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될 당시 많은 이들이 기업의 생태계를 걱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52시간제를 도입한 대기업 내에서도 적지 않게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던 바다. 결국 최근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던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의 주 52시간근무제에 계도기간 1년을 부여했다. 특별연장근로도 확대했다. 기업 운영자들은 한숨 돌렸다며 좋아했지만 근로자들의 목소리는 그렇지 않았다. 이 같은 보도가 나왔을 당시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내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며 야근에 치이는 일상만큼은 반납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50인 미만인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경우는 더했다. 이들은 5인~50인 사업장의 경우 2021년 시행되지만 계도기간과 특별연장근로 확대에 자신들의 경우는 더 밀릴 수 있다는 점, 사업장이 작기에 내부 고발이 없는 한 단속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을 들며 또 다른 차별이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은 남의 일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보통 우리의 삶이 그렇다. 내로라하는 기업에 다니거나 자기 시간 운용이 여유로운 이들이 아니라면 밀려드는 회사일 때문에라도 초과근무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변에도 수두룩하다. 내가 아는 한 작은 기업의 차장급 인사는 가족과 함께 저녁시간을 누리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하는 법을 선택했지만 일의 질량과 소요되는 시간은 더 무거워진 느낌이라고 고백했다. 모 대기업에 다니는 대학선배는 퇴근시간이 되면 모니터가 일제히 꺼지는데 그 때문에 업무시간에 허덕이게 되는지라 몇 분의 여유를 갖기도 힘들다고 투덜댔다. 한번은 자녀 학원에서 픽업 문제로 연락이 왔는데 미처 체크하지 못한 통에 한 시간 동안 아이가 방치된 적 있다 하소연하기도 했다.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직업의 특성상 급한 일이 터지면 바로 업무에 투입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인력은 부족하고 내야 할 기사들이 많아 밥먹듯 초과근무를 하는 날이 허다하다. 물론 일에 치이다 하소연이라도 할라치면 선배들의 “기자는 특수직업이지, 근로자가 아니야”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우리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을 품고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가에서 권하는 정해진 시간만 일을 하고 매일 산뜻하게 퇴근해 가족과 도란도란 얼굴을 마주할 시간을 갖거나, 혼자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즐길 시간을 가지는 것은 우리에겐 아직 먼 꿈인 걸까. 어쩌다 한번 가족과 여유롭게 밥을 먹고 간혹 가다 한번 먼지쌓인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걸까. 52시간제가 도입될 때 사업자들은 어떻게 사업장을 꾸려가라는 거냐고, 근로자는 월급이 적어진다고 다양한 불만이 터져나오긴 했지만 어쨌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업무에 삶의 일면을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팀 페리스의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제목에 더 혹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열정적인 커리어와 성공적으로 금전을 비축하면서 어떻게 자신의 삶까지 챙길 수 있는지를 말하는 책이다. 저자는 미숙아에서 명문대생이 되고, 하루 14시간씩 일하고도 해고를 당한 바 있다. 창업해 한달 몇 억씩 버는 회사를 꾸렸지만 일주일 내내 쉬는 시간 따위는 없었다. 이렇듯 스스로 실패와 성공의 문턱을 여러 번 오갔던 인물이기에 그의 책은 나오기만 하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곤 하는데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제목을 봤을 땐 헛웃음이 터지기까지 했다. 이 책의 원제는 ‘THE 4-Hour Workweek’, 주 4시간이다. 한글제목으로 하루 4시간 일하나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조금 황당하지만 지금의 시대라면 가능할 법도 한 방식이다. 저자는 디지털 노마드, 즉 인터넷의 보급과 기술의 발전으로 원격 근무를 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며 일하는 방식을 도입했을 때 사람과 기업 모두 보다 수월하고 이득을 볼 수 있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짧은 주말의 휴식, 그보단 길지만 하루종일 회사에 붙박여 살아야 했던 보상으론 턱없이 짧은 휴가를 위해 살아가는 대신 가장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근로자나 기업가가 선택의 권리를 찾고 만들어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근로자라면 원격근무나 재택 근무를 회사에 역제안해 보다 풍요로운 일상을 살고, 사업체 오너라면 모든 일에 개입하지 말고 각 담당자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해주라는 식이다. 