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2가 지난 13일 공개됐다. 공개직후부터 넷플릭스 많이 본 드라마 1위에 올라 있는 ‘킹덤’ 시즌2에 대한 전 세계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충분했다. 그리고 오래 기다렸다.  ‘킹덤’ 시즌2에서는 국내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두 명의 감독이 참여했다. 시즌1의 김성훈 감독의 바통을 받아 박인제 감독이 시즌2 2화부터 6화까지를 맡았다. 시즌1에서 김성훈 감독이 여유있는 호흡으로 장치를 심어 놨다면, 시즌2의 박인제 감독은 앞서 심어 놓은 장치들을 폭파 시키는 역할을 해야 했다. 두 사람의 시너지 그리고 박 감독의 장르에 대한 사심으로 시즌2는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할 만큼의 재미와 함께 공개됐다. 박인제 감독 (사진=넷플릭스) ■ 한 여름에 한 겨울 배경 촬영, 그 고된 보람 “많이 힘들었다. 한 여름에 촬영을 하고 있지만 한 겨울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CG팀의 수고가 많이 들어가야 했다. 현장 스태프들은 눈 쌓인 장소에서의 촬영을 위해 눈을 뿌렸다가, 촬영이 끝나면 그 눈을 치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뿐만 아니라 땀이 나면 안 되기 때문에 배우들은 한 장면 찍고 분장하고를 반복해야 하는 작업이었다” ‘킹덤’ 시즌2는 2018년 10월부터 프리프로덕션에 들어가 2월 초부터 한 여름인 8월까지 촬영이 이어진 작품이다. 하지만 극중 좀비는 온도에 반응하는 설정이었던 탓에 드라마의 배경은 한 겨울이었다. 이 때문에 한 여름에 한 겨울 배경의 촬영을 이어가야 하는 고충이 따랐다.  “촬영하면서 공은 많이 들였지만 그 만큼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계절과 싸워야 하고, 시간과도 싸워야 한다. 고증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과 주어진 예산 안에서 소화해야 하는 압박과 아쉬움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은 없었다. 감독 입장에서 사극은 일종의 SF 영화와 같다” 여기에 새롭게 도입된 HDR(디지털 영상에서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만들어 사람이 실제 눈으로 보는 것에 가깝게 밝기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기술) 촬영 때문에 불필요하게 사소한 부분까지 미술팀이 손길이 닿아야 했다.  “나도 HDR 기술로 촬영은 처음 해 본다. 화질이 너무 좋기 때문에 너무 디테일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보이기 때문에 미술팀이 고생을 많이 했다. 반면 감독 입장에서는 아주 작은 선이나 색감까지도 표현이 되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점을 배가시키면서 영상미에 힘을 준 것은 시즌1을 본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 탓이다. 그 동안 일본이나 중국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한국만의 독특한 전통미에 반한 해외 시청자들의 극찬이 쏟아진 바 있기 때문이다.  “시즌2에서 개인적으로 한국의 궁궐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시즌1에서 전통 의복이나 소품에 해외 시청자들의 시선이 모였다면 이번에는 궁궐이라는 장소를 면밀히 보여줌으로서 조선시대를 적극적으로 내 보이고 싶었다” (사진=넷플릭스) ■ 넷플릭스 방식의 촬영, 감독의 자기성찰 압박을 주지 않아 넷플릭스에는 시청률 지표가 없다. 다만 작품이 공개될 뿐이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넷플릭스 밖에서 이루어진다. 더불어 창작자가 결정한 모든 것을 존중한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국내 감독으로서도 새로운 방식을 접한 일이다.  “우리는 특정 회사에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여러 제작사를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다. 넷플릭스도 그런 개념에서는 같다. 다만 미국 회사라는 점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넷플릭스는 창작자에 대한 배려가 후하다. 시청률이라든지, 관객수라든지 하는 지표는 창작자에게 일종의 자기검열을 하게 만든다. 자기검열이란 창작자에게 무척 아픔을 준다. 그런 측면에서 넷플릭스의 방향성은 창작자에 대한 배려이자 보호이다” 창작자에 대한 배려 뿐 아니라 제작비도 국내 작품으로는 이례적인 금액이 투입됐다. ‘킹덤’ 시즌2의 제작비는 회당 30억 원이다. 총 6회 차에 들어간 돈은 어림잡아 180억원. 국내에서 이처럼 많은 제작비를 들이기는 무리가 있다. 글로벌 플랫폼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감독은 제작비에 목말랐다.  “감독들은 욕심꾸러기다. 감독들에게는 1000억원의 제작비가 주어져도 100만원이 모자라게 되어 있다. 항상 작품이 나올 때마다 부끄럽고 ‘왜 이렇게 찍었지. 조금만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실제 ‘킹덤’ 시즌2 촬영을 하면서도 제작비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

[마주보기] ① ‘킹덤’ 시즌2 박인제, 넷플릭스를 경험한 또 한 명의 한국 감독

박진희 기자 승인 2020.03.19 07:00 | 최종 수정 2020.03.19 11:39 의견 0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2가 지난 13일 공개됐다. 공개직후부터 넷플릭스 많이 본 드라마 1위에 올라 있는 ‘킹덤’ 시즌2에 대한 전 세계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충분했다. 그리고 오래 기다렸다. 

