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길을 좋아했지’ 전시포스터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6기 입주작가 8인의 신작이 공개된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는 오는 18일부터 ‘비탈길을 좋아했지’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오는 4월까지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에 입주한 작가 8명(강인수, 김건일, 박혜수, 범진용, 장은의, 장재민, 전가빈, 조가연)의 전시로 독립기획자 이은주를 초대해 기획한 전시다. 전시의 제목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중 “프란츠 카프카는 비탈길을 좋아했지”라는 챕터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원로 화가의 작업실에서 발견한 그림 속 인물이 실체화되어 나타남으로써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면서, 예술작품은 단지 물리적인 세계의 반사체가 아니라 그 자체로 현실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에 착안하여 전시에서는 예술가가 위치한 자리를 ‘비탈길’로 상정하고, 사회적 통념이 현실이라고 지시하는 것과는 다른 세계를 실체화하는 예술 작업의 의미를 조명한다. 비탈길은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작업실이 위치한 광덕리 174번지의 오르막길을 의미하기도 한다. 강인수, 약간 거슬리는, 2020, 캔버스에 아크릴, 130.3×193.9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김건일, 스치는 기억, 2020, 종이에 파스텔, 91×585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강인수는 주변 풍경에서 문득 느낀 생경함을 강조하면서 그 불편한 낯설음의 정체를 추적 하듯 그려나가고 김건일은 섬망적이고 유동적인 기억의 생태를 바탕으로 숲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범진용, 까마귀꽃밭, 2020, 캔버스에 유채, 130×163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장재민, 저수지 상류, 2020, 캔버스에 유채, 312×235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조가연, 인왕, 2019, 캔버스에 유채, 100×100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범진용은 잡풀들의 뒤엉킴을 강약의 에너지가 교차되는 붓질로 전이시켜 회화적 생명력이 넘치는 또 하나의 자연을 창조하며, 장재민은 대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식이 뒤섞인 불명료한 상태를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감각적으로 포착한다. 그리고 조가연은 움직임과 감정이 개입되어 흡사 생명체처럼 느껴지는 동적인 산수 풍경을 그려낸다. 장은의, 두 개의 원 38 (여름 사과와 파란 종지), 2019, 캔버스에 유채, 33×45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풍경을 기조로 하는 앞의 작가들과 달리 장은의는 일상적인 정물들을 촬영하여 다시 그리는 방식을 통해 순도 높은 이상적 균형의 결정체를 시각화한다. 그런가 하면 박혜수와 전가빈은 보다 사회적인 영역으로 시선을 넓힌다. 박혜수, 누군가와 아무나를 위한 자리, 2020, 철의자, 가변종이의자, 텍스트, 폴라로이드사진, 가변크기 (사진=교보아트스페이스) 전가빈, 정직이라는 진정성, 2017, 시멘트, 철근, 신주, 70x400x50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박혜수는 사회와 집단이 지닌 보편적인 기준에 물음을 던지며 개인 간의 새로운 관계의 거리를 제안하고, 전가빈은 미디어에 의해 맹목적으로 추종되는 집단적 가치들을 우상으로 설정하여 시멘트 구조물로 그 위태로움을 주지시킨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회화, 조각, 설치 등 각자의 방식으로 ‘비탈길’에서 작업한 2년간의 결과물들을 선보인다. 대형 신작들이 다수 공개될 예정이며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도입부에서는 이들 작업의 원천이 되는 출처나 노트, 드로잉 등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4월 25일까지.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입주작가 8인 ‘비탈길을 좋아했지’ 결과보고전 개최

참여작가, 강인수 김건일 박혜수 범진용 장은의 장재민 전가빈 조가연
회화, 조각, 영상, 사진, 설치 작품 선보여

이동현 기자 승인 2021.02.15 14:23 | 최종 수정 2021.02.15 14:24 의견 0
‘비탈길을 좋아했지’ 전시포스터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6기 입주작가 8인의 신작이 공개된다.

아트센터 화이트블럭는 오는 18일부터 ‘비탈길을 좋아했지’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오는 4월까지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에 입주한 작가 8명(강인수, 김건일, 박혜수, 범진용, 장은의, 장재민, 전가빈, 조가연)의 전시로 독립기획자 이은주를 초대해 기획한 전시다.

전시의 제목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중 “프란츠 카프카는 비탈길을 좋아했지”라는 챕터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원로 화가의 작업실에서 발견한 그림 속 인물이 실체화되어 나타남으로써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면서, 예술작품은 단지 물리적인 세계의 반사체가 아니라 그 자체로 현실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에 착안하여 전시에서는 예술가가 위치한 자리를 ‘비탈길’로 상정하고, 사회적 통념이 현실이라고 지시하는 것과는 다른 세계를 실체화하는 예술 작업의 의미를 조명한다. 비탈길은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작업실이 위치한 광덕리 174번지의 오르막길을 의미하기도 한다.

강인수, 약간 거슬리는, 2020, 캔버스에 아크릴, 130.3×193.9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김건일, 스치는 기억, 2020, 종이에 파스텔, 91×585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강인수는 주변 풍경에서 문득 느낀 생경함을 강조하면서 그 불편한 낯설음의 정체를 추적 하듯 그려나가고 김건일은 섬망적이고 유동적인 기억의 생태를 바탕으로 숲의 이미지를 구현한다.

범진용, 까마귀꽃밭, 2020, 캔버스에 유채, 130×163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장재민, 저수지 상류, 2020, 캔버스에 유채, 312×235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조가연, 인왕, 2019, 캔버스에 유채, 100×100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범진용은 잡풀들의 뒤엉킴을 강약의 에너지가 교차되는 붓질로 전이시켜 회화적 생명력이 넘치는 또 하나의 자연을 창조하며, 장재민은 대상과 그것을 바라보는 인식이 뒤섞인 불명료한 상태를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아 감각적으로 포착한다. 그리고 조가연은 움직임과 감정이 개입되어 흡사 생명체처럼 느껴지는 동적인 산수 풍경을 그려낸다.

장은의, 두 개의 원 38 (여름 사과와 파란 종지), 2019, 캔버스에 유채, 33×45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풍경을 기조로 하는 앞의 작가들과 달리 장은의는 일상적인 정물들을 촬영하여 다시 그리는 방식을 통해 순도 높은 이상적 균형의 결정체를 시각화한다. 그런가 하면 박혜수와 전가빈은 보다 사회적인 영역으로 시선을 넓힌다.

박혜수, 누군가와 아무나를 위한 자리, 2020, 철의자, 가변종이의자, 텍스트, 폴라로이드사진, 가변크기 (사진=교보아트스페이스)

전가빈, 정직이라는 진정성, 2017, 시멘트, 철근, 신주, 70x400x50cm (사진=아트센터 화이트블럭)


박혜수는 사회와 집단이 지닌 보편적인 기준에 물음을 던지며 개인 간의 새로운 관계의 거리를 제안하고, 전가빈은 미디어에 의해 맹목적으로 추종되는 집단적 가치들을 우상으로 설정하여 시멘트 구조물로 그 위태로움을 주지시킨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회화, 조각, 설치 등 각자의 방식으로 ‘비탈길’에서 작업한 2년간의 결과물들을 선보인다. 대형 신작들이 다수 공개될 예정이며 무엇보다 이번 전시의 도입부에서는 이들 작업의 원천이 되는 출처나 노트, 드로잉 등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4월 25일까지.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