꿈같은 업무시간을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전략이 4단계 전략이다. 최소한만 일하며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한 방법으로 협상(DEAL)의 앞 글자를 따 ‘정의(Definition)’, ‘제거(Elimination)’, ‘자동화(Automation)’, ‘해방(Liberation)’의 4단계 전략을 제안한다. ‘정의’ 과정에서는 기존 업무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을 완전히 뒤집어엎을 수 있는 법칙과 목표를 알려주고, ‘제거’ 단계에서는 일의 중요도, 각 담당자들의 업무 할당량 등 기존 관념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12시간 근무량을 2시간으로 줄일 수 있는 비법을 전한다. ‘자동화’ 단계에서는 환차익 거래, 아웃소싱, 무결정(nondecision) 규칙을 이용하여 업무를 자동적으로 만들고 현금을 창출하는 방법을, ‘해방’ 단계에서는 상사에게서 벗어나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완벽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과 보다 자유로운 업무방식 노하우를 제시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책에서 소개한 한 직장 근로자는 회사에 사무실에서 자신의 자리가 차지하는 비용적 이유를 들며 재택근무를 설득하고 승인받는 데 성공한다. 외국으로 떠난 그는 렌트한 집에서 업무를 보고 나머지 시간 동안 서핑을 즐긴다. 그런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그의 책을 보자면 접목 가능한 방식도 있지만 ‘외국이라서 가능해’ ‘우리 회사에서 내가 이런 제안을 하면 과연 받아들여지기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단적으로 원격근무 자체가 불가능한 직종도 있는 데다 현실적으로 말을 꺼낼 용기조차 갖지 못할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책에는 독자들이 저자의 제안에 따라 새로운 직종을 선택해 창업을 하거나 원격근무 요청에 성공해 삶을 변화시켰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실제 사례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그러나 세계 어느 곳에서든 일이 가능하고 업무효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불가하다면 특출난 아이디어로 새로운 직업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더욱이 4시간만 일하고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현금, 시간, 빛나는 아이디어가 동반돼야 한다. 저자 또한 엄청난 거액이 아니더라도 꿈꾸는 삶을 살 수 있는 현금과 시간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책의 일부는 비현실적인데다 ‘이러면 좋겠다’ 싶지만 실행에 옮길 수 없는 것들이 허다하다. 다만 저자가 알려주는 일의 중요도 체크나 업무 방식에서의 소소한 팁과 습관 정립 등은 일반 근로자가 반영해볼 만한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자가 말하는 절대 진리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내 인생을 찾겠어!”라면서 4시간만 일하는 삶을 살겠다고 박차고 일어서든, 혹은 “난 그냥 이렇게 사는 게 마음 편하겠어”라고 생각하든 그것은 상관 없지만 미래로 인생의 즐거움을 유예하기만 할 것인지, 수입이 줄더라도 일상의 작은 행복을 찾아나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쳇바퀴 같은 삶에 필요한 일이다. 저자는 누구나 ‘내가 돈이 조금만 많았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라고 생각하지만 돈에 핑계를 미루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즐거운 인생을 위해 꼭 필요한 진지한 자기 성찰과 결정을 미루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변명이라 꼬집는다. 그는 수입을 위한 시간과 자신을 위한 시간을 잘 분리시켜야 사업이나 상사, 혹은 일에 끌려다니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디자인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앞서 밝혔던 주 52시간제 도입이 설사 우리의 현실과 조금 멀다 해도 무조건 일만 하는 인생에 치이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 숨이 턱까지 차오른 느낌으로 남은 업무를 망연자실 바라보다가 우리 삶의 주체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살아가는지 생각하게 된다면 이 책을 권한다. 아이디어, 돈, 시간은 없지만 적어도 정년퇴직 이후로만 미루고 살았던 삶의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들을 되찾아야겠다는 깨우침은 손에 쥐게 될 것이다.

[책에 길을 묻다] 경제적 자유가 가져다 줄 ‘주 4시간 근무’란 어떤 것인가?

