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류를 믿지 않는다. 인간 복제 기술력이 있는데 이성적으로 기술력을 자제할 수 있을까? ‘서복’을 준비하면서 관련된 낳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어디에선가 분명히 줄기세포를 통한 인간복제를 시도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서복’은 그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전제하에 만든 영화다” 그렇다. 영화 ‘서복’은 분명 복제인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영화가 “SF영화 일 것”이라는 장르적 가르마타기가 이상하지도 않을 일이다. 하지만 메가폰을 잡은 이용주 감독은 굳이 “공유와 박보검의 브로맨스 영화”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베일을 벗기 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서복' 이용주 감독 (사진=CJ ENM) ■ 해보지 않았던 작업 “난이도 엄청났던 작품” ‘서복’은 죽음을 앞둔 정보국 요원 민기헌(공유)이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이동하는 작전을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뚜껑을 연 ‘서복’은 “SF영화 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보자니 다소 실망스러울지언정 “브로맨스 영화”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나는 작가로서 두 사람이 서로의 구원이라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민기헌과 서복이 서로의 구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영화를 보면 오해가 덜 할 것 같다. 제일 좋은 것은 공유와 박보검 영화로 생각하는 것” 영화 ‘서복’을 쓰고, 찍으면서 이용주 감독은 ‘초월적인 존재로서의 서복보다는 자연스럽게 믿음이 생기는 존재로서의 서복, 민기헌의 구원이 되어 줄 것만 같은 존재로서의 서복을 그리려고 했다. 영화 속 서복이 어쩐지 종교와 닮아 있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를 일이다. “극중에서 ‘방주라고 해둘까요?’라는 대사가 있다. 서복과 기헌이 서로를 구원이라고 믿는 것, 어찌보면 그런 부분이 종교적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품을 쓰면서 일부러 싱크로하지는 않았다” 감독이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극중 서복은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를 테면 물을 가르고 걷는다거나, 하늘을 나는 새를 조종한다든지, 날아오는 총알을 막아내는 등의 전지적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부분이 이 작품을 SF장르물로 오해받을 만한 지점이다. “서복은 어찌보면 저주받은 존자다.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라서 익숙한 인간관계를 부정하는 지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민기헌에게 ‘씨’라고 부르는 부분들이다. 나이차를 인정하지 않는, 그저 하나의 인격으로 대하는 태도 등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다. 그런 것들을 조합적으로 인간적인 초월자를 설정하면서 알 듯 모를 듯 파악하기 힘든 사람을 기헌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싶었다” 서복이라는 인물의 복합성을 이야기 하기 위해 이용주 감독은 그간 해보지 않았던 작업들을 해내야 했다. ‘건축학개론’ 등에서는 다뤄보지 않은 CG나 액션, 특수효과 등이 그것이다. 때문에 이용주 감독은 그 어떤 때보다 힘든 작업을 해야 했다. “나 개인적으로는 난이도가 엄청났던 작품이다. 액션이나 몹, 특수효과, CG가 다 들어가 있는 작품인데 나는 그런 작업을 해본 적이 많지 않다. 그래서 촬영감독, CG슈퍼바이저, 조감독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작품을 위해 모인 전문가들이 다 만들어주고 나는 거기에 합류만 한 것 같다” 어려운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찰떡 팀워크로 극복해낸 것에 큰 가치를 담은 이용주 감독은 그래서 마지막 장면 촬영을 애정한다. 조선소에서의 촬영은 극중 엔딩에 가까운 신이었지만 촬영 장소 여건 문제로 크랭크인 초반에 촬영이 이루어져야 했다. “초반에 찍은 뒷부분 촬영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통영에서 한 달 동안 촬영했는데 평생 기억에 남을 기억이다. 내 영화에서 이렇게 큰 세트도 없었을뿐더러 한 달 동안 ‘서복’ 영화의 핵심을 찍는 기간이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고, 성취감도 컸다. 전작도 그랬지만 내가 배우와 스태프 복이 좀 있는 것 같다” '서복' 스틸컷 '서복' 이용주 감독 (사진=CJ ENM) ■ 공유에게 감복하고 박보검에게 감탄 “공유는 시나리오 선택할 때도 굉장히 고민 많이 하는 배우다. 작가가 작품을 왜 이렇게 썼는지 끊임없이 물어보는, 굉장히 학구적인 배우다. ‘서복’ 출연 결정을 한 공유는 ‘82년생 김지영’ 촬영 후 엄청난 다이어트를 했다. 내가 ‘82년생 김지영’ 촬영 현장 가서 공유를 보고, 영화 끝난 후 ‘서복’ 때문에 다시 만났을 때 깜짝 놀랐었다. 공유가 영화 끝날 때까지 스태프들과 같이 식사도 못하고 혼자서 닭가슴살 먹고 하는 것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 많이 했다. 굉장히 예민할 수 있는데도 현장 스케줄도 잘 배려해준다. 굉장한 톤앤 매너를 지닌 배우” 이토록 배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이용주 감독은 ‘서복’의 두 주인공 공유와 박보검에 대한 관찰도 끊임없이 했다. “공유는 어떤 장면을 찍을 때 테이크가 반복 될수록 좋아진다. 그런 반면 박보검은 첫 번째 테이크와 두 번째 테이크가, 완성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이 다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놀라운 테이크를 만들어 낸다. 분석을 뛰어넘는 본능적인 연기자의 촉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특히 눈빛 같은 경우 어느 순간 ‘컷’ 하고 나서 촬영 감독이 와서 ‘방금 봤어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 촬영분을 보면서 감동할 때가 여러번 있었다. 그런 면에서 동물적인 집중력이 대단하다” 이용주 감독이 ‘서복’을 기획하면서 서복 역에 박보검 말고는 대안이 없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박보검이 캐스팅을 거절했을 경우 ‘그 다음’이 없었을 만큼, 박보검이 거절하면 차라리 신인에게 배역이 가는 게 나았을 정도로 서복과 박보검은 하나였다. “박보검이 기존에 보였던 이미지는 러블리하고 소년 같은 느낌이다. 서복은 그와 함께 다른 느낌도 있다. 그걸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나와 박보검의 합의였다. 그 부분에서 박보검은 큰 의지를 보였다. 처음에는 잘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 있었는데 테스트 촬영 때 의상 입어보고, 라이팅 해보면서 느껴지더라. 박보검은 눈에서 조금 힘을 빼면 소년이고 러블리한테 살짝만 힘을 줘도 에너지가 느껴지는 배우다” 이용주 감독이 공유와 박보검을 이토록 아끼는데는 두 사람이 ‘서복’을 이끌어가는 주축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탓이다. 앞서 말한대로 ‘서복’은 SF장르가 아니다. ‘서복’은 브론맨스가 돋보이는 로드무비인 이유다. 공유와 박보검의 케미에서 메시지를 얻을 수 있는 영화 ‘서복’은 오늘(15일) 극장 개봉했다. 티빙에서는 오후 9시 공개된다.

