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현 개인전 ‘흐트러진 장소’ 전시전경(사진=갤러리밈) 기존 전시에서 집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전통적으로 장소에 대해 정의해온 물리적으로 고정된 땅 또는 건축물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전시에서 권혜현 작가는 그보다 더 나아가 비(非)장소(Non-Places)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는 장소에 대한 관념을 크게 확장 시키며 만들어낸 새로운 개념으로, 개개인의 경험이 축적되는 장소를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전통적 공간이 아닌 텍스트나 이미지 같은 비물리적 매개체에 중심을 두는 것으로 장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갤러리밈에서 권혜현 작가의 개인전 ‘흐트러진 장소’가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 공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평면 작품 위에 살짝 볼록하게 올라와 있는 입체적인 점들이다. 전시장에 설치된 모든 작품에서 이 볼록한 점을 볼 수 있는데 각 점 마다 하나의 인간 또는 군상, 이동, 집 등 공통되면서도 다른 위치를 표시 하고 있다. 권혜현_Map Projection_페이퍼클레이_1250도소성_570×570×5 (mm)_2020(사진=갤러리밈) ‘Map Projection’ 시리즈에서 보이는 지도 속 점들은 고정된 어떠한 위치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 복합적이고 유동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개개인과 정체성을 상징한다. 익숙한 지도 모양을 비틀어 보여줌으로써 보는 주체에게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여 어디로든 이동 할 수 있는 이 점들은 기존의 장소의 개념을 불확정적 장소로 변화 시키고 장소라는 것이 완결 되지 않은 어떠한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권혜현_Non Places_종이에 흑연,아크릴,페인트_가변설치_2020(사진=갤러리밈) 마치 비행기의 이착륙을 표시한 블루스크린을 보는 것 같은 ‘Non-Places’는 이동과 이동이 교차하며 만들어 낸 익명성과 일회성의 기록들이 만들어낸 기호를 작품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점들 또한 장소를 가리키는데 텍스트와 암묵적으로 합의된 정렬들이 만들어내는 조형요소들이 장소성을 상징한다. 배경이 되는 푸른 아크릴을 입힌 종이는 한번 보고 버려지는 팜플렛을 수집하여 작품화 한 것으로 전통적 장소에 반하는 비목적성과 우연성, 일회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 권혜현_Moon_페이퍼클레이_1250도소성_가변설치_2020(사진=갤러리밈) ‘Moon’은 점으로 가상의 지형도를 표현한 시리즈 작품이다. 작품 중에는 실존하는 지형과 작가가 상상해 낸 지형들이 무작위로 섞여 있다. 점들이 만들어내는 달의 질감과 동그란 형태를 채운 노란 색감은 보편적인 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함과 동시에 동화적이고 비실존적인 달의 모습을 형상화 하면서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아예 허물어 버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실존하는 지도 또한 편이를 위해 기호화 했을 뿐 실제 그 장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변화를 담아 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비 실존으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권혜현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비(非)장소(Non-Places)의 확장된 개념과 개개인의 정체성, 기호와 도상, 익명과 우연, 비실존 등은 전통적인 개념이 모두 재정의 되어 버리고 있는 뉴노멀(New Nomal)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생각 할 거리를 던져 준다.

갤러리밈, 점으로 표현된 공간의 뉴노멀...권혜현 ‘흐트러진 장소’

장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제안하는 전시

이동현 기자 승인 2020.12.16 15:09 의견 0
권혜현 개인전 ‘흐트러진 장소’ 전시전경(사진=갤러리밈)


기존 전시에서 집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전통적으로 장소에 대해 정의해온 물리적으로 고정된 땅 또는 건축물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전시에서 권혜현 작가는 그보다 더 나아가 비(非)장소(Non-Places)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는 장소에 대한 관념을 크게 확장 시키며 만들어낸 새로운 개념으로, 개개인의 경험이 축적되는 장소를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전통적 공간이 아닌 텍스트나 이미지 같은 비물리적 매개체에 중심을 두는 것으로 장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갤러리밈에서 권혜현 작가의 개인전 ‘흐트러진 장소’가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 공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평면 작품 위에 살짝 볼록하게 올라와 있는 입체적인 점들이다. 전시장에 설치된 모든 작품에서 이 볼록한 점을 볼 수 있는데 각 점 마다 하나의 인간 또는 군상, 이동, 집 등 공통되면서도 다른 위치를 표시 하고 있다.

권혜현_Map Projection_페이퍼클레이_1250도소성_570×570×5 (mm)_2020(사진=갤러리밈)


‘Map Projection’ 시리즈에서 보이는 지도 속 점들은 고정된 어떠한 위치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 복합적이고 유동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개개인과 정체성을 상징한다.

익숙한 지도 모양을 비틀어 보여줌으로써 보는 주체에게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여 어디로든 이동 할 수 있는 이 점들은 기존의 장소의 개념을 불확정적 장소로 변화 시키고 장소라는 것이 완결 되지 않은 어떠한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권혜현_Non Places_종이에 흑연,아크릴,페인트_가변설치_2020(사진=갤러리밈)


마치 비행기의 이착륙을 표시한 블루스크린을 보는 것 같은 ‘Non-Places’는 이동과 이동이 교차하며 만들어 낸 익명성과 일회성의 기록들이 만들어낸 기호를 작품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점들 또한 장소를 가리키는데 텍스트와 암묵적으로 합의된 정렬들이 만들어내는 조형요소들이 장소성을 상징한다.

배경이 되는 푸른 아크릴을 입힌 종이는 한번 보고 버려지는 팜플렛을 수집하여 작품화 한 것으로 전통적 장소에 반하는 비목적성과 우연성, 일회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

권혜현_Moon_페이퍼클레이_1250도소성_가변설치_2020(사진=갤러리밈)


‘Moon’은 점으로 가상의 지형도를 표현한 시리즈 작품이다. 작품 중에는 실존하는 지형과 작가가 상상해 낸 지형들이 무작위로 섞여 있다.

점들이 만들어내는 달의 질감과 동그란 형태를 채운 노란 색감은 보편적인 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함과 동시에 동화적이고 비실존적인 달의 모습을 형상화 하면서 실제와 가상의 경계를 아예 허물어 버린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실존하는 지도 또한 편이를 위해 기호화 했을 뿐 실제 그 장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변화를 담아 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비 실존으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권혜현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비(非)장소(Non-Places)의 확장된 개념과 개개인의 정체성, 기호와 도상, 익명과 우연, 비실존 등은 전통적인 개념이 모두 재정의 되어 버리고 있는 뉴노멀(New Nomal)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생각 할 거리를 던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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