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펜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다른 질병에 대한 위급성이 저평가 되고 있다. 희귀의약품 국내 수급이나 기존 예정됐던 신약 임상 등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항암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암질환심의위원회마저도 계속 연기되고 있어 간접 피해가 우려된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예정됐던 의약품 관련 계획이 연일 보류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먼저 희귀의약품 수급난항이 문제로 떠올랐다. 공수병 약 베로랍과 항부정맥제 퀴니딘, 장기이식 면역거부 억제제 라파뮨 시럽 등의 국내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원료의약품 수급 불균형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 시럽제도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해당 약품은 국내 시판허가가 되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최근 해외 국가의 칼레트라 수출제한 조치로 물량이 들어올 수 없게 됐다. 관련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예정됐던 의약품 관련 계획이 연일 보류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올 상반기 처방권 진입 예정이던 신약 허가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시장조사기관에서 실시한 글로벌 예상매출액 조사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약품들도 다수다. 신약을 기다리던 환자들도, 사활을 걸었던 제약사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다. 노바티스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파투무맙과 로슈사의 근위축증 신약 리스디플람이 FDA 허가를 받지 못 하고 있다. 오파투무맙은 연간 재발율이 낮다는 임상 결과가 지난해 학회에서 발표되며 관심을 받던 약물이다. 오는 5월 말 예정됐던 리스디플람 승인 건도 8월경으로 미뤄졌다. 근위축증은 극희귀질환에 속하는 치명적 질환이다. 신약 출시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가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알츠하이머병과 간염 등의 치료 신약들도 허가 연기 품목에 포함됐다.  병원 방문으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어 임상시험이 중단되기도 했다. 미국 프로벤션바이오가 개발 중이던 당뇨병 치료제 테플리주맙의 임상3상 시험이 일시 중단됐다.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에 따른 조치다. 이밖에도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지 못 하는 경우가 다수 나오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임상 중단이 보고된 바 없다. 국내 환자들이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 암질환심의위원회 연기다. 지난 2월 한차례 미뤄져 이달 8일로 예정됐던 암질심이 재차 연기된 것이다. 항암제 등 암 관련 심사가 이뤄지는 회의다. 코로나19 사태 심각성에 따라 대면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게 연기 이유다. 서면회의로 대체하기엔 약제의 중요도가 높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치료약을 기대하고 있던 중증 암환자들이 또다시 좌절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다. 정부는 오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2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암, 당뇨, 에이즈, 간염 등의 치료제 개발이나 유통에는 그로 인한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이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경증의 경중을 따져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다. 신약 개발이나 희귀의약품 수급 등이 연이어 중단되지 않도록 대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인애의 뒷담화] ‘다른 환자에도 관심 좀’ 코로나19에 묻힌 치명 질환 치료제...장기이식·에이즈 환자 어쩌라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외 질환 나몰라라?
“기존처럼만 진행되길”

이인애 기자 승인 2020.04.09 16:27 | 최종 수정 2020.04.09 16:28 의견 0

코로나19 펜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다른 질병에 대한 위급성이 저평가 되고 있다. 희귀의약품 국내 수급이나 기존 예정됐던 신약 임상 등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항암제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암질환심의위원회마저도 계속 연기되고 있어 간접 피해가 우려된다.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예정됐던 의약품 관련 계획이 연일 보류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먼저 희귀의약품 수급난항이 문제로 떠올랐다. 공수병 약 베로랍과 항부정맥제 퀴니딘, 장기이식 면역거부 억제제 라파뮨 시럽 등의 국내 재고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원료의약품 수급 불균형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에이즈치료제 칼레트라 시럽제도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해당 약품은 국내 시판허가가 되지 않아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최근 해외 국가의 칼레트라 수출제한 조치로 물량이 들어올 수 없게 됐다.

관련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존 예정됐던 의약품 관련 계획이 연일 보류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올 상반기 처방권 진입 예정이던 신약 허가작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시장조사기관에서 실시한 글로벌 예상매출액 조사에서 상위권에 랭크된 약품들도 다수다. 신약을 기다리던 환자들도, 사활을 걸었던 제약사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다.

노바티스의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파투무맙과 로슈사의 근위축증 신약 리스디플람이 FDA 허가를 받지 못 하고 있다. 오파투무맙은 연간 재발율이 낮다는 임상 결과가 지난해 학회에서 발표되며 관심을 받던 약물이다. 오는 5월 말 예정됐던 리스디플람 승인 건도 8월경으로 미뤄졌다. 근위축증은 극희귀질환에 속하는 치명적 질환이다. 신약 출시에 대한 환자들의 기대가 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알츠하이머병과 간염 등의 치료 신약들도 허가 연기 품목에 포함됐다. 

병원 방문으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어 임상시험이 중단되기도 했다. 미국 프로벤션바이오가 개발 중이던 당뇨병 치료제 테플리주맙의 임상3상 시험이 일시 중단됐다. 코로나19 비상사태 선포에 따른 조치다. 이밖에도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지 못 하는 경우가 다수 나오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임상 중단이 보고된 바 없다.

국내 환자들이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건 암질환심의위원회 연기다. 지난 2월 한차례 미뤄져 이달 8일로 예정됐던 암질심이 재차 연기된 것이다. 항암제 등 암 관련 심사가 이뤄지는 회의다. 코로나19 사태 심각성에 따라 대면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게 연기 이유다. 서면회의로 대체하기엔 약제의 중요도가 높아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치료약을 기대하고 있던 중증 암환자들이 또다시 좌절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다. 정부는 오늘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2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암, 당뇨, 에이즈, 간염 등의 치료제 개발이나 유통에는 그로 인한 차질이 생기고 있다. 이 같은 기저질환을 가진 사람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시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경증의 경중을 따져야 한다는 생각은 아니다. 신약 개발이나 희귀의약품 수급 등이 연이어 중단되지 않도록 대안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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