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LG건조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이 먼지 축적 및 악취 논란이 일어난 LG건조기와 관련해 시정권고조치를 내리면서 LG전자는 부품교체와 무상수리를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이 리콜이나 환불 조치까지는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LG전자 측이 2일, 문제가 있었던 건조기를 단종시키고 신모델을 생산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한국소비자원은 LG전자 건조기 악취논란에 대해 위해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건조성능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리콜·환불’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 2일부터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전량(8~16kg 모델 4종, 약 145만대)을 무상 수리하겠다고 밝힌 LG전자는 같은 날 신모델 생산을 밝혔다. 문제가 된 모델은 단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LG전자 측은 전자신문을 통해 “건조를 마친 후에는 필터를 관리하고 필터 잔류 먼지를 청소하는 게 중요하다”며 소비자 책임이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고 “기존에 판매한 제품이 하자나 결함은 아니지만 고객들의 우려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원 시정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말로 제품 자체의 문제는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소비자들은 제품 출시 후 콘덴서 자동세척 광고에 대해 지적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해당 광고에 허위나 과장이 있었는지 위법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모델 출시 보도 직후 소비자들은 “산지 두달만에 단종되고 공장 들어가서 부품교체로 중고되고 내가 비싼 돈내고 마루타하려고 건조기 샀나. 믿고 산 LG에 제대로 발등 찍혔다” “하자나 결함이 아니면 왜 단종 시키나? 문제 없다고 했다면 밀고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2019 신상품이라고 사서 4개월 만에 단종이라니. 결함을 인정하고 환불하라”는 등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LG건조기 ■ "제대로 발등찍혔다"는 소비자들, 대리점 "안일한 대응" 불만도  LG건조기 논란은 이뿐만 아니다. 무상보증, 무상수리를 내세운 LG전자 측의 안일한 태도 및 다른 제품 서비스에까지 해악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LG건조기로 시작된 문제점들에 대해 현 상황을 짚어본다. 문제의 시작은 LG전자가 주요 기능으로 내세운 건조기 내 ‘콘덴서 자동세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먼지가 쌓이고, 내부에 축적된 응축수(세척수)로 곰팡이와 악취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먼저 문제제기가 시작됐다. “자동세척이 잘 되고 있는지 의구심 들었다”는 사용자들이 우르르 등장하고 관련 커뮤니티가 온라인상에 생성되기까지 하자 LG전자는 10년 무상보증과 무상분해청소 서비스를 시작했다. 7월 초 각종 커뮤니티는 들썩였다. 맘카페, 쇼핑·전자제품 관련 커뮤니티에는 “의미없다. 매달 A/S접수해서 청소해달라 해야 하나” “근본적 문제해결 없는 무상청소인 것 같아 아쉽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LG전자 측은 당당하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제품 자체에 문제는 없고 꾸준한 관리가 필수라는 일관된 답변 뿐이다. 대리점도 마찬가지라 소비자 피해가 더 커졌을 것이라는 게 소비자들의 전언이다. 본지에 제보한 조모(37)씨는 한국소비자원 시정권고조치보도가 나오기 직전 경기도 지역에 위치한 LG전자 대리점을 찾아갔을 때 대리점이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지적한다. 조 씨는 건조기를 사기 위해 알아보던 중 직원에게 문의했지만 제품의 상황이나 소비자원 조정 및 신제품 출시 등에 대해서는 일체 듣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조 씨는 “들은 바가 있지만 LG건조기가 그래도 낫다는 생각에 찾아갔다. 그런데 직원에게 ‘콘덴서 문제가 많다더라’라고 물으니 ‘빨래양과 종류에 따라 콘덴서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단답만 돌아왔다. ‘자동세척 된다더니 안되는 거냐’고 재차 물었는데 ‘그래서 무상 청소, 무상 수리 다 해드리는 거다’라고 하더라. 다소 뻔뻔한 것 같고 소비자를 무시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조 씨는 다른 대리점에서 역시 진솔하거나 소비자의 이용 편의를 생각하는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고객들의 우려와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LG전자 측 방침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개별 대리점까지 전달이 되지는 않은 모양새다. 이 지점에서 드는 의문. LG전자의 자동세척 홍보는 대중이 헛것을 본 걸까? 아니다. 여전히 곳곳에 증거들이 남아 있다. LG측 설명과 다르게 소비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말까지 대대적으로 홍보됐다. 일례로 지난 5월 21일자 기사들만 봐도 ‘LG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은 건조할 때마다 3개의 물살로 콘덴서를 자동으로 세척해준다. 고객들은 건조기가 알아서 콘덴서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해줘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LG전자발 홍보문구가 그대로 실려 있다. 소비자들이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a/s 일정 들쭉날쭉 "다른 제품 서비스까지 미뤄져" 소비자 피해 확산 더욱이 논란의 LG건조기와 관련한 무상분해청소 서비스 및 수리 서비스 일정도 들쭉날쭉이다. 관련 서비스를 신청했다는 소비자들은 온·오프라인 등을 통해 무상 수리와 청소를 신청했는데 “다음주에 받는다”, “다음달에 해준다고 한다”는 등 상황을 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의 경우는 지난 8월 30일 신청했지만 10월 중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힌다. 이는 관할 지역 내 이용자 수와 신청 건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부분.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다른 기기, 당장 고장이 아닌 점검 서비스 신청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LG건조기 사태로 인해 다른 제품 방문 서비스가 늦춰졌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 가운데 박모(36) 씨는 “8월 초 에어컨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점검 및 청소 요청을 했는데 쓰는 데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면 9월에 방문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보통 에어컨을 설치하는 시점에 A/S가 느려졌던 일이 많아 이유를 물으니 건조기 청소와 수리 때문이라더라. LG전자가 판매하는 제품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이런 식이라면 사용자들 피해가 적지는 않을 것”고 토로했다. LG전자는 건조기와 관련해 “기존에 판매한 제품이 하자나 결함은 아니지만 고객들의 우려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원 시정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면서 기존 부족했던 자동세척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고객이 콘덴서를 추가로 세척할 수 있는 코스들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LG전자 측의 갖은 조치에도 문제가 된 LG건조기를 리콜하거나 환불해주는 게 LG라는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 대한 도리라고 말한다.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제품을 구매한 이들을 외면하고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LG전자는 제품 개발과 사후 대응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체점검이 필요해보인다.

