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SK텔레콤과 KT가 1분기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사진=뷰어스DB)
탈통신 선언이 유행처럼 번진 통신업계가 1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주력인 통신사업은 물론이고 미디어 사업 등 신사업 성과가 두드러졌다.
11일 SK텔레콤과 KT는 올해 1분기 각각 3888억원과 44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날 SK텔레콤과 KT는 모두 시장 전망치의 10%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다음날 실적 발표가 예정된 LG유플러스 영업이익 전망치는 2400억원 수준이다. 이변이 없는 이상 이동통신 3사의 분기 영업익 합산이 1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는 지난 2017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업계 탈통신 릴레이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2021년 1분기 매출 4조 7805억 원, 영업이익 3888억 원, 순이익 572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4%, 29% 증가한 수준이다. 미디어·보안·커머스 등 뉴 ICT 사업이 성장을 견인했다는 입장이다.
당기순이익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9% 증가했다.
SK텔레콤 1분기 실적(사진=SK텔레콤)
■뉴 ICT가 성장 견인…전년 比 미디어 17.6%, 융합보안 20.3%, 커머스 7%↑
미디어 사업은 IPTV 사업 성장 및 티브로드 합병 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7.6% 증가한 9670억 원, 영업이익은 98.9% 늘어난 754억 원을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SK브로드밴드는 콘텐츠, 채널, 플랫폼으로 이어지는 미디어 사업의 가치 사슬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월 다중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미디어에스’를 설립하고 지난 4월 방송을 개시했다. ‘미디어에스’ 산하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 ‘채널S’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M C&C와의 협업을 통해 전체 프로그램의 70%를 자체제작 독점 콘텐츠로 편성하고 있다.
웨이브도 최근 드라마 ▲미생 ▲도깨비 ▲비밀의 숲 등을 기획한 이찬호 책임프로듀서를 최고 콘텐츠 책임자(CCO)로 영입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융합보안 사업(S&C사업)은 ADT캡스와 SK인포섹 합병법인의 출범을 맞아 기존 보안사업에서 Safety & Care 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0.3% 증가한 3505억원, 9.4% 증가한 278억원을 기록했다.
ADT캡스는 향후 기존 보안 영역에서의 견고한 성장을 바탕으로 홈보안 및 융합보안, 클라우드 보안 등 기술 기반의 사업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다.
11번가와 SK스토아로 이루어진 커머스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한 2037억 원을 기록했다. 커머스 사업부는 비대면 소비 증가로 심화되는 시장 경쟁 속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과 손익 개선을 동시에 달성했다.
11번가는 ‘오늘 주문 내일 도착’ 등 통합물류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국내외 대표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우버의 투자를 받은 티맵모빌리티는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추가적으로 4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1조 4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가 공동 출자해 출범한 ‘우티’는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드라이버들의 매출 증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원스토어는 11분기 연속 거래액 상승 흐름 속에 ‘국가대표 앱마켓’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예스24’와의 콘텐츠 스튜디오 합작법인(JV) 설립을 통해 K-콘텐츠 IP 확보에 나서는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5G 신규 요금제, 교육·렌털 등 구독상품 출시로 다양한 고객 수요 충족
이동통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2조 9807억 원을 기록했다. 상용화 만 2년을 맞은 5G 서비스는 1분기말 기준 가입자 674만 명을 달성하며 시장 리더십을 견고히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분기 5G 신규 요금제를 선보여 라인업을 강화하고, 온라인 전용 요금제 ‘언택트 플랜’도 출시하는 등 5G에 대한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렌털·F&B(Food & Beverage)와 같이 고객의 생활과 밀접한 영역의 구독 서비스를 발굴하고 제휴 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새로운 구독 마케팅플랫폼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적의 구독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통합형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SK텔레콤은 올해 유무선 통신 인프라 고도화를 위해 전년 수준의 투자를 예정하고 있으며, 5G 전국망 조기 구축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인적분할로 주주가치 제고 및 성장 가속화…“상반기 관련 의사결정 마무리”
SK텔레콤은 지난 4월 인적분할 추진 계획 발표 이후 발행주식총수의 10.76%에 달하는 총 2.6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향후 이사회 의결과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연내 인적분할을 완료할 계획이다. 분할을 통해 유무선 통신사업과 뉴 ICT 사업 각각에 최적화된 구조와 틀을 갖추고 미래 성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윤풍영 SKT CFO는 "상반기 중 분할 관련 이사회 의사결정 절차를 마무리하도록 할 것"이라며 "뉴 ICT 자회사들의 성장 속도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294억원, 영업이익 4442억원을 기록했다(사진=KT)
■KT, 디지코 가속·5G 확대로 전년比 영업이익 15.4%↑
KT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294억원, 영업이익 4442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4%, 15.4% 증가한 수준이다.
