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구석 연구소)
게임업계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혜택을 받았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자 게임 이용자와 이용시간이 늘었다. 게임업계는 호황을 즐기면서 동시에 새로운 성장 모티브를 찾았다. 게임이 아닌 다른 분야와 협업(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고, MBTI(심리유형 검사) 같은 미니 게임부터 블록버스터 게임까지 다양한 신작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도 이용자들과의 소통 채널을 확대했다. 뷰어스는 신축년 새해를 관통할 게임업계 키워드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기획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너 MBTI가 뭐야?”
지난해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서로에게 건넸던 질문 중 하나다. 코로나19로 온라인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문화들이 펼쳐졌다. 그 중 ‘MBTI 찾기’는 단연코 가장 히트했던 문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MBTI를 포함해 ‘나’를 또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레이블링 게임(Labeling Game)’이 유행하기도 했다. 레이블링 게임은 자기 정체성을 찾는 게임을 말한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딱지(레이블)를 붙인다는 의미다.
레이블링 게임이 큰 인기를 끈 것은 실내에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 메리트가 됐다. 이용자는 SNS나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링크를 통하기만 하면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 금방 결과를 볼 수 있다.
이런 문화와 게임은 코로나19 펜데믹과 관련이 있다. 외부활동이 제한되자 우울감을 표출하는 사람들이 급증했고,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코로나 블루를 넘어 우울 등의 감정이 분노로 폭발하는 ‘코로나 레드’까지 등장했다.
사회적 불안함은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레이블링 게임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 불안감 떨치고 자기 정체성 확인하기, 게임 안으로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을 게임에 반영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게임의 긍정적인 효과이기도 하다.
참여형 콘텐츠 플랫폼인 ‘방구석 연구소’에서 진행한 ‘첫인상 테스트’가 대표적이다. 유형에 따른 첫인상과 성격을 파악하고 어울리는 향수를 이용자에게 추천하는 방식이다.
이 테스트는 오픈 이후 70만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했으며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CU편의점과 협업해 ‘2021 먹잘알(먹는 것을 잘 아는 사람) 능력고사’를 선보였다.
넥슨도 자사 게임인 '크레이지아케이드(이하 크아)'에서 이벤트 형식으로 정체성 찾기를 반영했다. 지난해 7월 신규 캐릭터 출시 기념으로 '난 누구? 넌 누구?' 심리테스트를 오픈해 이용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용자는 이 테스트를 통해 나와 잘 맞는 크아 캐릭터를 확인했다.
게임 이용자의 첫인상 테스트, 심리테스트 데이터는 새로운 게임 개발에 반영될 수 있다. 이용자 정체성에 맞는 맞춤형 게임이 등장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한편, 지난해 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21’도 올해 트렌드 중 하나로 레이블링 게임을 꼽았다. 더 나아가 레이블링 게임을 통해 찾은 정체성이 소비 행태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자 중 한 명인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과거에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자기정체성에 맞는 브랜드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이런 브랜드를 구매하는 걸 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역의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