LG건조기 구매자 불만 이유는? 팔면 그만, 대리점부터 본사까지 'A/S가 없다'

LG건조기, 무상 청소·수리면 그만? 소비자 '리콜·환불' 분통

대리점 관리 소홀 지적, 건조기 A/S탓 타 제품 서비스 지연 현상까지

문다영 기자 승인 2019.09.04 11:19 | 최종 수정 2139.05.10 00:00 의견 120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LG건조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한국소비자원이 먼지 축적 및 악취 논란이 일어난 LG건조기와 관련해 시정권고조치를 내리면서 LG전자는 부품교체와 무상수리를 약속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이 리콜이나 환불 조치까지는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LG전자 측이 2일, 문제가 있었던 건조기를 단종시키고 신모델을 생산한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한국소비자원은 LG전자 건조기 악취논란에 대해 위해성이 입증되지 않았고, 건조성능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리콜·환불’ 조치는 내리지 않았다. 2일부터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전량(8~16kg 모델 4종, 약 145만대)을 무상 수리하겠다고 밝힌 LG전자는 같은 날 신모델 생산을 밝혔다. 문제가 된 모델은 단종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LG전자 측은 전자신문을 통해 “건조를 마친 후에는 필터를 관리하고 필터 잔류 먼지를 청소하는 게 중요하다”며 소비자 책임이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고 “기존에 판매한 제품이 하자나 결함은 아니지만 고객들의 우려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원 시정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말로 제품 자체의 문제는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소비자들은 제품 출시 후 콘덴서 자동세척 광고에 대해 지적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해당 광고에 허위나 과장이 있었는지 위법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모델 출시 보도 직후 소비자들은 “산지 두달만에 단종되고 공장 들어가서 부품교체로 중고되고 내가 비싼 돈내고 마루타하려고 건조기 샀나. 믿고 산 LG에 제대로 발등 찍혔다” “하자나 결함이 아니면 왜 단종 시키나? 문제 없다고 했다면 밀고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2019 신상품이라고 사서 4개월 만에 단종이라니. 결함을 인정하고 환불하라”는 등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LG건조기
사진=LG건조기

■ "제대로 발등찍혔다"는 소비자들, 대리점 "안일한 대응" 불만도 

LG건조기 논란은 이뿐만 아니다. 무상보증, 무상수리를 내세운 LG전자 측의 안일한 태도 및 다른 제품 서비스에까지 해악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LG건조기로 시작된 문제점들에 대해 현 상황을 짚어본다.