[마주보기] ‘서복’ 이용주 감독 “어디선가 인간복제 이뤄지고 있을 것”

박진희 기자 승인 2021.04.15 16:49 의견 0

“나는 인류를 믿지 않는다. 인간 복제 기술력이 있는데 이성적으로 기술력을 자제할 수 있을까? ‘서복’을 준비하면서 관련된 낳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 어디에선가 분명히 줄기세포를 통한 인간복제를 시도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서복’은 그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났다는 전제하에 만든 영화다”

그렇다. 영화 ‘서복’은 분명 복제인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영화가 “SF영화 일 것”이라는 장르적 가르마타기가 이상하지도 않을 일이다. 하지만 메가폰을 잡은 이용주 감독은 굳이 “공유와 박보검의 브로맨스 영화”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영화가 베일을 벗기 전까지는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서복' 이용주 감독 (사진=CJ ENM)


■ 해보지 않았던 작업 “난이도 엄청났던 작품”

‘서복’은 죽음을 앞둔 정보국 요원 민기헌(공유)이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이동하는 작전을 수행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뚜껑을 연 ‘서복’은 “SF영화 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보자니 다소 실망스러울지언정 “브로맨스 영화”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나는 작가로서 두 사람이 서로의 구원이라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민기헌과 서복이 서로의 구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영화를 보면 오해가 덜 할 것 같다. 제일 좋은 것은 공유와 박보검 영화로 생각하는 것”

영화 ‘서복’을 쓰고, 찍으면서 이용주 감독은 ‘초월적인 존재로서의 서복보다는 자연스럽게 믿음이 생기는 존재로서의 서복, 민기헌의 구원이 되어 줄 것만 같은 존재로서의 서복을 그리려고 했다. 영화 속 서복이 어쩐지 종교와 닮아 있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를 일이다.

“극중에서 ‘방주라고 해둘까요?’라는 대사가 있다. 서복과 기헌이 서로를 구원이라고 믿는 것, 어찌보면 그런 부분이 종교적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품을 쓰면서 일부러 싱크로하지는 않았다”

감독이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극중 서복은 인간을 초월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이를 테면 물을 가르고 걷는다거나, 하늘을 나는 새를 조종한다든지, 날아오는 총알을 막아내는 등의 전지적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부분이 이 작품을 SF장르물로 오해받을 만한 지점이다.