‘킹덤’ 시즌2에서는 국내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두 명의 감독이 참여했다. 시즌1의 김성훈 감독의 바통을 받아 박인제 감독이 시즌2 2화부터 6화까지를 맡았다. 시즌1에서 김성훈 감독이 여유있는 호흡으로 장치를 심어 놨다면, 시즌2의 박인제 감독은 앞서 심어 놓은 장치들을 폭파 시키는 역할을 해야 했다. 두 사람의 시너지 그리고 박 감독의 장르에 대한 사심으로 시즌2는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할 만큼의 재미와 함께 공개됐다.

박인제 감독 (사진=넷플릭스)


■ 한 여름에 한 겨울 배경 촬영, 그 고된 보람

“많이 힘들었다. 한 여름에 촬영을 하고 있지만 한 겨울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CG팀의 수고가 많이 들어가야 했다. 현장 스태프들은 눈 쌓인 장소에서의 촬영을 위해 눈을 뿌렸다가, 촬영이 끝나면 그 눈을 치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뿐만 아니라 땀이 나면 안 되기 때문에 배우들은 한 장면 찍고 분장하고를 반복해야 하는 작업이었다”

‘킹덤’ 시즌2는 2018년 10월부터 프리프로덕션에 들어가 2월 초부터 한 여름인 8월까지 촬영이 이어진 작품이다. 하지만 극중 좀비는 온도에 반응하는 설정이었던 탓에 드라마의 배경은 한 겨울이었다. 이 때문에 한 여름에 한 겨울 배경의 촬영을 이어가야 하는 고충이 따랐다. 

“촬영하면서 공은 많이 들였지만 그 만큼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계절과 싸워야 하고, 시간과도 싸워야 한다. 고증적인 측면에서의 어려움과 주어진 예산 안에서 소화해야 하는 압박과 아쉬움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은 없었다. 감독 입장에서 사극은 일종의 SF 영화와 같다”

여기에 새롭게 도입된 HDR(디지털 영상에서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만들어 사람이 실제 눈으로 보는 것에 가깝게 밝기의 범위를 확장시키는 기술) 촬영 때문에 불필요하게 사소한 부분까지 미술팀이 손길이 닿아야 했다. 

“나도 HDR 기술로 촬영은 처음 해 본다. 화질이 너무 좋기 때문에 너무 디테일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보이기 때문에 미술팀이 고생을 많이 했다. 반면 감독 입장에서는 아주 작은 선이나 색감까지도 표현이 되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점을 배가시키면서 영상미에 힘을 준 것은 시즌1을 본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 탓이다. 그 동안 일본이나 중국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한국만의 독특한 전통미에 반한 해외 시청자들의 극찬이 쏟아진 바 있기 때문이다. 

“시즌2에서 개인적으로 한국의 궁궐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시즌1에서 전통 의복이나 소품에 해외 시청자들의 시선이 모였다면 이번에는 궁궐이라는 장소를 면밀히 보여줌으로서 조선시대를 적극적으로 내 보이고 싶었다”

(사진=넷플릭스)


■ 넷플릭스 방식의 촬영, 감독의 자기성찰 압박을 주지 않아

넷플릭스에는 시청률 지표가 없다. 다만 작품이 공개될 뿐이고 시청자들의 반응은 넷플릭스 밖에서 이루어진다. 더불어 창작자가 결정한 모든 것을 존중한다. 이와 같은 시스템은 국내 감독으로서도 새로운 방식을 접한 일이다. 

“우리는 특정 회사에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여러 제작사를 떠돌아다니는 사람이다. 넷플릭스도 그런 개념에서는 같다. 다만 미국 회사라는 점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넷플릭스는 창작자에 대한 배려가 후하다. 시청률이라든지, 관객수라든지 하는 지표는 창작자에게 일종의 자기검열을 하게 만든다. 자기검열이란 창작자에게 무척 아픔을 준다. 그런 측면에서 넷플릭스의 방향성은 창작자에 대한 배려이자 보호이다”

창작자에 대한 배려 뿐 아니라 제작비도 국내 작품으로는 이례적인 금액이 투입됐다. ‘킹덤’ 시즌2의 제작비는 회당 30억 원이다. 총 6회 차에 들어간 돈은 어림잡아 180억원. 국내에서 이처럼 많은 제작비를 들이기는 무리가 있다. 글로벌 플랫폼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감독은 제작비에 목말랐다. 

“감독들은 욕심꾸러기다. 감독들에게는 1000억원의 제작비가 주어져도 100만원이 모자라게 되어 있다. 항상 작품이 나올 때마다 부끄럽고 ‘왜 이렇게 찍었지. 조금만 더 많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실제 ‘킹덤’ 시즌2 촬영을 하면서도 제작비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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