팀페리스 ‘나는 4시간만 일한다’

박진희 기자 승인 2020.03.10 13:22 의견 0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될 당시 많은 이들이 기업의 생태계를 걱정했다. 지난해 7월부터 52시간제를 도입한 대기업 내에서도 적지 않게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던 바다. 결국 최근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던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의 주 52시간근무제에 계도기간 1년을 부여했다. 특별연장근로도 확대했다. 기업 운영자들은 한숨 돌렸다며 좋아했지만 근로자들의 목소리는 그렇지 않았다. 이 같은 보도가 나왔을 당시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내년이 되기만을 기다렸다며 야근에 치이는 일상만큼은 반납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50인 미만인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경우는 더했다. 이들은 5인~50인 사업장의 경우 2021년 시행되지만 계도기간과 특별연장근로 확대에 자신들의 경우는 더 밀릴 수 있다는 점, 사업장이 작기에 내부 고발이 없는 한 단속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을 들며 또 다른 차별이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은 남의 일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보통 우리의 삶이 그렇다. 내로라하는 기업에 다니거나 자기 시간 운용이 여유로운 이들이 아니라면 밀려드는 회사일 때문에라도 초과근무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주변에도 수두룩하다. 내가 아는 한 작은 기업의 차장급 인사는 가족과 함께 저녁시간을 누리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하는 법을 선택했지만 일의 질량과 소요되는 시간은 더 무거워진 느낌이라고 고백했다. 모 대기업에 다니는 대학선배는 퇴근시간이 되면 모니터가 일제히 꺼지는데 그 때문에 업무시간에 허덕이게 되는지라 몇 분의 여유를 갖기도 힘들다고 투덜댔다. 한번은 자녀 학원에서 픽업 문제로 연락이 왔는데 미처 체크하지 못한 통에 한 시간 동안 아이가 방치된 적 있다 하소연하기도 했다.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직업의 특성상 급한 일이 터지면 바로 업무에 투입되는 것이야 당연하지만 인력은 부족하고 내야 할 기사들이 많아 밥먹듯 초과근무를 하는 날이 허다하다. 물론 일에 치이다 하소연이라도 할라치면 선배들의 “기자는 특수직업이지, 근로자가 아니야”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우리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을 품고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가에서 권하는 정해진 시간만 일을 하고 매일 산뜻하게 퇴근해 가족과 도란도란 얼굴을 마주할 시간을 갖거나, 혼자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를 즐길 시간을 가지는 것은 우리에겐 아직 먼 꿈인 걸까. 어쩌다 한번 가족과 여유롭게 밥을 먹고 간혹 가다 한번 먼지쌓인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걸까. 52시간제가 도입될 때 사업자들은 어떻게 사업장을 꾸려가라는 거냐고, 근로자는 월급이 적어진다고 다양한 불만이 터져나오긴 했지만 어쨌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업무에 삶의 일면을 잃어가고 있다.

그래서 팀 페리스의 ‘나는 4시간만 일한다’라는 제목에 더 혹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열정적인 커리어와 성공적으로 금전을 비축하면서 어떻게 자신의 삶까지 챙길 수 있는지를 말하는 책이다. 저자는 미숙아에서 명문대생이 되고, 하루 14시간씩 일하고도 해고를 당한 바 있다. 창업해 한달 몇 억씩 버는 회사를 꾸렸지만 일주일 내내 쉬는 시간 따위는 없었다. 이렇듯 스스로 실패와 성공의 문턱을 여러 번 오갔던 인물이기에 그의 책은 나오기만 하면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곤 하는데 ‘나는 4시간만 일한다’ 제목을 봤을 땐 헛웃음이 터지기까지 했다. 이 책의 원제는 ‘THE 4-Hour Workweek’, 주 4시간이다. 한글제목으로 하루 4시간 일하나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조금 황당하지만 지금의 시대라면 가능할 법도 한 방식이다. 저자는 디지털 노마드, 즉 인터넷의 보급과 기술의 발전으로 원격 근무를 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며 일하는 방식을 도입했을 때 사람과 기업 모두 보다 수월하고 이득을 볼 수 있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짧은 주말의 휴식, 그보단 길지만 하루종일 회사에 붙박여 살아야 했던 보상으론 턱없이 짧은 휴가를 위해 살아가는 대신 가장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근로자나 기업가가 선택의 권리를 찾고 만들어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근로자라면 원격근무나 재택 근무를 회사에 역제안해 보다 풍요로운 일상을 살고, 사업체 오너라면 모든 일에 개입하지 말고 각 담당자가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해주라는 식이다.

