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Fit)’ 전시포스터 (자료=공간사일삼)


전시 자체를 하나의 시스템이자, 알고리즘으로 혹은 단순히 매체적 단위로 바라보는 태도를 제안한다. 특히 경험의 차원에서 인간의 사고를 벗어난 탈인간적 주체, 나아가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나 원자의 단위까지 시점의 범위를 확장하여 전시 형식을 재조립해 본다.

공간사일삼에서 지난 4일부터 열리고 있는 공간 사일삼의 ‘맞(Fit)’은 각각의 작품에 내재한 알고리즘을 기준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전시 환경을 구성한다.

전시 ‘맞’에 참여하는 김승환, 이미정, 한지형의 작업은 인간을 벗어난 제3의 어떤 시점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크게 ‘동물의 시점’, ‘사물의 시점’, ‘데이터의 시점’과 맞닿은 영역으로 분류해보고, 각 작품이 담고 있는 알고리즘을 전시공간을 구성하는 방법론으로 확장한다.

특히 탈인간적 주체로서 동물, 사물, 데이터라는 가상의 시점을 가시화하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 이는 그동안의 휴먼 스케일에 맞춰진 오래된 전시의 형식을 재조립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고안하는 일이며, 관객이 동적인 전시 시스템에 탑승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전시장에 몸을 맞춰가며 천장을 올려다 보기도 하고 허리를 숙이거나 경사면과 눈높이의 각도를 조율하며 작품의 시점을 따라서 여러 차원을 활강하는 저마다의 경험을 만들어 보길 바란다. 전시는 12월 3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