문제의 시작은 LG전자가 주요 기능으로 내세운 건조기 내 ‘콘덴서 자동세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먼지가 쌓이고, 내부에 축적된 응축수(세척수)로 곰팡이와 악취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지난해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먼저 문제제기가 시작됐다. “자동세척이 잘 되고 있는지 의구심 들었다”는 사용자들이 우르르 등장하고 관련 커뮤니티가 온라인상에 생성되기까지 하자 LG전자는 10년 무상보증과 무상분해청소 서비스를 시작했다. 7월 초 각종 커뮤니티는 들썩였다. 맘카페, 쇼핑·전자제품 관련 커뮤니티에는 “의미없다. 매달 A/S접수해서 청소해달라 해야 하나” “근본적 문제해결 없는 무상청소인 것 같아 아쉽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LG전자 측은 당당하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제품 자체에 문제는 없고 꾸준한 관리가 필수라는 일관된 답변 뿐이다. 대리점도 마찬가지라 소비자 피해가 더 커졌을 것이라는 게 소비자들의 전언이다. 본지에 제보한 조모(37)씨는 한국소비자원 시정권고조치보도가 나오기 직전 경기도 지역에 위치한 LG전자 대리점을 찾아갔을 때 대리점이 안일하게 대응했다고 지적한다. 조 씨는 건조기를 사기 위해 알아보던 중 직원에게 문의했지만 제품의 상황이나 소비자원 조정 및 신제품 출시 등에 대해서는 일체 듣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조 씨는 “들은 바가 있지만 LG건조기가 그래도 낫다는 생각에 찾아갔다. 그런데 직원에게 ‘콘덴서 문제가 많다더라’라고 물으니 ‘빨래양과 종류에 따라 콘덴서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는 단답만 돌아왔다. ‘자동세척 된다더니 안되는 거냐’고 재차 물었는데 ‘그래서 무상 청소, 무상 수리 다 해드리는 거다’라고 하더라. 다소 뻔뻔한 것 같고 소비자를 무시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조 씨는 다른 대리점에서 역시 진솔하거나 소비자의 이용 편의를 생각하는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고객들의 우려와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LG전자 측 방침이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개별 대리점까지 전달이 되지는 않은 모양새다.

이 지점에서 드는 의문. LG전자의 자동세척 홍보는 대중이 헛것을 본 걸까? 아니다. 여전히 곳곳에 증거들이 남아 있다. LG측 설명과 다르게 소비자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말까지 대대적으로 홍보됐다. 일례로 지난 5월 21일자 기사들만 봐도 ‘LG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시스템은 건조할 때마다 3개의 물살로 콘덴서를 자동으로 세척해준다. 고객들은 건조기가 알아서 콘덴서의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해줘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LG전자발 홍보문구가 그대로 실려 있다. 소비자들이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a/s 일정 들쭉날쭉 "다른 제품 서비스까지 미뤄져" 소비자 피해 확산

더욱이 논란의 LG건조기와 관련한 무상분해청소 서비스 및 수리 서비스 일정도 들쭉날쭉이다. 관련 서비스를 신청했다는 소비자들은 온·오프라인 등을 통해 무상 수리와 청소를 신청했는데 “다음주에 받는다”, “다음달에 해준다고 한다”는 등 상황을 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의 경우는 지난 8월 30일 신청했지만 10월 중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힌다. 이는 관할 지역 내 이용자 수와 신청 건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부분. 하지만 문제는 또 있다. 다른 기기, 당장 고장이 아닌 점검 서비스 신청에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LG건조기 사태로 인해 다른 제품 방문 서비스가 늦춰졌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 가운데 박모(36) 씨는 “8월 초 에어컨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점검 및 청소 요청을 했는데 쓰는 데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면 9월에 방문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 보통 에어컨을 설치하는 시점에 A/S가 느려졌던 일이 많아 이유를 물으니 건조기 청소와 수리 때문이라더라. LG전자가 판매하는 제품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이런 식이라면 사용자들 피해가 적지는 않을 것”고 토로했다.

LG전자는 건조기와 관련해 “기존에 판매한 제품이 하자나 결함은 아니지만 고객들의 우려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비자원 시정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면서 기존 부족했던 자동세척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고객이 콘덴서를 추가로 세척할 수 있는 코스들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LG전자 측의 갖은 조치에도 문제가 된 LG건조기를 리콜하거나 환불해주는 게 LG라는 브랜드를 믿고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 대한 도리라고 말한다. 적지 않은 돈을 내고 제품을 구매한 이들을 외면하고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LG전자는 제품 개발과 사후 대응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체점검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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