꿈같은 업무시간을 위해 저자가 제시하는 전략이 4단계 전략이다. 최소한만 일하며 원하는 대로 살기 위한 방법으로 협상(DEAL)의 앞 글자를 따 ‘정의(Definition)’, ‘제거(Elimination)’, ‘자동화(Automation)’, ‘해방(Liberation)’의 4단계 전략을 제안한다. ‘정의’ 과정에서는 기존 업무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을 완전히 뒤집어엎을 수 있는 법칙과 목표를 알려주고, ‘제거’ 단계에서는 일의 중요도, 각 담당자들의 업무 할당량 등 기존 관념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12시간 근무량을 2시간으로 줄일 수 있는 비법을 전한다. ‘자동화’ 단계에서는 환차익 거래, 아웃소싱, 무결정(nondecision) 규칙을 이용하여 업무를 자동적으로 만들고 현금을 창출하는 방법을, ‘해방’ 단계에서는 상사에게서 벗어나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완벽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과 보다 자유로운 업무방식 노하우를 제시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책에서 소개한 한 직장 근로자는 회사에 사무실에서 자신의 자리가 차지하는 비용적 이유를 들며 재택근무를 설득하고 승인받는 데 성공한다. 외국으로 떠난 그는 렌트한 집에서 업무를 보고 나머지 시간 동안 서핑을 즐긴다. 그런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그의 책을 보자면 접목 가능한 방식도 있지만 ‘외국이라서 가능해’ ‘우리 회사에서 내가 이런 제안을 하면 과연 받아들여지기나 할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단적으로 원격근무 자체가 불가능한 직종도 있는 데다 현실적으로 말을 꺼낼 용기조차 갖지 못할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물론 책에는 독자들이 저자의 제안에 따라 새로운 직종을 선택해 창업을 하거나 원격근무 요청에 성공해 삶을 변화시켰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실제 사례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그러나 세계 어느 곳에서든 일이 가능하고 업무효율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그것이 불가하다면 특출난 아이디어로 새로운 직업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더욱이 4시간만 일하고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현금, 시간, 빛나는 아이디어가 동반돼야 한다. 저자 또한 엄청난 거액이 아니더라도 꿈꾸는 삶을 살 수 있는 현금과 시간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책의 일부는 비현실적인데다 ‘이러면 좋겠다’ 싶지만 실행에 옮길 수 없는 것들이 허다하다. 다만 저자가 알려주는 일의 중요도 체크나 업무 방식에서의 소소한 팁과 습관 정립 등은 일반 근로자가 반영해볼 만한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자가 말하는 절대 진리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내 인생을 찾겠어!”라면서 4시간만 일하는 삶을 살겠다고 박차고 일어서든, 혹은 “난 그냥 이렇게 사는 게 마음 편하겠어”라고 생각하든 그것은 상관 없지만 미래로 인생의 즐거움을 유예하기만 할 것인지, 수입이 줄더라도 일상의 작은 행복을 찾아나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쳇바퀴 같은 삶에 필요한 일이다. 저자는 누구나 ‘내가 돈이 조금만 많았더라면 상황이 달라졌을 텐데’라고 생각하지만 돈에 핑계를 미루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즐거운 인생을 위해 꼭 필요한 진지한 자기 성찰과 결정을 미루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변명이라 꼬집는다. 그는 수입을 위한 시간과 자신을 위한 시간을 잘 분리시켜야 사업이나 상사, 혹은 일에 끌려다니는 삶이 아니라 스스로 디자인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앞서 밝혔던 주 52시간제 도입이 설사 우리의 현실과 조금 멀다 해도 무조건 일만 하는 인생에 치이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 숨이 턱까지 차오른 느낌으로 남은 업무를 망연자실 바라보다가 우리 삶의 주체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살아가는지 생각하게 된다면 이 책을 권한다. 아이디어, 돈, 시간은 없지만 적어도 정년퇴직 이후로만 미루고 살았던 삶의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들을 되찾아야겠다는 깨우침은 손에 쥐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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