“서복은 어찌보면 저주받은 존자다.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라서 익숙한 인간관계를 부정하는 지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민기헌에게 ‘씨’라고 부르는 부분들이다. 나이차를 인정하지 않는, 그저 하나의 인격으로 대하는 태도 등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했다. 그런 것들을 조합적으로 인간적인 초월자를 설정하면서 알 듯 모를 듯 파악하기 힘든 사람을 기헌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고 싶었다”

서복이라는 인물의 복합성을 이야기 하기 위해 이용주 감독은 그간 해보지 않았던 작업들을 해내야 했다. ‘건축학개론’ 등에서는 다뤄보지 않은 CG나 액션, 특수효과 등이 그것이다. 때문에 이용주 감독은 그 어떤 때보다 힘든 작업을 해야 했다.

“나 개인적으로는 난이도가 엄청났던 작품이다. 액션이나 몹, 특수효과, CG가 다 들어가 있는 작품인데 나는 그런 작업을 해본 적이 많지 않다. 그래서 촬영감독, CG슈퍼바이저, 조감독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작품을 위해 모인 전문가들이 다 만들어주고 나는 거기에 합류만 한 것 같다”

어려운 작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찰떡 팀워크로 극복해낸 것에 큰 가치를 담은 이용주 감독은 그래서 마지막 장면 촬영을 애정한다. 조선소에서의 촬영은 극중 엔딩에 가까운 신이었지만 촬영 장소 여건 문제로 크랭크인 초반에 촬영이 이루어져야 했다.

“초반에 찍은 뒷부분 촬영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통영에서 한 달 동안 촬영했는데 평생 기억에 남을 기억이다. 내 영화에서 이렇게 큰 세트도 없었을뿐더러 한 달 동안 ‘서복’ 영화의 핵심을 찍는 기간이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고, 성취감도 컸다. 전작도 그랬지만 내가 배우와 스태프 복이 좀 있는 것 같다”

'서복' 스틸컷 '서복' 이용주 감독 (사진=CJ ENM)


■ 공유에게 감복하고 박보검에게 감탄

“공유는 시나리오 선택할 때도 굉장히 고민 많이 하는 배우다. 작가가 작품을 왜 이렇게 썼는지 끊임없이 물어보는, 굉장히 학구적인 배우다. ‘서복’ 출연 결정을 한 공유는 ‘82년생 김지영’ 촬영 후 엄청난 다이어트를 했다. 내가 ‘82년생 김지영’ 촬영 현장 가서 공유를 보고, 영화 끝난 후 ‘서복’ 때문에 다시 만났을 때 깜짝 놀랐었다. 공유가 영화 끝날 때까지 스태프들과 같이 식사도 못하고 혼자서 닭가슴살 먹고 하는 것 보면서 대단하다는 생각 많이 했다. 굉장히 예민할 수 있는데도 현장 스케줄도 잘 배려해준다. 굉장한 톤앤 매너를 지닌 배우”

이토록 배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이용주 감독은 ‘서복’의 두 주인공 공유와 박보검에 대한 관찰도 끊임없이 했다.

“공유는 어떤 장면을 찍을 때 테이크가 반복 될수록 좋아진다. 그런 반면 박보검은 첫 번째 테이크와 두 번째 테이크가, 완성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이 다르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놀라운 테이크를 만들어 낸다. 분석을 뛰어넘는 본능적인 연기자의 촉 같은 게 있는 것 같다. 특히 눈빛 같은 경우 어느 순간 ‘컷’ 하고 나서 촬영 감독이 와서 ‘방금 봤어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 촬영분을 보면서 감동할 때가 여러번 있었다. 그런 면에서 동물적인 집중력이 대단하다”

이용주 감독이 ‘서복’을 기획하면서 서복 역에 박보검 말고는 대안이 없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박보검이 캐스팅을 거절했을 경우 ‘그 다음’이 없었을 만큼, 박보검이 거절하면 차라리 신인에게 배역이 가는 게 나았을 정도로 서복과 박보검은 하나였다.

“박보검이 기존에 보였던 이미지는 러블리하고 소년 같은 느낌이다. 서복은 그와 함께 다른 느낌도 있다. 그걸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나와 박보검의 합의였다. 그 부분에서 박보검은 큰 의지를 보였다. 처음에는 잘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 있었는데 테스트 촬영 때 의상 입어보고, 라이팅 해보면서 느껴지더라. 박보검은 눈에서 조금 힘을 빼면 소년이고 러블리한테 살짝만 힘을 줘도 에너지가 느껴지는 배우다”

이용주 감독이 공유와 박보검을 이토록 아끼는데는 두 사람이 ‘서복’을 이끌어가는 주축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탓이다.

앞서 말한대로 ‘서복’은 SF장르가 아니다. ‘서복’은 브론맨스가 돋보이는 로드무비인 이유다. 공유와 박보검의 케미에서 메시지를 얻을 수 있는 영화 ‘서복’은 오늘(15일) 극장 개봉했다. 티빙에서는 오후 9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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