를 그린 소녀의 숨 막힐 듯한 감각이, 마음 한 구석을 나이프처럼 찌르고 들어오는 성장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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