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 국산 신약이 등장했다. 신약개발 기업 오스코텍이 개발 중인 정밀 타우 표적 항체 ‘ADEL-Y01’이 오는 4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알츠하이머 임상학회(CTAD)에서 임상 1a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이 신약은 병적 타우 단백질 중에서도 특정 변형인 ‘acK280’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정밀 설계를 갖췄다. 정상 타우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병리적 타우의 확산만 억제하는 방식으로, 기존 항체들과는 차별화된 접근이다.


오스코텍은 EGFR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렉라자)’ 개발에 성공한 제노스코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신약개발 전문기업이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과 J&J를 거쳐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FDA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현재는 아미반타맙과의 병용요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확대가 진행 중이다. 이 병용요법은 미국에 이어 유럽, 일본, 중국 등으로 허가가 확산되고 있으며, J&J는 2027년 매출 전망을 두 배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ADEL-Y01은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인 병적 타우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함으로써 기존 아밀로이드 베타(Aβ) 중심의 치료 전략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지금까지 개발된 타우 항체들은 정상 타우까지 포괄적으로 억제해 효과는 제한적이고 부작용 우려는 높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ADEL-Y01은 병적 상태에서만 발현이 증가하는 acK280 부위에 특이적으로 결합함으로써, 타우 병증의 확산을 정밀하게 차단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CTAD 발표에서 ADEL-Y01이 고용량에서도 안전성과 뇌 침투력을 입증한다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기술이전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의 기술이전은 통상 임상 1상 후반~2상 초입에서 활발하게 이뤄진다. 실제로 UCB의 베프라네맙은 로슈에 선급금 1.2억 달러, 총 계약금 20억 달러에 기술이전됐으며, Prothena의 PRX005도 BMS와 8천만 달러 규모의 선급금으로 계약이 체결됐다. 오스코텍의 2024년 매출이 약 340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ADEL-Y01의 기술이전은 기업가치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오스코텍은 또 다른 신약 후보인 면역항암제 ‘OCT-598’의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후보물질은 면역 회피를 유도하는 EP2/EP4 수용체를 동시에 억제함으로써 기존 면역항암제의 낮은 반응률과 내성을 극복할 가능성을 갖췄다. 췌장암, 대장암, 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 대한 병용 치료제로 활용 가능하며,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상이 개시될 예정이다.


한편, 오스코텍은 레이저티닙 상업화 성과를 온전히 확보하기 위해 제노스코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를 추진 중이다. 이는 기존 유한양행과 제노스코를 통한 로열티 수익 구조를 단순화하고, 실질적으로 받는 로열티 몫을 기존 약 2%에서 4%로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

오스코텍은 과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고형암 치료제에서도 도전을 시도했지만, 현재는 알츠하이머병과 면역항암제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의 실패 이력이 남아 있으나, 레이저티닙으로 입증된 상업화 역량과 더불어 두 개의 혁신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 필자인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SBS Biz 방송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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