올 1분기 실적은 당초 증권가에서 전망한 기대치(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KT의 올 1분기 실적 예상치로 6조원의 매출과 3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제시했다. 매출액은 시장 기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영업이익의 경우 약 500억원 가량 웃돌았다. 지난 2017년 2분기 이후 최대 규모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미디어·콘텐츠 등 플랫폼 부문 등 신사업과 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에 따른 무선 사업 등의 활약 덕분이라는 평가다. 특히 신사업의 가파른 성장이 눈길을 끈다.
AI·DX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한 134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금융·게임 등 주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고객사의 수요 증가와 작년 11월 개설한 용산IDC가 관련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기업회선과 기업IT·솔루션 부문은 같은 기간 1.1% 증가한 5497억원을 나타냈다. 비대면 서비스 이용 확대에 따른 데이터 소비 증가 및 디지털 뉴딜 사업 수주가 매출 외형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사업 부문을 모두 포함한 전체 기업간거래(B2B) 사업 매출은 684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 성장했다.
무선 사업은 5G 가입자 확대에 따라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0% 증가해 1조7707억원을 기록했다. KT의 1분기말 기준 5G 가입자는 440만명이다. 전분기에 비해 79만명 가량 늘어난 상태로 가입자당무선수익(ARPU)은 3만2003원으로 전년 대비 0.7% 늘었다.
반면 유선전화 매출은 같은 기간 0.3% 줄어든 3773억원이었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오히려 매출 규모가 6.2% 늘었다. 업무용 유선전화가 꾸준히 늘고 정액형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인터넷TV(IPTV)는 가입자 수 확대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6.8% 증가한 44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초고속인터넷 부문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5032억원으로 집계됐다.
BC카드, 스카이라이프, 에스테이트, 콘텐츠자회사 등 KT 연결 실적에 포함된 그룹사 매출은 지난해 동기대비 12.2% 성장해 1조2686억원을 나타냈다. T커머스 및 온라인 광고 취급고가 늘고, 음원 유통 물량이 확대한 영향이다.
KT는 지난 1월 KT스튜디오지니 설립에 이어 최근에는 KT가 보유한 스토리위즈와 스카이TV의 지분을 KT스튜디오지니에 현물 출자했다. KT그룹사의 성장 중심 포트폴리오가 점구체화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에는 미디어 사업 핵심 솔루션을 공급하는 전문 기술업체 알티미디어를 인수했다. 미디어 플랫폼 관련 핵심기술 역량 강화에 나섰다는 평가다.
금융사업도 활발하다. K뱅크는 제휴 확대·아파트 담보대출 등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며 지난달 말 기준 수신금액 12조원, 고객수 537만명을 돌파했다. 연내 추가적인 지분 투자도 계획 중이다. 또 KT는 지난 4월 자산관리 서비스 앱 뱅크샐러드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발표해 향후 마이데이터 관련 사업에서도 경쟁력 강화가 .
김영진 KT 재무실장(전무)는 "KT는 디지코로의 성공적 전환에 힙입어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수준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그룹 전체적으로 유무선 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고, 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국내 최고 수준의 'ABC' 플랫폼을 필두로 미디어, 금융·커머스, B2B 사업에 집중해 디지털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